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임기 만료를 1개월 앞두고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와 김종호 청와대 전 민정수석 등 주요 인사가 차기 원장 하마평에 오르내리면서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헌 금감원장은 오는 5월7일 3년 임기를 마친다. 이에 따라 조만간 정부 차원에서 후임 금감원장 인선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 의결과 금융위원장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당초 업계에선 윤석헌 원장의 연임을 점치는 시선이 적지 않았으나, 갑작스럽게 불거진 내부 갈등에 그 가능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모양새다. 금감원이 2월 정기인사에서 과거 채용비리에 연루된 A팀장과 B수석조사역을 각각 부국장과 팀장으로 승진시킨 것을 놓고 근로자들이 크게 반발한 바 있어서다. 특히 금감원 노동조합은 해당 인사로 감독당국의 독립성이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하며 윤 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따라서 업계에선 윤석헌 원장이 임기를 마무리할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이달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정부 경제라인 개각과 맞물려 후임 금감원장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온다.
이미 금감원 안팎에선 몇몇을 중심으로 후보군을 형성한 상태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와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 김종호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근익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정재욱 전 KDB생명 사장과 김은경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그 중 유력한 차기 원장으로 지목되는 쪽은 정은보 대사, 김종호 전 민정수석과 같은 관료 출신 인사다.
먼저 정 대사의 경우 행정고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한 이래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보험제도과장과 금융정책과장,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관, 금융위 부위원장과 증권선물위원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금융위 부위원장 시절 가계부채 대책과 기업 구조조정 방안을 수립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김종호 전 민정수석은 행시 37회 출신으로 공직생활 대부분을 감사원에서 보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발탁됐고 감사원 사무총장을 거쳐 작년 12월까지 민정수석으로 몸담았다.
이처럼 관료 출신 후보가 조명 받는 것은 금감원 내부의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노조로부터 금감원의 각종 현안을 해결하려면 관료 출신 인사가 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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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대선까지 약 1년밖에 남지 않아 하마평에 오른 각 인사가 금감원장 자리를 꺼릴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금감원이 정부 경제정책과 보조를 맞춰야 하는 특수기관인 만큼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 금감원장 역시 교체될 수 있어서다. 사실상 임기를 약 1년밖에 보장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금감원 노조 관계자는 "윤석헌 원장 재임 중 줄곧 금감원과 금융위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고 그 여파에 직원의 근로조건도 크게 악화됐다"면서 "이러한 문제를 풀어내려면 민간이 아닌 관료 출신이면서도 조직에 해박한 인물이 금감원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