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 2년…소부장 100대 품목 대일의존도 6.5%P 낮아졌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 소부장 기업 13개→31개 확대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1/07/01 09:46    수정: 2021/07/02 16:42

일본 수출규제 조치 2년 만에 소재·부품·장비 100대 핵심품목 대일의존도가 31.4%에서 24.9%로 낮아지고 시가총액 1조원 이상 소부장 기업이 13개에서 31개로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소부장 기업 매출도 20.1% 증가했고 일본 수출규제 대상이었던 불화수소·불화폴리이미드·EUV레지스트 등 3대 품목 가운데 불화수소 대일 수입액은 6분의 1수준으로 낮아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2년 성과’를 발표하고 앞으로 글로벌 소부장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경쟁력 강화정책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해 '반도체 생태계 강화 연대 협력 협약식'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는 2019년 8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강화대책’에 이어 지난해 7월 ‘소재부품장비 2.0 전략’을 수립, 공급망 핵심 품목을 대일 100개에서 전 세계 338개+α로 하고 소부장 으뜸기업·특화단지 육성 등 첨단 소부장 강국 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2년에 걸친 소부장 경쟁력 강화정책으로 ▲특정국가 소부장 공급망 의존 탈피 ▲소부장 생태계 내 연대와 협력 확산 ▲소부장 사업 여건 개선 ▲소부장 관련 중소·중견기업 성장 가속 ▲소부장 중소·중견기업 가치 상승 등의 성과를 거뒀다.

수출규제 3대 품목 가운데 불화수소는 대일 수입액이 6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1월~5월 기준 불화수소 수입액은 2019년 2천840만달러에서 올해 460만달러로 83.6% 감소했다.

불화폴리이미드는 대체소재(UTG)를 채택해 대일 수입이 사실상 0으로 전환하는 등 특정국가 의존에서 탈피했다. EUV레지스트는 벨기에산 수입을 12배 확대 하는 등 수입선을 늘려 대일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췄다.

소부장 100대 핵심품목 대일의존도(HS코드 기준)는 1~5월 기준 2019년 31.4%에서 올해 24.9%로 6.5%포인트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100대 핵심품목 대일의존도는 그간 계속 감소해 왔으나 2019년을 기점으로 감소 추세가 약 3배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5월 기준 대일의존도 감소폭은 2017~2019에 2.1%포인트였으나 2019~2021년에는 6.5%포인트로 커졌다.

소부장 산업 전체에 대해서도 대일의존도가 16.8%에서 15.9%로 0.9%포인트 하락했다. 중국 수입비중도 3.1%포인트 감소해 공급망 다변화에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소부장 생태계 내 연대와 협력도 확산했다.

소부장 수요-공급 협력모델에서 태동된 ‘연대와 협력 생태계’는 소부장 기업 모두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총 34건 과제 승인(140개 기업 참여), 수요-공급기업간 공동 R&D, 지분투자, 합작법인 등에 자금·세제·인력·규제특례 등을 맞춤형으로 패키지 지원했다.

수요 대기업은 그간 개방하지 않던 실제 생산라인을 소부장 기업에 개방해 신규 기술을 검증받게 하고 시험을 통과한 기술은 과감하게 최종 제품에 적용하는 등 적극적인 인식 변화를 보여줬다. 수요기업의 설비개방 사례는 2018년 0건에서 2019년 12건, 지난해 74건으로 늘어났다.

2019년 7월 이후 국내 소부장 기업이 개발한 기술에 대해 최소 239건의 직·간접 매출이, 수요기업 인증은 119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수요-공급기업이 함께 참여한 정부 R&D 과제사업을 통해 매출 3천306억원, 투자 4천451억원, 고용 3천291명, 특허출원 1천280건의 성과를 달성했다.

기업 뿐만 아니라 기술과 인력, 장비를 보유한 공공연구소와 대학도 소부장 기업의 기술경쟁력 향상을 위해 적극 참여했다.

총 37개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2만6천대의 장비와 1만1천명의 인력을 활용해 소부장 기업의 기술애로를 지원, 소부장 기업의 기술 애로 해결기간을 기존 평균 6개월에서 2.4개월로 단축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환경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위원과 민간위원, 소재부품장비 관계자들이 화학소재솔루션센터의 화학소재 공정 및 클린룸 제조설비를 둘러보고 있다.

용접·열처리 등 주요 제조기술을 보유한 12개 대학은 ‘대학 소부장 자문단’을 구성해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대학 소부장 자문단은 중소기업중앙회 등을 통해 발굴한 기업애로 130건 가운데 99건을 지원 완료했다.

‘연대와 협력 생태계’는 소부장을 넘어 다양한 산업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자동차 분야에 이어 9월에는 바이오 분야, 10월에는 디스플레이 분야도 연대와 협력 대열에 올라섰다.

정부의 소부장 경쟁력 강화대책, 생태계 변화와 혁신 등을 통해 중소·중견기업의 사업여건도 개선됐다.

통상 기술개발·사업화에 6년(R&D 3년, 사업화 3년)이 소요됐으나 소부장 정부 R&D 과제는 2019년 추경 이후 18개월 만에 매출 등 성과도출이 시작됐다.

산업부에 따르면 기술개발부터 양산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적 지원을 통해 기업당 최대 22억4천만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소부장 기업 투자를 주목적으로 하는 소부장 정책펀드 조성 금액도 6월 기준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일본 수출규제 전 20년간 소부장 정책펀드를 모두 합친 것(5천736억원)의 2배 가까운 규모이자 펀드 조성 약 1년 반 만에 조성된 성과다.

산업부는 소부장 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과 기술력, 경쟁력에 대한 금융시장의 평가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했다.

정부는 올해에도 6천억원 이상의 추가 펀드를 조성해 우수 소부장 기업이 자금 애로를 겪지 않도록 지속 지원할 계획이다.

범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수요기업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소부장 기업은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소부장 상장기업의 총매출액은 2021년 1분기에 2019년 같은 기간 보다 20.1% 증가해 상장기업 전체 평균 매출액 증가율(12.7%)을 웃돌았다.

지난 2월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식에서 송하진 전북도지사, 이시종 충북도지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양승조 충남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부터)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또 소부장 기업 수출도 일본 수출규제와 코로나 충격을 벗어났다. 소부장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전산업 대비 2.69배 수준(지난해 2.01배)으로 경제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

2019년과 2021년을 비교했을 때 시장에서 소부장 중소·중견기업 가치도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소부장 으뜸기업과 소부장 강소기업이 각각 101.8%와 124.9% 증가해 같은 기간 상장기업 전체 평균(63.1%) 보다 큰 폭으로 시장가치가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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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1조원 이상 소부장 중소·중견기업도 기존 13개에서 31개로 늘어났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지난 2년간 소부장 위기 극복 과정은 우리 핵심산업을 겨냥한 일본의 부당한 경제공격에 대응해 국민과 기업, 정부가 혼연일체로 완벽하게 대응하고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해 내서 가능했다”며 “지난 2년간 위기 극복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글로벌 공급망을 주도하면서 세계를 선도하는 첨단산업 강국으로의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