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이 '2050 탄소중립' 등 친환경 ESG경영을 통해 회사를 글로벌 1위 종합 소재 솔루션 회사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신 부회장은 14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탄소 저감 등 친환경으로 대표되는 메가트렌드를 수익 창출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ESG에 전사 모든 역량을 동원해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했다.
그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직접 감축, 간접 감축, 상쇄 감축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친환경 전환을) 이룰 것"이라며 "사업장 내 모든 공정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고, 전세계 모든 사업장을 재생에너지만을 쓰는 RE100 공장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어 "바이오기반의 원료 대체와 탄소 포집·활용(CCU) 기술을 연구·개발(R&D) 상용화해 공장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2)를 직접 감축하거나 재활용하는 등 여러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3대 新성장동력' 친환경·e모빌리티·신약에 힘준다
LG화학은 이날 ▲친환경 지속가능성 사업 ▲전지 소재 중심의 e모빌리티 ▲글로벌 혁신 신약을 3대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했다. 구체적으로 바이오·리사이클·신재생에너지 소재 등에 3조원,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에 6조원, 혁신 신약 개발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ESG에 부합하면서 기존 사업의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들 분야를 적극 육성한다는 설명이다. 투자액 10조원 중 국내 투자 비중은 60% 수준인데 주로 양극재, 태양광 POE, 신약 개발에 활용될 전망이다. 해외 투자 역시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의 생산거점 확보에 집중한다.
신 부회장은 "전체 투자 규모는 공정공시 등의 이슈가 있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계획한대로 진행된다면 누적 투자분의 약 3분의 2 이상이 신성장동력 분야에 투자될 것이다.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확장과 진출도 적극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3대 신성장동력 분야에 대한 인수·합병(M&A)과 합작(JV, 조인트벤처)도 적극 검토한다. 신 부회장은 "탄력적인 사업모델을 3대 신성장동력 분야에 적용할 것"이라며 "외부 협력과 기타 탄력적인 사업 모델도 검토 중이다. 구체적으로 정해지면 발표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현재는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당사 투자 여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그린본드 발행 당시 예상액 7~8배 규모의 국외 투자 자금이 몰렸다.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하면 1년에 2조원 정도의 투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신 부회장은 "10조원을 투자한다는 것은 회사 규모가 그만큼 성장한다는 것이고,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창출될 것이 분명하다"며 "연구·생산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 회사가 지속성장하고 성장에 따른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지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LG엔솔 외에도 소재 공급망 다변화"…종합 전지 소재 기업 목표
배터리 소재 사업에선 양극재·음극재·분리막 등 종합 전지 소재 솔루션을 확보한다. 신 부 회장은 "유럽·미국 시장에 신규 양극재 공장을 설립하는 등 해외 투자도 적극 검토 중"이라며 "하이니켈 양극재와 그 이후 기술력에 대해서도 세계 선도 기업의 지위를 놓치지 않고 강화하겠다"고 했다. 또 "전지 소재 솔루션 포트폴리오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LG화학은 지난해 12월 배터리 제조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을 분사한 이후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배터리 소재 관련 사업의 역량을 첨단소재사업본부로 일원화했다. 주로 단열 접착제, 음극 바인더 등 여러 부문에 산재돼있던 사업들이다.
신 부회장은 "배터리 신사업을 발굴하는 한편, LG에너지솔루션과의 시너지도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배터리를 깊이 이해하고, 양극재 등 여러 소재의 제조 능력을 한꺼번에 갖춘 글로벌 회사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외에도 소재 공급망을 다변화하겠다고 했다. 신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망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바뀔 순 없겠지만,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추진 중이고 글로벌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라며 "어떠한 단일 회사도 40% 이상의 시장점유율 가진 회사는 없다. 아직 많은 기회가 있다. 당사엔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무한한 시장 잠재력이 있다"고 했다.
이번 투자 재원도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와 그린본드 발행으로 조달한다. 신 부회장은 "과거 배터리 사업이 당사 테두리 내에 있었을 땐 전사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배터리에 투자했다며 "LG에너지솔루션 분사의 가장 큰 목적은 (배터리 사업) 투자금 확보"라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 IPO 일정에 대해선 "빠르면 순조롭다면 연내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통상 IPO 진행 시에 시장가치 재평가로 지분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상장 후에도 당사가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 70~80%를 보유할 것이다. 이차전지 사업에 대한 확고한 사업경쟁력 확보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석유화학, 포트폴리오 고도화 집중…통풍치료제 3상 '초읽기'
친환경 소재 R&D와 제품 상용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신 부회장은 "친환경 제품에 대한 B2B(기업 간 거래) 고객의 니즈와 사회적 요구가 굉장한 수준"이라며 "원가 절감을 통해 노력한다면, 그야말로 블루오션에 해당하는 개척되지 않은 시장이다. 당사와 같은 종합 화학회사로선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석유화학 사업은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통해 공급과잉 상황이 와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방침이다. 신 부회장은 "고도화된 포트폴리오가 당사의 장점이고, 포장재·의류용 장갑·가전 소재와 지속가능성에 부합하는 태양광·전기차 소재는 미래의 유망 영역"이라며 "제품 고도화와 고객향(向) 사업을 통해 맞춤형 다운스트림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것이 석유화학의 경쟁력"이라고 했다.
생명과학본부가 진행하는 혁신 신약 개발에 대해선 "보스턴 연구법인을 중심으로 내년 초 통풍치료제 신약의 미국 임상 3상에 본격 돌입, 2027년 이후에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허가 승인을 목표로 한다"며 "희귀 비만 치료제, 비알콜성 치료제도 임상 1단계를 진행 중이다. 안정적인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전방위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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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문제에 대해선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4천억원 예산을 안전환경 분야에 투입했다"며 "디지털 전환(DT)을 이용한 센서·인공지능(AI) 방식을 총동원해 사고가 나기 전에 인지해서 자동 조치를 취하겠다. 안전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지난 1년 6개월간 안전환경 조성 프로젝트 '마그놀리아'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소 생산·유통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신 부회장은 "수소에도 여러가지 밸류체인이 있고, 소재 솔루션이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면밀 검토 중"이라면서도 "수소를 직접 만드는 것은 당사 비즈니스가 아니기 때문에 수소 생산·유통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다만, 소재 솔루션이 중요한 부분이 많고, 그린수소 같은 경우 당사의 기술력과 소재를 중심으로 한 기술력이 기여할 부분이 많아 밸류체인 관점에서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