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에픽게임즈 간의 반독점 소송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오클랜드 지원에서 열린 애플과 에픽 간의 반독점 소송 둘째날인 4일(현지시간)에는 팀 스위니 에픽 최고경영자(CEO)가 출석한 가운데 날선 공방을 주고 받았다고 씨넷, 프로토콜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팀 스위니는 이날 증언을 통해 이번 소송은 한 게임과 단일 플랫폼 간의 싸움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애플을 제소한 것은 미디어와 컴퓨팅, 그리고 소프트웨어 배포의 미래를 위한 존재론적 싸움이다”고 주장했다.
반면 애플 측은 에픽이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 활용을 위해 소니와 긴밀한 협의를 한 사실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플레이스테이션이 포트나이트 이용자 수와 매출 면에서 월등하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앱스토어 독점 시비를 피해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애플, 에픽과 소니 관계 공격…MS와 협상도 거론
애플은 이날 반대심문에서 애플과 소니의 관계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다.
프로토콜에 따르면 지난 해 포트나이트 전체 매출 중 iOS 계정을 통해 들어온 비중은 5.5%에 불과했다. 반면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콘솔을 통해 포트나이트를 이용하는 사람은 그보다 훨씬 많았다.
이를 위해 에픽은 소니 측에 ‘크로스플랫폼 게임’ 허용 대가로 추가 매출을 제공한 사실이 법원 제출 문건을 통해 공개됐다.
애플 측 캐널 던 변호사는 이 부분에 대해 집중 질문했다. 그는 에픽이 어떻게 업계 관행인 30% 수수료 외에 추가 이용료를 소니 측에 지불할 수 있었는지 질문했다.
이에 대해 스위니는 게임 콘솔업체들은 애플과는 협력에 대한 관점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게임 스토어 운영업체들은 자유 시장이나 파트너 계약에 대해 좀 더 유연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애플은 오랜 기간 앱스토어 수수료에 대해 가혹한 입장을 견지해온 점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날 법정에선 에픽이 MS 엑스박스 사업 책임자인 필 스펜서와 협상 내용을 담은 슬라이드도 함께 공개됐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 스위니 "애플이 수수료 인하 제시했다면 수용했다"
팀 스위니는 작년 여름 애플 측에 특혜를 요구하는 메일을 보낸 적 있다. 이 부분은 소송 시작 전부터 애플 측이 폭로하면서 널리 화제가 됐다.
이날 에픽 변호사는 스위니에게 “만약 애플이 앱스토어 수수료를 인하해주는 계약을 제시할 경우 수용할 생각이었냐”고 질문했다. 이 질문에 대해 스위니는 “그럴 생각이었다”고 답변했다.
이 부분에 대해 씨넷, 프로토콜 등 외신들은 “에픽 측에 불리할 수도 있는 답변”이라고 평가했다.
프로토콜은 “스위니의 이 답변은 에픽이 모든 소비자와 개발자들을 위해 싸운다고 했던 주장의 신빙성을 갉아 먹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씨넷 역시 “변화를 위해 싸운다고 했던 에픽의 주장과는 상반된 답변이다”고 지적했다.
이날 스위니는 증언 중 많은 부분을 에픽 게임스토어의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에픽 게임스토어는 매년 수 억 달러씩 손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5년 가량은 더 이익을 내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목에서 애플 측은 에픽 게임스토어가 손실을 보는 것은 게임 개발자들을 잡아주기 위해 일정 수익을 보장해주기 때문 아니냐고 질문했다.
에픽이 2024년까지 총 10억 달러 가량의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개발자 유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
프로토콜은 애플 변호사의 이 같은 질문은 “에픽이 밸브 등과 경쟁하기 위해 애플에 내는 포트나이트 수수료 보다 더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 "포트나이트의 미래는 진정한 메타버스 플랫폼"
스위니는 또 iOS에서 애플이 아닌 다른 앱스토어와 결제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포트나이트의 존재론과 관련된 문제”라고 답변했다.
첫날 증언과 마찬가지로 스위니는 포트나이트가 진정한 메타버스 같은 플랫폼으로 진화해나가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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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토콜에 따르면 스위니는 “포트나이트는 장기적으로는 창작자들이 이용자들에게 자신들의 작품을 유포하고, 또 대부분의 수익을 올리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다”면서 ‘애플이 30% 수수료를 가져가게 되면 에픽과 창작자들이 이런 미래에서 존재하기 힘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에픽 측은 애플의 30% 인앱결제 수수료가 지금 당장이 아니라 포트나이트가 지향하는 미래모습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프로토콜이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