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 산업의 놀라운 대반전 예고하는 5G+

전문가 칼럼입력 :2021/03/31 14:19    수정: 2021/03/31 14:31

이준성 노키아코리아 CTO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놀라운 시장 변화 요인을 말하자면 단연 코로나19라 생각한다. 이를 통해 전 세계가 뉴노멀(New Normal)을 점차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디지털화(Digitalization)의 최전선에 서 있는 산업들은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그렇지 못한 산업들은 자연스럽게 뒤쳐진 채 허덕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미 많은 부분이 디지털화 된 한국의 산업들은 진화하는 시장의 요구와 상황에 발 빠르게 적응했고 그 중 가장 돋보였던 산업이 바로 전자상거래라 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판매하는 과정이 익숙한 한국인들에게 언택트라는 변화 요인은 오히려 긍정적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온라인쇼핑 시장 규모는 10% 후반대의 고성장세를 달성했으며, 소매 시장에서의 온라인 비중은 무려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올해는 무려 45%를 상회할 전망이다.

이준성 노키아코리아 CTO

반면, 제조 및 유통, 물류 등 물리적 산업들은 이러한 변수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제조업 고용 동향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대부분의 주요 제조 업종에서 수출과 생산이 위축됐고, 그 결과 취업자 수도 함께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수많은 분야의 새로운 유형의 비즈니스들은 이미 상당부분 디지털화돼 있다. 그러나 물리적 산업들은 혁신의 필요성이 여전히 절실한 상황이다. 끝까지 살아남아서 미래의 충격을 견디기 위해서는 당연히 인더스트리 4.0에 관심을 같고 보다 많은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국내 5G 가입자는 1천286만9천930명을 기록했고 전 세계적으로도 5G 서비스는 널리 확산되는 추세다. 이는 곧 우리나라 산업에게 엄청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즉, 미래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5G+로 총칭되는 핵심 기술들의 광범위한 생태계와 차세대 연결(Connectivity)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구현해야 한다.

이것이야 말로 산업 디지털화(Industrial Digitalization)의 놀라운 반전이라고 할 수 있고 국내 기업들이 디지털 투자와 광범위한 경제적 기여 사이에서 균형을 회복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5G+란 무엇인가?

펜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5G 발전은 결코 약화되지 않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이동통신 3사의 5G 인프라 투자 금액은 무려 5조2천억원에 이른다. 이는 역대 통신 인프라 투자 중 최대 규모다. 그 결과 이동통신 3사 평균 다운로드 전송속도는 지난해 상반기(656.56Mbps) 대비 33.91Mbps 향상된 690.47Mbps 수준으로 개선됐으며, 평균 업로드 전송속도도 63.32Mbps로 나아졌다.

이통사의 적극적 투자 의지에 더해 정부 정책도 5G 품질 제고에 크게 기여했다. 옴디아의 '5G 시장 진화 평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주파수 가용성, 상용서비스, 커버리지, 가입자 수와 비중, 생태계와 정책 등 전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까지 1천200억원을 투입해 15개 이상 5G 융합 서비스를 발굴하고, 엣지 컴퓨팅 연구개발과 표준화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하고자 하는 물리적 산업군들은 단순히 5G 네트워크를 보유하는 것을 넘어 여러 업종으로의 전파를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

물리적 산업의 디지털화 채택

기업들이 5G 네트워크 인프라 뿐만 아니라 기업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와 산업 OT(Operations Technologies)의 융합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를 갖추는 것,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5G+ 준비를 위해 필요한 항목이다. 이는 디지털과 물리적 시스템 모두의 발전을 의미하며, 궁극적으로는 조직의 이익을 위해 서로 협력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용 디지털 및 물리적 시스템에는 수많은 요소가 포함되며 우선순위에 둬야 할 5G+ 기술 솔루션을 파악하는 것 또한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다. 이에 노키아 벨연구소(Nokia Bell Labs)는 산업의 5G+ 혁신에 힘이 될 만한 기술 지원 제품군으로, 보급형 5G 네트워크, 엣지 인프라 및 클라우드 플랫폼, 증강 인텔리전스 및 머신러닝 시스템, 프라이빗 네트워크, 고급 센서 및 로보틱스, 엔드-투-엔드(E2E) 보안 및 NaaS(Network-as-a-Service) 비즈니스 모델 등을 지목했다.

5G+에는 이러한 기술에 영향을 받는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플랫폼도 포함된다.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플랫폼과 일반 및 업종별 특정 애플리케이션(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솔루션 포함), 5G+ 기술의 영향을 받는 프로페셔널 및 운영 서비스 및 프로젝트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러한 솔루션들은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자사 운영을 디지털화하기 위한 인프라 기반을 구축할 때 5G+ 사용을 최적화하도록 돕는다. 5G와 관련 기술의 융합과 상호 작용은 광범위하게 적용돼 확실한 미래를 실현할 수 있는 근간이 될 것이다.

