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형 방송·통신사의 영역이었던 IPTV 사업을 중소 케이블TV 사업자도 운영할 수 있도록 간소화 된 허가 기준을 적용한다.
이미 시청자들에게 케이블TV와 IPTV가 동일한 서비스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활용 기술에 따른 사업 기회 장벽을 완화하고 망 관리 비용을 효율화 한다는 취지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인터넷(IP) 전송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IPTV 허가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 이달 중 간소화 된 IPTV 허가 사업 공고
과기정통부가 고시한 방송사업자의 IPTV 허가 신청서류를 간소화 하고 심사기준을 완화할 수 있도록 개정한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의 허가·신고·등록·승인 절차 및 기준’이 이날부터 시행된다.
대기업에 해당하는 케이블TV 계열 사업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존 유료방송 사업은 케이블TV, IPTV등 사업 종류에 따라 각각 유선 주파수(RF), 유선 인터넷(IP) 등의 한정된 전송방식으로만 가능해 기술발전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다.
RF 전송방식은 통상 채널 수와 채널당 전송 용량에 한계가 있는 반면, IP 전송방식은 채널 확보가 용이하고 전송 속도가 빠르며 양방향 서비스를 구현하기가 수월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IP 기반 서비스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과기정통부가 이날 발표한 관련 기본계획에 따라 이달 중 허가신청을 공고할 예정이며, 9월까지 접수 받아 10~11월 중 심사위원회를 열어 IPTV 허가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허가 신청 자격은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제6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에 한한다.
심사위원회는 방송, 법률, 경영·회계, 기술, 시청자·소비자 각 분야의 전문가로 7~10명으로 구성된다. 심사위원회의 심사 결과를 반영해 과기정통부 장관이 허가 여부 및 허가 조건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 변재일 의원, 기술방식 구애받지 않는 유료방송법 발의
정부 발표에 따라 국회에서는 유료방송사업자가 케이블TV, 위성TV, IPTV 등 기술에 국한되지 않고 각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료방송 기술중립성 도입을 위한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방송법 제9조의4(기술중립 서비스 제공을 위한 특례)를 신설해, 유료방송사업자가 전송기술을 자율적으로 선택·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변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시청자 입장에서는 기술구분이 의미가 없고 케이블TV와 IPTV를 동일 서비스로 인식하고 있으며, 사업자간 M&A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방식을 강제하는 것은 국민이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법을 개정해서 유료방송의 기술중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소 케이블TV의 경우 이번 정책으로 새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된다. 다수 대형 케이블TV 회사들은 IPTV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들과 계열사 관계에 있기 때문에 따로 IPTV 사업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LG헬로비전은 모회사 LG유플러스가 IPTV 사업을 운영 중이며, 현대HCN은 KT로의 인수를 앞두고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를 받는 중이다.
그러나 중소 케이블TV 입장에서는 지속해서 가입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술에 기반한 사업 기회에 제한을 받아왔다. 이번 정책 시행으로 케이블TV 서비스를 위해 기존 RF, IP 등 이중으로 사용하던 망을 IP로만 사용해 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향후 인터넷 망을 기반으로 한 부가 사업까지 운영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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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방송법 개정을 통해 기대되는 업계 효과는 앞서 공인인증서가 폐지되면서 다양한 기술 방식이 도입된 인증서 서비스가 나와 산업도 커지고 국민들도 편해진 것과 비슷하다”며 “케이블TV 사업자도 투자비 절약 측면에서 장점이 있고 새 사업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케이블TV 회사들은 백본망으로 RF뿐 아니라 IP망도 다 이미 가지고 있고, 그 망에 방송을 실어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서도 새롭게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앞서 중소 케이블TV 사업자들의 의견을 청취했을 때 대부분 동의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