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출범…2024년 매출 30兆 목표

초대 이사회 의장에 신학철 부회장

디지털경제입력 :2020/12/01 13:01    수정: 2020/12/01 13:23

LG화학의 배터리 법인 'LG에너지솔루션'이 오늘(1일) 공식 출범했다. 배터리 개발을 시작한 지 25년 만에 설립된 독립법인이다. 신설법인은 배터리 제조·판매사업을 넘어 배터리 케어·리스·충전·재사용 등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매출 목표도 지난해 전지사업본부 매출인 8조원을 넘어 올해 13조원, 2024년 30조원 이상으로 높여 잡았다. 다만,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 계획과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 최근 전기차 화재로 불거진 안전성 문제 해결 등이 신설법인이 풀어야 할 숙제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오전 창립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을 초대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김 대표는 출범사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불모지였던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을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개척했다"며 "많은 우려와 역경을 이겨내며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누구보다 먼저 구조적인 이익 창출의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우리가 이뤄온 성과들은 생각보다 위대하다. 그 저력을 믿고 자신감 있게 미래를 만들어가자"면서 "이제 더 큰 꿈을 실현하기 위해 분사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내며 위대한 여정에 나섰다. 이 여정은 친환경을 선도하는 기업, 무엇보다 우리 구성원들이 회사와 함께 성장하며 자긍심을 느끼는 모두에게 최고의 가치를 주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 향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대표이사. 사진=LG에너지솔루션

"1위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도약"…IPO 서두를 듯

회사는 법인 사명인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에너지에 대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문기업'이라고 소개했다. 사업장은 충북 오창을 비롯해 미국 미시간, 중국 신강·빈강,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위치해있다. 또 미국 트로이, 중국 난징, 독일 프랑크푸르트엔 연구·개발(R&D) 테크센터가 있다.

신설법인엔 국내 7천명, 해외 1만5천명 등 약 2만2천명이 근무한다. 기존 전지사업본부 소속 직원 6천500명이 LG에너지솔루션으로 소속을 옮겼다. 서울 여의도 LG화학 본사에 상주 중인 인력은 내년 1월 인근 파크원 빌딩에 입주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적기 적소에 투자를 확대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혁신적인 고성능 제품과 스마트팩토리 등 선도적인 공정 기술로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배터리 생애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E-플랫폼(Platform)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 시장 확대에 대응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전신인 LG화학 전지사업부문 실적 추이. 자료=LG화학

시장 점유율 1위를 이어가기 위한 성장동력 발굴에도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배터리 생산능력(CAPA·캐파)을 올해 120기가와트(GW)에서 2023년 260GW로 확대할 계획이다.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개발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캐파 확대에 필요한 설비투자(CAPEX) 규모도 관심사다. 회사의 전신인 LG화학 전지사업본부는 분기마다 해외 사업장 증설에 조(兆)단위의 투자금을 쏟아부었다.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선 "연간 3조원 내외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분기 첫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 뒤 3분기에도 최고 기록을 경신했지만, 향후 자금 조달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IPO 시점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통상 IPO 준비 기간이 1년 정도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내년 초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그 전까지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을 최소 70% 이상 보유하겠다는 입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내년 1월 입주하는 서울 영등포구 파크원 빌딩. 사진=포스코건설

영업비밀소송 최종판결 '주목'…배터리 안전성도 도마 위로

배터리사업 분사 과정에서 나타난 소액주주의 반감도 여전하다. 주주에게 비율대로 신주를 배정하는 '인적분할'이 아닌, 회사가 지분 100%를 그대로 가지고 가는 '물적분할' 방식이어서, 전기차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등 고부가가치 배터리 사업만을 바라보고 투자한 주주들의 반발이 거셌다.

법인이 향후 IPO에 나서면 배터리 사업이 빠진 LG화학의 주주가치 하락 폭이 더 커질 것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국내주식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과 해외 자문사인 ISS, 글래스루이스 등은 LG화학이 전지부문 분할 이후 IPO를 추진할 경우, 일부 주주권리 훼손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상장을 통한 자금을 활용해 배터리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실행할 수 있어 배터리 분할법인의 외형과 수익성이 글로벌시장에서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IPO 관례상 비중도 20~30% 수준으로 크지 않고, 배터리 자회사에 대해 LG화학이 절대적인 지분율을 계속 보유하겠다고도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왼쪽)과 SK이노베이션(오른쪽)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품. 사진=각 사

SK이노베이션과 벌이는 배터리 소송전도 과제다. 당장 이달 10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내릴 영업비밀 침해소송 최종결정이 관건이다. 원안대로 SK이노베이션의 패소가 확정되는 것이 회사로선 최선이다. 다만, ITC가 판결을 번복하고 재검토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배터리 업계에 뼈대가 굵은 김종현 대표가 SK 측과 물밑으로 합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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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안전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LG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 미국 GM '볼트 EV'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한 것. 최근 독일 오펠도 '암페라-e'의 리콜을 결정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건에 이어 회사가 지금까지 쌓아온 배터리 기술 신뢰성에도 금이 갈 우려가 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의 초대 이사회 의장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선임됐다. 회사는 "신 부회장은 모회사인 LG화학과의 사업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글로벌 사업 전문성과 균형감 있는 시각을 바탕으로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배터리 사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