"7명만으로 되나"…제5기 방심위원 위촉 논란

정연주 전 KBS 사장 위촉 두고 여야 갈등 심화

방송/통신입력 :2021/07/23 19:01    수정: 2021/07/23 20:49

6개월 정도 공백이 지속되고 있는 제5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완전한 출범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와대가 야당 추천 몫인 2인을 제외하고 논란이 되고 있는 정연주 전 KBS 사장 등 7인을 먼저 위촉해버리면서다. 야당은 청와대가 방심위원 위촉을 철회해야 한다고 반발했고, 여당에서는 반쪽짜리 방심위가 야당 탓이라고 화살을 돌렸다.

23일 방심위는 제5기 방심위원으로 정연주 전 KBS 사장을 포함해 총 7인이 위촉됐다고 밝혔다.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 옥시찬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이광복 전 연합뉴스 논설주간, 정민영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황성욱 전 방심위 상임위원 등이 포함됐다.

방심위원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회의장이 원내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해 추천한 3인, 국회 소관 상임위에서 추천한 3인을 포함해 대통령이 9인을 위촉한다. 정부·여당 몫으로 6인, 야당 몫으로 3인이 추천되는데, 이번엔 야당 몫 3인 중 황성욱 전 방심위 상임위원 빼고 나머지 2인은 위촉되지 않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때문에 방심위에서는 출범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위촉이라는 표현만 썼다. 출범이라고 하기에 시기상조라는 뜻이다. 방심위 관계자는 "아직은 7인 위촉 상태"라며 "7인으로 출범이 될지, 9인으로 될지는 봐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는 법률 검토를 통해 9인이 모두 위촉이 되지 않더라도 방심위 구성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KBS 사장 재직 당시 편향적 운영으로 물의를 빚었던 정연주 전 KBS 사장 위촉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 전 사장이 KBS 사장으로 재임하던 당시 KBS는 북한을 10여 차례 불법적으로 오가면서 "아직도 김일성 주석을 존경한다"고 말한 친북성향 교수인 '송두율 교수'를 찬양하는 다큐멘터리를 난데없이 방송하기도 했다"며 "정 전 사장은 KBS 사장 시절 ‘생방송 시사투나잇’,‘미디어포커스’,‘인물현대사’ 등 노무현 정권 친화적인 방송을 여러 차례 내보내 편향성 논란에 빠지지 않았던 인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방심위원장직은 위원들간의 토론과정을 통해 방송의 공정성 여부를 최종 결정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중립적인 인사가 맡아야 함이 당연하다"면서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사가 공정성이 생명인 방심위위원장으로 사실상 결정될 수 있는지,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잘못된 시각에서 심의를 하면 잘못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고, 결코 편향의 끝판왕 정연주 체제로는 공정한 방송심의를 기대할 수 없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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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출 국민의힘 의원 또한 자신의 SNS에 "어방정(어차피 방심위원장은 정연주)라는 말이 헛소문이 아니었다"며 "정권에 유리한 편향방송은 봐주고 정권에 비판적인 방송은 재갈을 물리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이처럼 노골적인 편향인사를 내리꽂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 과방위의 영문도 모를 노쇼에 정원 9명을 다 채우지 못하고 5기 방심위를 출범하게 된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국민의힘 과방위의 무책임한 행태로 인해 부적절한 방송·통신에 상처 입은 피해자들이 반년이나 방치돼 있다. 이런 상황을 수습하지는 못할망정, 아무런 설명도 없이 상임위를 거부하는 국민의힘은 용서받기 어렵다. 과방위에 주어진 책임을 하기 싫다면 과방위에서 떠나는 것이 국민에게 이로운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