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일 4대 그룹 총수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에 대한 의견을 듣고 "고충을 이해한다"며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상춘채에서 취임 이후 첫 4대 그룹 대표들과 별도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오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수감 중인 이재용 부회장 대신 김기남 부회장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호승 정책실장, 안일환 경제수석, 이호준 산업정책비서관 등이 함께 했다.
이번 오찬은 한미정상회담을 맞아 44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경제동맹 다지기에 기여한 기업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과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날 오찬에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의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있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가 필요하다"며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내용을 고려해달라"고 언급했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지난 4월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장, 한국무역협회, 중견기업연합회 등과 함께 5개 주요 경제단체 공동명의의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한 바 있다.
이에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반도체는 대형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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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간접적인 언급들이 이어지자 문 대통령은 최 회장이 언급한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내용이 무엇을 의미하나'라고 물었고, 최 회장이 '이 부회장의 사면'을 뜻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를 확인한 문 대통령은 "고충을 이해한다"면서 "국민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지금 경제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고, 기업에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