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서 화웨이 배제했는데...中 '에릭슨' 쓸까

스웨덴 재결정 촉구하는 中 '마지막 기회' 압박

방송/통신입력 :2021/05/12 09:41

대규모 5G 장비 입찰을 앞둔 중국 정부가 자국 장비를 배제한 스웨덴의 에릭슨 장비 구매를 결정할 지 관심이다.

10일 환치우스바오에 따르면 올해 중국 4대 통신사가 '5G 3기 장비 집중 구매'를 앞두고 진행하는 테스트 작업에 에릭슨이 참여했다. 집중 구매는 중국 통신사가 공동으로 장비를 대거 사들이는 일종의 장비 입찰 과정이며, 이를 앞두고 진행하는 테스트다.

이 테스트 작업에는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차이나모바일과 CBN이 추진한 '5G 장비 테스트'에 화웨이, ZTE, 노키아, 그리고 에릭슨이 참여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3기 집중 구매에선 주로 무선접속네트워크(RAN) 장비를 구매하며 원격무선유닛(RRU), 베이스밴드유닛(BBU) 등 기지국 장비를 사들일 예정으로 5G 구축 과정에서 지출이 가장 큰 영역이란 점에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테스트에 참여했다고 해서, 입찰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후보군이 됐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에릭슨의 모국인 스웨덴이 지난 1월 중국 화웨이, ZTE 장비를 배제하고 5G 주파수 경매를 진행한 것이다. 이에 중국 상무부가 중국 기업의 5G 네트워크 배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에릭슨 이미지 (사진=에릭슨 차이나)

더구나 화웨이는 스웨덴 우정통신관리국(PTS)을 상대로 5G 장비 배제 사안으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스웨덴이 화웨이를 배제하는 과정에서 행정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중국 입장에선 중립국이라 여겼던 스웨덴이 자국 장비를 배제한 것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드러내는 상황이다. 또 스웨덴 의류 기업인 H&M이 신장위구르 지역 강제 노동 우려 발표를 한 이후 중국 내 불매운동이 일어나면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 통신사의 테스트 작업에 에릭슨이 참여하면서 양국의 긴장감이 높아진 것이다. 한 중국 통신업계 인사는 환치우스바오와 인터뷰에서 "4대 통신사가 에릭슨을 5G 장비 테스트에 참여시킨 것은, 일종의 '면접' 기회이지 '고용'은 아니다"라며 반발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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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환치우스바오는 '다시 돌아올 마지막 기회' 의미를 내포한 사자성어 '현애늑마(悬崖勒馬)'를 언급하면서 스웨덴을 압박하는 기조의 기사를 내기도 했다. 에릭슨을 테스트 작업까지 일단 참여시켰지만, 스웨덴 정부의 결정에 따라 향후 에릭슨의 운명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다.

에릭슨은 그간 중국에서 외산 장비 중 최대 규모인 두 자릿수의 점유율로 5G 장비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향후 영업에 변화를 미칠 이번 사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