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햇은 왜 센트OS 리눅스를 버렸나

익명의 전현직 레드햇 임원 "IBM 합병전부터 사업적 이유로 논의"

컴퓨팅입력 :2020/12/22 10:40    수정: 2020/12/22 14:03

이달초 레드햇이 RHEL의 리빌드인 '센트OS 리눅스'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신 RHEL 마이너 업데이트의 프리뷰에 해당하는 '센트OS 스트림'에 집중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오픈소스 커뮤니티는 배신행위라며 레드햇과 IBM에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다. 이같은 레드햇의 결정은 모기업 IBM과 상관없이 회사 내부의 사업적 이유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에 따르면, 익명의 레드햇 임원은 "그 결정은 IBM과 한 게 아니며, 2018년 가을 합병 발표 전에 논의되고 있던 것"이라며 "두가지 내부적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엔지니어링과 영업이 줄곧 각자의 포트폴리오에 센트OS의 위치를 정하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센트OS를 업스트림으로 전환한다는 생각은 2014년 짐 페린이 브라질에서 열린 FISL 강연에서 가능성을 얘기하면서 시작됐다"며 "그 결과는 센트OS 스트림으로 가는 길의 시작이었던 센트OS 스페셜인터레스트그룹(SIG)"이라고 덧붙였다.

짐 페린은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수석프로그램 관리자이며, 전 레드햇 개발자이자 센트OS 이사회 멤버다.

또, 레드랫의 전 임원은 "센트OS가 매출을 장악하고 있었다"며 "고객의 인식은 '(센트OS가) 레드햇 제품이고 RHEL의 복제품이므로 사용하기 좋다'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지 않고, 센트OS는 2등급 사본"이라며 "이번 결정은 센트OS에서 올 더 많은 손실을 막기 위한 100% 방어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센트OS는 레드햇엔터프라이즈리눅스(REHL)의 복제(clone)으로 여겨진다. 레드햇이 RHEL 새버전을 공개하면 센트OS의 새버전이 RHEL과 거의 동일한 코드로 한달 내외로 따라나왔다. 센트OS는 기업 현업시스템에서 사용하기 적합한 안정화된 리눅스 배포판이면서, 레드햇의 서브스크립션 구매 없이 무료로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인기를 끌었다.

디즈니, 고대디, 랙스페이스, 토요타, 버라이즌 등 유수의 대형 기업이 센트OS를 사용중이며, 제너럴일렉트릭, 리버베드, F5, 주니퍼네트웍스, 포티넷 등이 센트OS 기반의 제품을 판매중이다. 이들은 레드햇에 어떤 비용도 지불하지 않는다. 센트OS 소유자인 레드햇에게 이같은 대규모 센트OS 이용자는 매출을 일으키지 않는 고객이면서 RHEL의 잠재매출을 크게 갉아먹는 존재다.

레드햇은 센트OS의 RHEL 자기잠식 우려를 공개적으로 내비치지 않는다. 센트OS 스트림으로 전환한다는 발표에도 사업적 이유 언급은 없다. 소프트웨어 개발 영역이

크리스 라이트 레드햇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해 9월 센트OS스트림을 소개하면서 "개발자들이 코드에 더 빨리 접근하길 요구하고, 더 광범위한 파트너와 더 개선되고 투명한 협업을 요구했다"며 "그리고 새로운 RHEL 버전의 방향에 영향을 주길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크리스 라이트는 "센트OS 스트림이 해결하고자 하는 건 바로 이런 기회"라고 덧붙였다.

센트OS

레드햇은 센트OS 스트림에 대해 'RHEL' 코드를 더 개방적이고 연속적인 개발 프로세스 안으로 집어넣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페도라 리눅스가 RHEL의 먼 미래를 사전점검하는 역할이라면, 센트OS 스트림이 RHEL의 가까운 미래를 앞당겨 보는 역할이라고 한다.

페도라 리눅스의 오랜 컨트리뷰터이자 레드햇의 수석 커뮤니티아키텍트인 카스텐 웨이드 센트OS 이사회 멤버는 "RHEL 자체의 개발은 여전히 레드햇 방화벽 안에서 폐쇄적으로 이뤄진다"며 "이는 거의 20년간 이어졌고, 오픈소스 개발 생태계에 이는 중요하고 종종 고통스러운 차이였다"고 설명했다.

