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업계의 콘텐츠 사용료 갈등 해결을 위한 법제를 올해 안에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 1월 발족한 ‘방송채널 대가산정 개선 협의회(이하 대가산정 협의회)’의 실무자 회의를 다음달 개최하고, 이를 통해 마련한 방안을 가지고 7월에 후속 공청회를 진행할 방침이다.
조경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27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의실에서 유료방송 업계 현안 간담회를 진행한 후, 기자들에게 “연말까지는 방송채널 대가산정과 관련해 법제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차관은 유료방송 유관 협회장 4인,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및 프로그램제공업체(PP) 등 사업자 대표 8인, 교수 2인 등과 유료방송 업계가 당면한 현안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오용수 과기정통부 방송진흥정책관은 “방통위와 과기정통부는 지난 1월부터 채널 대가산정 협의회를 운영하고 있고, 6월에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현재 개별 사업자들의 입장을 듣고 있어 6월 회의를 통해 현재 갈등 전반과 이슈에 대해 정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한 실무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맡고 있어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며 “그(대가산정)와 별개로 라이브커머스나 글로벌OTT가 등장하면서 유료방송 시장의 경우 규제 개선돼야 할 부분이 있으므로 의견을 수렴해 7월 중에 공청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정부 측은 방송채널 대가산정과 관련한 대응방안으로 정부 개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최소개입이 원칙이었던 유료방송사와 콘텐츠 사업자 사이에서 정부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사업자간 자율협상에도 분쟁이 해결되지 못할 경우 방통위 분쟁조정위원회에 소를 신청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입법이나 가이드라인 수준에서 대가산정 기준을 마련해 갈등을 뿌리 뽑겠다는 입장이다. 방송용 콘텐츠와 OTT용 콘텐츠에 대한 공정한 대가 산정이 핵심이다.
OTT 시장을 제외한 유료방송 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영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채널인 영화관이 크게 위축되면서, OTT가 영화관을 대신하는 영화 유통채널로 급부상했다. 최신 영화가 OTT에서 처음 공개되는 경향이 확대될 경우 유료방송사의 수입원 중 하나인 최신 VOD 판매 수입은 감소하게 된다.
그에 따라 국내 대표적인 PP인 CJ ENM이 OTT 서비스를 보유한 국내 IPTV 회사들을 상대로 콘텐츠 사용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CJ ENM은 제시한 인상률에 대한 적절한 근거를 공개하지 않고, IPTV 측도 신생 서비스인 태블릿 IPTV 등에 대한 가입자 수를 신속히 밝히지 않아 양측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그간 케이블, IPTV 업체 등 플랫폼 기업들이 계약 전 PP로부터 콘텐츠 먼저 공급받았던 관행도 한몫 한다.
아울러 대가산정 협의체의 논의 범위는 홈쇼핑 이슈로도 확대된다. 대가산정 이슈가 홈쇼핑 송출수수료, 채널 조정과도 얽혀있기 때문이다. 그간 유료방송사들이 홈쇼핑 송출 수수료는 대폭 올려온 반면 PP에 지급하는 콘텐츠 사용료는 소폭 인상해왔다는 지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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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차관은 “업계 간 갈등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과 규제개선 방안 제시 등과 연계해 홈쇼핑 송출수수료, 방송콘텐츠 사용료 대가기준 등의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적극 협력하고, 이를 위해 ‘유료방송사-PP 상생협의체’에서 정기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때 협의체는 대가산정 협의회를 뜻한다.
또한 그는 “국회와 시민단체 등에서 국민의 시청권 보장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유료방송사의 낮은 번호대역에서의 홈쇼핑 채널 수에 관해 계속 논의할 것”이라면서 “홈쇼핑 송출수수료와 채널번호 경쟁을 지양하고 대신에 시청자 권익을 더 보호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