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완성차 업계에서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차원의 주행보조(ADAS)가 등장했다.
기존 주행보조는 앞 차와의 간격을 자동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중앙을 유지시켜주는 장치 등으로 구성됐지만, 올해 새롭게 나온 주행보조는 차선을 자동으로 바꿔주는 방식이 추가됐다.
지디넷코리아 ‘조재환의 카테크’는 올해 선보였던 다양한 자동차 관련 기술 중 세 번째로 테슬라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과 현대차그룹 ‘HDA2’의 경쟁을 뽑았다.
지난해 12월 28일 국내 도입된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
테슬라는 지난 2018년 10월 26일 북미 지역에 ‘내비게이트 온 오토파일럿(Navigate on Autopilot)’이라는 새로운 주행보조 기술을 적용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배포했다.
‘내비게이트 온 오토파일럿’의 가장 큰 특징은 내비게이션 연동이다. 원하는 목적지를 설정하고 난 후, 간선도로나 고속도로에 진입하면 차량이 알아서 차선변경 하거나 추월 가속을 할 수 있다. 만약 목적지와 가까운 간선도로 및 고속도로 출구가 보이면, 차량 스스로 해당 출구까지 차선 변경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같은 기능은 한 때 북미 지역의 전유물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강했다. 하지만 이 예측을 깨고 국내 에도 ‘내비게이트 온 오토파일럿’을 쓸 수 있게 됐다.
‘내비게이트 온 오토파일럿’은 우리나라에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적용됐다. 국내 테슬라 소비자들에겐 거의 연말 선물이나 다름없었다. 또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주행보조 기술인 ‘HDA2’보다 일찍 적용된 것도 특징이다.
사실상 올해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한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은 총 세 종류의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이 있다. 크게 마일드, 보통, 매드맥스(MAD MAX) 등으로 나눠진다.
차량이 차선 변경 여부를 물으면, 운전자가 방향지시등 작동을 통해 허가할 수 있다. 또 차량 스스로 운전자의 허가 없이 자동차선변경을 할 수 있다. 테슬라에서는 안전을 위해 운전자가 차선변경을 허용하는 시스템을 설정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하고 있다.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은 완전 자율주행으로 향하는 테슬라의 예고편과 다름없다. 테슬라는 향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일반도로에서도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변경할 가능성이 크다.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의 단점은 있다. 도로가 혼잡할 경우, 제 때 차선변경할 타이밍을 잘 못잡아주는 것이 흠이다. 아직까지 현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은 완전 자율주행이 아닌 주행보조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동 차선 변경 어려웠던 HDA2, GV70부터 쉬워져
현대차그룹의 HDA2는 기존 HDA와 달리 방향지시등을 활용한 자동 차선변경이 가능하다.
HDA2는 올해 출시된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에 주로 적용됐다. 가장 먼저 HDA2가 탑재된 차량은 제네시스 GV80이다. 이후 3세대 G80과 GV70등에 나란히 탑재됐다. G70 페이스리프트와 나머지 현대기아차 소속 브랜드 차량은 HDA2 기능을 갖추지 않았다.
HDA2의 자동 차선 변경 기능 원리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자동 차선 변경 기능과 비슷하다. 실선 구간을 지나갈 때는 자동 차선 변경을 할 수 없고, 자동 차선 변경 시 후측방 충돌이 염려될 경우 해당 기능을 취소할 수 있다. 차량 뒷쪽에 장착된 레이더 센서 덕분이다.
GV80 출시 당시 HDA2는 상당히 어설픈 구조의 자동 차선 변경 구조를 갖고 있었다. 방향지시등을 반쯤 내리고 스티어링 휠을 잡아야 자동 차선 변경이 가능한 것이다. 보통 방향 지시등을 끝까지 내려 자동 차선 변경하는 기존 수동운전 방식과 많은 차이가 있었다. 이 방식은 3세대 G80에 똑같이 적용됐다.
어설픈 구조의 HDA2는 이달 초 공개된 제네시스 두 번째 SUV GV70부터 개선됐다. 방향지시등을 끝까지 내린 상태에서도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GV70이 상위급 GV80보다 더 좋은 주행보조 장치가 달린 것이 다름없다.
HDA2와 테슬라 오토파일럿 차이점은 존재한다. 테슬라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처럼 스스로 알맞는 간선도로와 고속도로 출구를 찾아갈 수 있는 기능은 없다. 또 스스로 추월 가속을 할 수 있는 기능도 없다. 오로지 100% 운전자의 명령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기능이다.
게다가 현대차그룹은 아직까지 HDA2의 기능을 순차적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할 수 있는 구체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이는 테슬라와 비교될 수 있는 부분 중 하나다.
현대차는 앞으로 ‘HDP’를 통해 테슬라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 등과 경쟁할 방침이다.
2022년 도입될 예정인 HDP는 ‘Highway Driving Pilot(하이웨이 드라이빙 파일럿)’의 약자다. 고속도로나 간선도로 등에 진입을 하게 되면 차량이 스스로 운전자 대신 자동 조향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즉 운전자는 전방 주시를 잘하고 만일에 생길 돌발상황을 잘 대응하면 된다.
자율주행 아닌 주행보조...운전자 주행 책임 있어
테슬라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과 현대차그룹 HDA2는 자율주행이 아닌 주행보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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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스템의 공통적인 부분은 항상 스티어링 휠(핸들)을 잡아야 한다는 안내를 내보낸다는 점이다. 만약 운전자가 이 경고를 무시하게 되면 테슬라는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오토파일럿 주요 기능을 해제시킨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일시적으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해제시키고 속도를 줄이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아직까지 완전한 자율주행차가 출시되려면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돌발상황을 감지할 수 있는 5G 시스템이 보편화돼야 안전한 자율주행차 이용이 가능할 수 있다. 이 전까지는 항상 운전자는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과 HDA2 활용 시 사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의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