SPE 앞세워 전략적 탄력성 지원하는 5G+

우리나라 정부는 올해 '디지털 뉴딜'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총 58조2천억원을 투자해 경제, 사회 전반의 디지털 대전환을 가속화하고, 약 9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따라서 디지털을 선도하는 산업이든, 여전히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는 산업이든 물리적 산업들은 앞으로 몇 년간은 더 많은 ICT 투자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지 더 빠른 속도와 큰 규모로 최대한의 이점을 얻으려면, 안전성•생산성•효율성(Safety, Productivity, Efficiency, 이하 SPE)을 높이면서도 디지털 역량을 제고할 수 있도록 5G+ 기술을 최적화해 사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5G+ SPE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도대체 무엇이 수반되어야 할까? 증강현실과 머신러닝(이하 AugI/ML)을 5G+ 지원기술(enabler)로 해 제조 환경 내에 적용해 보자.

첫째, 안전성 개선으로 이는 안전 관련 사고의 감소를 측정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 정의를 전제로 살펴보면, AugI/ML을 사용하는 공장에서는 지능형 비디오 센서와 결합한 후 5G의 빠른 처리를 통해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이를 감지해 작업자와 장비의 안전 개선이 가능해 진다.

둘째, SPE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인인 생산성 향상을 볼 때 동일한 자산을 기반으로 생산되는 상품 또는 서비스 양의 증가가 가능하다. AugI/ML 시스템을 사용하면 공장에서 특정 시장 수요에 대한 예측이 가능함으로 예측 운영은 물론, 응답 시간 단축 및 조직의 운영 능력 극대화가 가능하다. 또한 AugI/ML은 제품 및 시스템 설계를 최적화 해줌으로써, 대량 맞춤제작을 가능하게 하고, 운영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게 해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효율성 제고를 보면 결과물을 산출하는 과정에서 소비되는 자원(Resource)의 수를 줄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AugI/ML로 구동되는 혁신적인 센서 기술은 공장에서 기계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이를 감지할 수 있고 영상 분석을 통해 발생 가능한 품질 문제를 미리 경고해 자원 낭비를 방지하고, 공장 운영을 실시간으로 제어해 가지고 있는 재고를 최소화함으로써 예기치 않은 운영 중단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SPE 효과를 얻게 되면 보다 적은 비용으로 더 빠른 속도와 더욱 큰 규모를 통해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5G 지원기술이 향상된 운영 유연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한, 5G를 겨냥해 만든 NaaS 비즈니스 모델이나 네트워크 중복구성 개선은 물론 디지털 가속화 툴로 구동되는 향상된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등도 SPE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핀란드 오울루에 위치한 노키아 스마트팩토리는 E2E 5G 네트워크 및 클라우드 자동화와 같은 5G 지원기술이 어떻게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플랫폼 등을 향상시키는 지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보여준다. 국내에서도 노키아는 크레인 성능 및 운영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항만과 같은 분야의 프라이빗 무선 네트워크 등 여러 지원기술의 확산을 돕고 있다.

물리적 산업에서 5G+ 기반 SPE 효과

5G+, 산업의 뉴노멀을 정의하다

지난해 코로나19 초기만 해도 국내 기업들의 ICT 지출은 전반적으로 감소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기술로 5G는 오히려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이는 국내 산업들이 팬데믹에 점차 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충분히 예견된 일이라 생각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IT 지출은 반등하기 시작했으며, 5G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하는 지역도 점차 확대되는 중이다. 이미 우리는 대규모 5G+ 채택을 위한 주요 변곡점에 도달한 셈이다.

뉴노멀로의 여정

지역 경제가 뉴노멀 시대에 적응해 점차 안정화되면, 대규모의 5G+ 구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러한 기술의 저변이 확산되면서 ICT 투자도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것이 현재 한국 산업에 일어나는 놀라운 대반전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업계의 광범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주도해 왔거나 아직은 뒤쳐졌지만 쫓아오고 있는 물리적 산업이 이 반전을 앞으로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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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의 진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국 경제가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나고, 5G 구축이 더욱 확산되기 시작하면, 우리나라 모든 산업도 ICT 투자 계획을 더욱 구체화해야 한다.

단, 국내 산업 및 기업들이 5G 조기 채택을 통해 SPE를 실현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5G+가 대규모로 채택되기 시작하면 그 이점은 더욱 명백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분명 미래 경제와 GDP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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