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진의 Newtro] 티맵 유료화? 제로레이팅 서비스 중단

방송/통신입력 :2021/03/19 17:04    수정: 2021/03/19 17:05

최근 티맵이 무료서비스를 끝내고 유료화를 한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이용자들의 오해를 받고 있습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유료화가 아니라 4월부터 제로레이팅(Zero Rating)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입니다. 여전히 티맵 서비스 자체는 무료입니다. 그럼 왜 유료화란 얘기가 나오는 것일까요?

티맵은 자동차에 내장됐거나 별도의 설치를 해야 하는 내비게이션이 메모리에 내장된 정보를 통해 경로를 알려주는 것과 달리,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해 최단 시간 경로를 알려주는 서비스입니다. 보통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해 사용합니다.

T맵의 ‘어린이 보호경로’ 서비스(사진=SK텔레콤)

서비스 형태가 이렇다보니 자연히 교통정보 등을 가져올 때 데이터를 사용해야 합니다. 그동안 SK텔레콤은 티맵 서비스를 제공할 때 사용되는 데이터 사용량을 차감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걸 제로레이팅 서비스라고 합니다. 콘텐츠 사업자가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통신사와 제휴해 데이터 비용을 면제해 주는 제도입니다.

SK텔레콤이 콘텐츠 사업자이면서 통신사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동안 이용자 편의를 위해 티맵에 사용되는 데이터를 차감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티맵을 서비스하는 티맵모빌리티를 별도의 회사로 분사시키면서 상황이 애매해졌습니다. 계열사 서비스에 데이터 비용을 받지 않을 경우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통신사가 자사 계열사에게는 데이터 비용을 받지 않으면서 경쟁사나 중소사업자에게만 데이터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중소업체나 스타트업은 제로레이팅 서비스를 반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기업이나 그 계열사처럼 이를 감당할 만한 자본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SK텔레콤이 티맵모빌리티를 분사시키면서 유료화를 결정한 것도 이런 고민의 결과입니다. 또 티맵으로 사용되는 월 평균 데이터 이용량이 48MB 정도로 크지 않다는 것도 고려사항이었습니다. 티맵 이용이 많은 택시기사의 월 평균 데이터도 85MB 정도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으로 LTE 가입자의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9.52GB, 5G는 26.05GB입니다. LTE와 5G 가입자 월 평균 사용량의 198분의 1, 542분의 1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티맵모빌리티는 이러한 유료화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데이터 무료화를 고집하고 싶었겠지만 공정거래법 준수가 발목을 잡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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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티맵은 SK텔레콤이 서비스를 시작한 2002년부터 무료 서비스로 제공돼 오고 있고 아직까지 수익은 미미한 편입니다. 그럼에도 투자를 지속해왔고 무료 서비스 대상도 SK텔레콤 가입자에서 통신 3사로 확대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새 출발하는 시점에 이런 논란이 티맵모빌리티에게는 나름 억울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