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에픽게임즈가 앱스토어 소송 첫날부터 열띤 공방을 벌였다.
에픽은 애플이 앱스토어와 아이폰을 중심으로 독점적인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애플은 에픽이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나인투파이브맥을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은 3일(현지시간) 에픽과 애플 간의 세기의 앱스토어 소송을 시작했다. 이번 소송은 배심원 없이 판사가 단독으로 진행한다. 재판 진행은 이본느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가 맡았다.
지난 해 8월 에픽의 제소로 시작된 이번 소송은 앱스토어 독점 문제를 다룬다. 애플이 앱 배포 및 결제 과정 독점을 통해 경쟁사들에게 불이익을 가하고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첫 공판인 이날 양측은 모두 변론을 통해 상대방을 강하게 비판했다.
■ 에픽 "앱스토어, 처음부터 반경쟁적이었다"
에픽은 이날 애플이 어떻게 ‘월드 가든’을 구축했는지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를 위해 스티브 잡스를 비롯해 팀 쿡, 크레이그 페더리히, 루키 마에스트리, 에디 큐, 스콧 포스톨 등 애플 핵심 임원들이 주고 받은 내부 이메일도 대거 공개했다.
특히 에픽인 에디 큐 부사장이 앱스토어를 만들기로 결정할 당시 보낸 이메일을 토대로 “애플이 처음부터 반경쟁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에픽은 또 필 쉴러 전 부사장 겸 애플 펠로우가 초기에 보낸 이메일도 공개했다. 이 이메일에서 필러는 앱스토어 수익이 10억 달러에 도달하면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에픽은 이와 함께 앱스토어가 이용자들이 앱을 다운받는 신뢰할 수 있는 장소라는 애플의 주장도 반박했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사기성 앱이 버젓이 앱스토어 상위 순위에 오른 사례를 공개했다.
앱스토어의 앱 리뷰 절차도 비판했다. 앱 리뷰 절차에도 불구하고 수 십 만건의 피싱 앱들이 매년 발견되고 있다는 것.
이런 여러 주장을 토대로 에픽은 “여러 증거를 통해 애플이 독점 사업자이며, 불법적으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 애플 "에픽 요구, iOS 강점 포기하고 안드로이드처럼 되라는 것"
애플 변호사들은 개발자들이 앱스토어를 통해 어떤 수혜를 입었는지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애플이 제공하는 다양한 API와 개발자 자료들을 활용해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애플은 또 팀 스위니 에픽 CEO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은밀하게 접근해 콘솔과 PC에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사실도 폭로했다.
이와 함께 에픽이 요구하는 것은 iOS 특유의 경쟁 우위를 포기하고 안드로이드로 전환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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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애플은 에픽이 자신들을 비판한 ‘프로젝트 리버티’ 캠페인 직전에 특별 대우를 요구해 왔다고 폭로하면서 이번 소송이 불순한 의도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송의 쟁점 중 하나인 30% 앱스토어 수수료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애플은 30% 수수료는 업계의 표준 관행이라면서 “이번 소송에서 에픽이 승리할 경우 다른 통합 생태계들도 실패할 것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