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차 유행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등 유행을 잠재울 확실한 방역 대책의 윤곽은 아직 안개 속에 있다.
최근 코로나19 관련 각종 수치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30일부터 5일까지 최근 일주일 동안의 일일 확진자 수는 ▲447명 ▲506명 ▲551명 ▲557명 ▲543명 ▲543명 ▲473등으로 나타났다. 주간 평균 확진자수가 517명을 기록한 것은 지난 10주 동안 약 400명 안팎의 일별 확진자수가 발생한 것과 비교해 뚜렷한 전파 증가세를 보여준다.
‘감염재생산지수(Reproduction number, R)’도 1.0을 넘어섰다. 감염재생산지수는 감염병의 전파력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로, 집단 내 감염성이 있는 환자 1명이 감염 전파가능 기간에 전염시키는 평균 사람 수를 의미한다. 지수 ‘R’은 0 이상인 값을 의미하는데, 그 값이 1보다 높으면 최소한 한사람 이상이 추가적으로 감염될 수 있음을 말한다. 즉, 감염병이 인구 집단 내에서 확산돼 유행이 지속된다는 말이다.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도 늘고 있다. 4월 첫째 주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래한 변이바이러스 국내 감염자는 41명으로, 지금까지 총 330명의 감염환자가 발생했다. 변이바이러스는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유럽의 경우, 영국을 필두로 대단위 유행이 시작된 상황이다.
백신도 대규모 유행을 당장 잠재우지 못한다. 관련해 우리 방역당국은 오는 6월까지 접종이 마무리되면 치명률이 높은 고령층과 요양병원 등의 감염 감소로 중환자 및 사망자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병은 집단면역 형성에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되고, 백신 접종에 따른 위기의식 저하가 또 다른 재유 행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여러 국가들이 예방접종을 시작한 이후 재유행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칠레다. 칠레는 전체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1회 접종을 마쳤다. 접종률만 보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높다. 이후 칠레 정부가 경제 활동 장려를 비롯해 학교 등교 수업 허가와 여행 제한을 완화하자 확진자가 급증, 중증환자와 사망자 모두 급증했다. 참고로 칠레의 전달 30일부터 4일까지의 일일 확진자 수는 ▲7330명 ▲7241명 ▲5008명 ▲6046명 ▲7868명 ▲8079명 등이다.
‘공격적인’ 백신 접종을 실시한 영국도 예방 접종이 유행 안정화를 당장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비록 유럽 내 타 국가와 비교해 영국내 사망률과 중증확진자 발생비율은 하락했지만, 코로나19 유행이 안정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 같은 기간 동안 영국의 일일 확진자 수는 ▲3862명 ▲4654명 ▲4040명 ▲4052명 ▲4478명 ▲3402명 등으로 우리나라보다 10배 이상 많다.
이런 가운데 4일 권덕철 보건복지부장관은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했다. 골자는 국민들의 방역 준수 및 적극적 백신 접종 참여를 권고해달라는 것이었다. 담화문에는 “안전한 곳을 찾기 어렵다”. “현 상황은 대유행이 본격화되기 직전과 유사하다”, “4차 유행 시작의 갈림길에 있다”, “하루 1000명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등 이례적으로 강한 표현이 포함됐다.
4차 유행 차단의 가장 확실한 방법은 거리두기다. 현재 서울·경기·인천·부산은 2단계가 발효 중이며 나머지 지역은 1.5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강원·충북·전북·경남 내 일부 지역은 이미 2단계로 격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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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정부가 4차 유행 차단을 위해 당장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 불편 및 서민 경제 악화 등의 이유 때문이다. 참고로 ▲특정 지역 내 2주 평균 일일 확진자 수가 100명~200명 이상 발생 ▲일일 확진자 수 2배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일주일 내 2회 이상 발생 ▲국민여론 및 전문가 의견을 수렴 등의 과정을 거쳐 3단계 격상 여부가 검토된다. 관련해 권 장관은 “내가 방역의 최일선 주체라는 생각을 갖고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지켜 달라”고 밝혔다.
4차 유행의 위기를 잠재울 뚜렷한 대책은 현재 국민 개개인의 방역 수칙 준수 외에 찾아보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