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원하면 AWS부터 엣지까지"...IBM의 파격 클라우드 전략

컴퓨팅입력 :2021/03/05 11:24    수정: 2021/03/05 11:25

IBM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하면서, 고객이 원한다면 어떤 인프라 환경에서도 'IBM 클라우드'를 서비스 형태(As-a-Service)로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꺼내들었다.

IBM 클라우드가 올라갈 수 있는 인프라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구글클라우드 같은 경쟁 업체의 퍼블릭 클라우드도 포함시켰다. 여기에 더해 고객 데이터센터 내 프라이빗 클라우드, 전통 온프라미스, 엣지 단말기까지 가능한 모든 인프라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IBM은 지난 10여 년간 클라우드 시장 경쟁에서 AWS와 MS 애저에 밀려 고전해왔다. 이제 서비스형 인프라(IaaS) 중심의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경쟁에서 벗어나, 게임의 룰을 바꾸고 더 큰 시장을 개발해 나가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IBM 퍼블릭 클라우드, 어디에서나 사용"...새틀라이트 정식 출시

IBM은 지난 1일(현지시간) 홈페이지 뉴스룸을 통해 모든 인프라 환경에서 클라우드를 실행할 수 있는 IBM 클라우드 새틀라이트를 정식버전(GA)으로 출시했다고 밝혔다. (☞관련링크)

IBM에 따르면 새틀라이트는 퍼블릭 클라우드, 프라이빗클라우드, 온프레미스, 엣지 등 어떤 인프라 환경에서도 IBM 클라우드를 실행할 수 있는 서비스형 클라우드 플랫폼이다. 새틀라이트를 이용하면, 기업은 클라우드를 여러 위치에 분산할 수 있다. 클라우드 운영과 관리는 IBM이 책임진다.

기업이 데이터를 저장한 곳에 바로 클라우드를 도입할 수 있다는 점이 새틀라이트의 강점이다.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인프라 선택에 제한을 받고 있다. 데이터보호 관련 규제를 준수해야 하는 금융, 의료, 통신 분야 기업뿐 아니라, 일반 기업들도 레이턴시(지연시간)에 민감한 서비스나 미션크리티컬한 서비스의 경우 퍼블릭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게 어렵다.  따라서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파워풀한 데이터분석 툴이나 인공지능·머신러닝 툴을 활용하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새틀라이트로 엣지 단말이나 온프라미스에서도 클라우드 작동이 가능해지면서, 기업들이 데이터가 위치한 곳에서 바로 클라우드의 혜택을 누리고 일관성 있는 애플리케이션 운영이 가능하다는 게 IBM의 설명이다.

IBM 새틀라이트 구도조(이미지=한국IBM)

또, 모든 인프라에서 클라우드에 대한 운영을 IBM이 책임진다는 점도 회사가 강조하는 포인트다. 

여러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구축, 배포, 관리하다보면 복잡성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기존 분산 클라우드의 한계이기도 하다. 이와 달리 새틀라이트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운영, 거버넌스, 개선을 IBM이 책임지기 때문에 모든 환경에서 일관된 보안성, 개발자 서비스 및 가시성이 유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즉, 모든 인프라에서 'IBM 퍼블릭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셈이다.

한국IBM 클라우드 플랫폼 리더 표창희 상무는 최근 열린 IBM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관련 온라인 간담회에서 새틀라이트를 소개하며 "엔터프라이즈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어떤 인프라 환경에서도 데이터 활용을 극대화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새틀라이트는 기업이 원하는 어떤 인프라에서도 민첩한 앱 구동, 강력한 보안환경, 일관성 있는 운영을 제공한다"고 했다.

또 "새틀라이트는 기존 분산 클라우드가 가지고 있던 보안, 운영 가시성, 데이터 레이턴시 문제를 제거해서 기업이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에 속도를 낼 수 있게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새틀라이트가 가장 효과를 볼 수 있는 산업으로는 통신, 의료 분야를 주목하고 있다.

표 상무는 "미션크리티컬하고, 실시간 센서 수집이 되면서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하는 데 새틀라이트가 많이 쓰일 것으로 보인다"며 "엣지 컴퓨팅이 중요한 통신분야가 대표적이고 의료 분야에서도 센서를 활용한 환자 모니터링이나 원격 관리에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IBM의 클라우드 전략은?..."개방형 플랫폼 만이 살 길"

IBM은 최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보다 크게 성장할 영역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동안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경쟁사에 밀려 고전해 왔던 IBM입장에서는 게임의 룰을 바꿀 기회이기도 하다. 

IBM은 클라우드로 디지털혁신을 가속하려는 엔터프라이즈 기업들의 IT 환경을 살펴보면 여전히 대다수의 애플리케이션은 클라우드가 아닌 인프라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보고있다. 클라우드가 더 확산되려면 퍼블릭뿐 아니라, 프라이빗, 엣지까지 지원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대세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게 IBM 측 판단이다.

IBM은 아직 80%의 엔터프라이즈 워크로드에 대한 클라우드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이미지=한국IBM)

표창희 상무는 "20%의 애플리케이션만 클라우드로 전환됐고 미션크리티컬한 80%의 애플리케이션은 아직 클라우드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업무 특성에 따라 퍼블릭, 프라이빗, 온프레미스에 각각 존재해야 하는 워크로드가 들이 있다는 의미"라며 "결국 하이브리드 환경으로 가야하고, 클라우드를 포함해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기업이 진정 원하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엔드 투 엔드로 통합 제공하는 것이 IBM의 클라우드 전략이다"고 강조했다.

IBM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올인을 선언하면서, 개방형 플랫폼으로 비즈니스 중심을 확실히 옮겨가는 모습이다. 기술적으로는 IBM이 인수한 레드햇의 오픈시프트를 적극 활용 하고 있다.

표 상무는 "개방형 플랫폼이란 한 번의 개발하면 어디든지 배포 가능하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도 있으며 퍼블릭·프라이빗·온프레미스 어디서든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개방향 설계 덕분에 경쟁 업체인 AWS, MS 애저, 구글클라우드를 통해 'IBM 클라우드'를 제공하겠다는 과감한 제안도 가능해졌다.

그는 "개방형 플랫폼이 아니면 클라우드 사업자에 락인(종속)될 수 밖에 없다"며 "IBM이 '오픈 하이브리드 플랫폼'을 강조하는 이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