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애플 30% 수수료, 포트나이트 미래 위협"

팀 스위니 CEO 증언…앱스토어 소송 이틀째 열띤 공방

홈&모바일입력 :2021/05/05 09:48    수정: 2021/05/05 19:58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애플과 에픽게임즈 간의 반독점 소송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오클랜드 지원에서 열린 애플과 에픽 간의 반독점 소송 둘째날인 4일(현지시간)에는 팀 스위니 에픽 최고경영자(CEO)가 출석한 가운데 날선 공방을 주고 받았다고 씨넷, 프로토콜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팀 스위니는 이날 증언을 통해 이번 소송은 한 게임과 단일 플랫폼 간의 싸움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애플을 제소한 것은 미디어와 컴퓨팅, 그리고 소프트웨어 배포의 미래를 위한 존재론적 싸움이다”고 주장했다.

팀 스위니 에픽 CEO

반면 애플 측은 에픽이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 활용을 위해 소니와 긴밀한 협의를 한 사실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플레이스테이션이 포트나이트 이용자 수와 매출 면에서 월등하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앱스토어 독점 시비를 피해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애플, 에픽과 소니 관계 공격…MS와 협상도 거론 

애플은 이날 반대심문에서 애플과 소니의 관계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다.

프로토콜에 따르면 지난 해 포트나이트 전체 매출 중 iOS 계정을 통해 들어온 비중은 5.5%에 불과했다. 반면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콘솔을 통해 포트나이트를 이용하는 사람은 그보다 훨씬 많았다.

이를 위해 에픽은 소니 측에 ‘크로스플랫폼 게임’ 허용 대가로 추가 매출을 제공한 사실이 법원 제출 문건을 통해 공개됐다.

애플 측 캐널 던 변호사는 이 부분에 대해 집중 질문했다. 그는 에픽이 어떻게 업계 관행인 30% 수수료 외에 추가 이용료를 소니 측에 지불할 수 있었는지 질문했다.

이에 대해 스위니는 게임 콘솔업체들은 애플과는 협력에 대한 관점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게임 스토어 운영업체들은 자유 시장이나 파트너 계약에 대해 좀 더 유연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애플은 오랜 기간 앱스토어 수수료에 대해 가혹한 입장을 견지해온 점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날 법정에선 에픽이 MS 엑스박스 사업 책임자인 필 스펜서와 협상 내용을 담은 슬라이드도 함께 공개됐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 스위니 "애플이 수수료 인하 제시했다면 수용했다"

팀 스위니는 작년 여름 애플 측에 특혜를 요구하는 메일을 보낸 적 있다. 이 부분은 소송 시작 전부터 애플 측이 폭로하면서 널리 화제가 됐다.

이날 에픽 변호사는 스위니에게 “만약 애플이 앱스토어 수수료를 인하해주는 계약을 제시할 경우 수용할 생각이었냐”고 질문했다. 이 질문에 대해 스위니는 “그럴 생각이었다”고 답변했다.

이 부분에 대해 씨넷, 프로토콜 등 외신들은 “에픽 측에 불리할 수도 있는 답변”이라고 평가했다.

프로토콜은 “스위니의 이 답변은 에픽이 모든 소비자와 개발자들을 위해 싸운다고 했던 주장의 신빙성을 갉아 먹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씨넷 역시 “변화를 위해 싸운다고 했던 에픽의 주장과는 상반된 답변이다”고 지적했다.

이날 스위니는 증언 중 많은 부분을 에픽 게임스토어의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에픽 게임스토어는 매년 수 억 달러씩 손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5년 가량은 더 이익을 내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목에서 애플 측은 에픽 게임스토어가 손실을 보는 것은 게임 개발자들을 잡아주기 위해 일정 수익을 보장해주기 때문 아니냐고 질문했다.

에픽이 2024년까지 총 10억 달러 가량의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개발자 유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

프로토콜은 애플 변호사의 이 같은 질문은 “에픽이 밸브 등과 경쟁하기 위해 애플에 내는 포트나이트 수수료 보다 더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 "포트나이트의 미래는 진정한 메타버스 플랫폼"

스위니는 또 iOS에서 애플이 아닌 다른 앱스토어와 결제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포트나이트의 존재론과 관련된 문제”라고 답변했다.

첫날 증언과 마찬가지로 스위니는 포트나이트가 진정한 메타버스 같은 플랫폼으로 진화해나가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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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토콜에 따르면 스위니는 “포트나이트는 장기적으로는 창작자들이 이용자들에게 자신들의 작품을 유포하고, 또 대부분의 수익을 올리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다”면서 ‘애플이 30% 수수료를 가져가게 되면 에픽과 창작자들이 이런 미래에서 존재하기 힘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에픽 측은 애플의 30% 인앱결제 수수료가 지금 당장이 아니라 포트나이트가 지향하는 미래모습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프로토콜이 분석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