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이커머스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를 통한 신규 창업은 지난 2019년 월평균 2만 건 수준이었는데, 지난해는 월평균 3만3천건 규모로 늘어 거래액 17조를 기록했다. 월 1억원 이상 매출을 내는 스마트스토어는 4천건에 이른다.
이처럼 중소상공인(SME)들이 네이버로 모이게 된 이유는 뭘까?
이커머스 판매자들 사이에서는 스마트스토어를 통한 창업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로 '빠른정산'을 꼽고 있다. 네이버가 SME의 자금 융통을 위해 배송완료 다음날 판매대금을 100% 정산해주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스마트스토어가 이커머스 창업 필수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최근 배송완료 다음날 지급하는 판매대금의 정산비율을 기존 90%에서 100%로 확대시켰다. 이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뿐만 아니라 아마존이나 알리익스프레스, 큐텐 등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보다도 빠른 수준이다.
그동안 이커머스 업계에서 선정산 프로그램은 수수료부담에도 불구하고 판매자들 사이에서 많이 쓰여왔다. 배송이 완료되면 확정된 금액의 일부를 미리 정산해줘 자금 융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쿠팡이나 위메프, 티몬 등의 업체들은 금융사와 협업한 매출채권 담보대출 프로그램 사용을 적극 알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정산일이 길기 때문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최근 판매대금의 정산 비율을 100%로 확대시키자 온라인 SME들의 자금회전이 더 원활해졌다. 또 기존과 달리 정산이 한번에 이뤄지기 때문에 정산액을 두 번 확인할 필요가 없어져 SME들의 편의성도 높아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수수료 받는 선정산 프로그램인 '퀵에스크로' 서비스를 중단키로 했다.
판매자들은 자체제작이나 품목 수를 늘리는 등 사업 규모를 키우고 매출을 늘리는 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입모아 말한다.
예를 들어 여성 의류 사이트인 클로슈W 운영자는 빠른정산으로 의류 쇼핑몰 경쟁력인 '자체제작'에 적극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클로슈W 운영자는 "자체제작은 비용이 많이 들기에 기존에는 정산으로 자금회전이 막혀 대출도 고려했는데, 네이버에서 빠른정산을 받기 시작하면서 대출이 필요 없어졌다"며 "현재 계절마다 4~5개씩 자체제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는 스마트스토어와 타 사이트를 동시에 운영했는데, 정산도 늦고, 판매자 입장에서 시스템도 네이버에 비해 불편해서 현재는 스마트스토어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캔디프린스 운영자는 빠른정산을 받기 시작하면서 물건 매입하는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고 확보를 빠르게 하다보니 품목수가 증가했다"며 "매출 주력 품목이 2-3개 뿐이었는데, 현재는 8개 정도며 매출 월 기준도 전년도 평균보다 130~150% 늘었다"고 말했다.
또한 "타 플랫폼의 선정산 서비스도 수수료를 내고 이용한 적이 있는데, 수수료가 크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1년간 비용을 모으니 꽤 돼서 부담으로 다가왔다"면서 "특히 네이버쇼핑 이용자들이 많아지다보니, 스마트스토어 매출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슈가덕 운영자의 경우 위탁판매를 하고 있다보니 거래처에도 정산해야 해서 자금회전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컸다. 판매량이 많은 날은 하루에 5백~1천만원씩 거래처 정산을 하거나, 혹은 미리 사입금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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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덕 운영자는 "매출은 나는데 정산과 구매확정이 늦어지면, 자본금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만큼 사업운영이 어려워 지는 것"이라며 "타 커머스 업체도 운영하고 있는데, 정산이 한달 이상 걸린다. 네이버 빠른정산을 이용하고 나서부터는 자금회전이 잘돼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네이버는 정산 뿐만 아니라 판매자 대시보드를 통한 판매 관리 툴도 판매자를 중심으로 구성해 편하고 좋다"면서 "판매자 교육 프로그램, 지원 프로그램도 다양해서, 소비자 중심인 타사들에 비해 판매자 중심의 정책에 힘을 많이 쏟는 것 같아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