카스텐 웨이드는 "(센트OS 스트림은)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장으로 안내한다"며 "프로젝트의 초점을 센트OS 스트림으로 옮기는 것은 몇가지 주요한 방법으로 개방성의 격차를 메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레드햇은 센트OS의 위치를 RHEL 다운스트림에서 업스트림으로 이동해 페도라와 RHEL 사이에 존재하는 개발과 기여의 격차를 메운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설명도 맞다. RHEL은 레드햇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이며, 레드햇에서 공개하기 전까지 그 코드를 외부에서 볼 수 없다. 현 레드햇 CEO인 폴 코이어는 과거 "레드햇은 오픈소스 회사가 아니라 엔터프라이즈 제품을 만드는 소프트웨어 회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때문에 센트OS 스트림이란 존재를 이용해 RHEL의 개발 방향을 외부에 사전 공유하고, 변화에 대비하도록 한다는 레드햇의 강변은 개방성 측면에서 설득력을 갖는다.

크리스 라이트 CTO는 또 "센트OS 스트림은 RHEL의 커널과 기능 측면에서 다음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롤링 프리뷰'고, 오늘날 컨테이너화된 클라우드 네이티브 IT 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다"며 "페이스북은 이미 수백만대의 서버를 센트OS 스트림 파생 리눅스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센트OS 스트림은 센트OS 리눅스의 대체가 아니라  오히려 엔터프라이즈 리눅스 혁신을 촉진하려는 프로젝트의 목표를 달성하는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다음 단계"라고 강조했다.

최근의 IT 인프라는 리눅스를 대부분 사용한다. 또 애플리케이션은 컨테이너 기반의 마이크로서비스 구조로 만들어진다. 몇년을 주기로 시스템을 전면교체하지 않고, 만들어놓은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을 조금씩 변경해가며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CI/CD'가 일반화되고 있다. 때문에 시스템 OS의 갑작스러운 변화는 운영중인 인프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레드햇은 기업의 IT인프라에 RHEL이 쓰이고, 그 RHEL을 더 예측가능한 OS로 만들기 바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센트OS 스트림으로 전환 결정에 대한 내막이 현직 레드햇 임원의 발언에서 나타난다.

마이크 맥그레스 레드햇 리눅스엔지어링 부사장은 IT프로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센트OS 자체가 레드햇에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예를 들어 레드햇이 설정한 커뮤니티인 페도라는 커뮤니티의 양방향 참여가 많지만, 센트OS는 안타깝게도 항상 사용자 커뮤니티였기 때문에 기여모델이 대부분 일방통행이었다"고 말했다.

레드햇의 발표 후 오픈소스 진영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센트OS 공동창립자인 그레고리 커처는 새로운 RHEL 클론인 '록키리눅스(Rocky Linux)'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클라우드리눅스는 센트OS 클론 개발에 연간 백만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y콤비네이터의 해커뉴스에서 한 이용자는 "만약 사업을 운영하려 10년 지원 약속에 기반한 센트OS 8을 배포하려 생각했다며, 당신은 지금 완전히 뒤틀렸다"며 "그것을 레드햇도 알고 있고, 설탕으로 코팅하지 말자, 그들은 우리를 배신했다"고 적었다.

레딧의 리눅스 공간에서 한 이용자는 "우리는 센트OS 4 이래로 최신 센트OS 버전까지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기반했다"며 "우리의 대표 제품은 센트OS 8에서 운영중이고, 2029년 5월31일로 약속된 수명에 베팅했다"고 밝혔다.

레드햇의 한 관계자는 "센트OS FAQ를 살펴보라"며 "거기에 정확하게 설명돼 있다"고 말했다.

센트OS FAQ는 "센트OS 리눅스는 레드햇에서 지원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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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센트OS 리눅스는 레드햇 리눅스가 아니고, 페도라 리눅스도 아니며,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도 아니다"라며 "센트OS 리눅스는 레드햇 리눅스, 페도라, RHEL을 포함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어 "센트OS 리눅스는 RHEL의 클론이 아니며, 레드햇에서 제공하는 공개적으로 사용가능한 소스코드로 만들어지고, RHEL와 완전히 다른 빌드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