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은 신축년(辛丑年)으로 흰 소띠 해다. 재계에도 목표를 향해 우직하게 전진해나가는 소(牛)띠 가운데 국내 상장사 지분을 5% 넘게 보유한 증시 ‘큰 손’은 80명에 달하고, 이중 60명 정도는 주식재산이 100억원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개별 상장사에서 5% 지분 보유한 소띠 주주 및 주식평가액 조사’에서 도출된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이번 소띠 주주는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 등에서 밝힌 출생년도를 기준으로 1937년·49년·61년·73년·85년 출생자를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 개별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개인 주주는 총 1천850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81명(4.4%)이 소띠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연도별로는 2021년에 환갑을 맞는 1961년생이 4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49년생 19명, 1973년생 11명, 1937년생 5명으로 나타났다. 1985년생도 4명 있었다.
5% 이상 지분을 가진 소띠 주주 81명 가운데 이달 15일 종가 기준으로 주식평가액이 100억원 넘는 주식부자는 63명이고, 이중 12명은 주식가치만 해도 1천억원을 넘어섰다.
주식평가액이 5천억원이 넘는 기업가 중에서는 디스커버리로 잘 알려진 에프앤에프 김창수 대표이사(5천877억원)가 가장 먼저 꼽혔다. 2차전지 생산 업체 천보 이상률 대표이사(5천810억원), 김상헌 동서최대주주(5천330억원)도 있었다.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은 2천777억원규모 주식을 보유했다.
1천억원대 주식재산을 보유한 소띠 경영자는 IT전문기업 더비즈온 대표이사, 정영배 아이에스시 대표이사, 이한용 풍국주정공업 대표이사, 다나와 최대주주 성장현 이사회 의장, 박찬 오이솔루션 부회장,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이사 등으로 조사됐다.
주식평가액이 500억원 이상 1천억원 미만인 소띠 기업가는 9명으로 조사됐다. 화승그룹 현승훈 회장의 차남 현석호(1973년) 부회장 912억원, 파트론 김종구(1949년) 회장 816억원, 라이온켐텍 박희원(1949년) 회장 735억원, 우주일렉트로닉스 노영백(1949년) 대표이사 702억원으로 700억원이 넘는 주식가치를 보였다. 1985년생 소띠 중에서는 브이티지엠피 정철(1985년) 대표이사가 699억원의 주식평가액을 보이며 30대 소띠 기업가 중에서는 최고의 주식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973년생 40대 소띠 중 100억원 넘는 주식가치를 보인 경영자는 현대공업 강현석 대표이사 436억원, 레이 이상철 대표이사 323억원, 한국수출포장공업 허정훈 사장 318억 원, 예선테크 전춘섭 대표이사 251억원, 디딤 이범택 대표이사 243억천원, 젠큐릭스 조상래 대표이사 193억원 등이 포함됐다.
1985년생 중에서는 경농 이용진 사장 398억원, 아이엘사이언스 송성근 대표이사 181억원도 주식재산 100억 클럽에 가입한 소띠 CEO급인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소띠 해를 맞는 회장급으로는 에스제이엠 김용호·안국약품 어준선 회장(각 1937년)을 비롯해 대교 강영중·한미글로벌 김종훈·세아 이순형·사조 주진우 회장(각 1949년), 이수 김상범·에넥스 박진규 회장·파라다이스 전필립·현대코퍼레이션 정몽혁 회장(각 1961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에이치디씨(HDC) 그룹 정몽규 회장도 1962년생이지만 1월 14일에 태어나서 음력으로 할 경우 소띠 기업가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 회장은 HDC와 HDC아이콘트롤스 보유 주식으로 이달 15일 기준 주식평가액은 2천698억원 상당으로 집계됐다.
1973년생 중 오너급으로는 동원그룹 김남정 부회장이 소띠여서 2021년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김 부회장은 김재철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차기 동원그룹 회장직을 승계할 것이 유력시 된다. 삼천리 이만득 명예회장의 형 故 이천득 부사장의 장남 삼천리 이은백 사장, 김희철 동양물산기업 회장의 장남 국제종합기계 김태식 부사장, 서희그룹 이봉관 회장의 장녀 서희건설과 유성티엔에스 이은희 부사장 등도 40대 소띠 기업가인 것으로 확인됐다.
1985년생 중에서는 한화 김승연 회장의 차남 한화생명 김동원 전무가 내년 소띠 해를 맞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창해에탄올 임성우 회장의 장녀 보해양조 임지선 사장, 보령제약 김은선 회장의 장남 보령홀딩스 김정균 대표이사 등도 2021년 소띠 해를 맞는 30대 오너가에 속했다.
■사장급 이상 소띠 152명(9.3%)…삼성전자 고동진·SK이노 김준 대표이사 등
앞서 조사와 별도로 2020년 반기보고서 기준 1000대 상장사에서 출생년도 기준으로 사장급 이상 중 소띠는 152명(9.3%)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 152명 중 100명(65.8%)은 1961년생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적인 1961년생 전문경영인 소띠 기업가로는 삼성전자 고동진 대표이사를 비롯해 미래에셋대우 최현만 수석 부회장, GS리테일 허연수 부회장, 신영증권 원종석 부회장, LG디스플레이 정호영 사장,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 사장, GS홈쇼핑 김호성 사장, 셀트리온 기우성 대표이사, KTB증권 최석종 대표이사, LG이노텍 정철동 사장 등도 내년에 환갑을 맞는 소띠 경영자로 파악됐다. 최근 대표이사로 선임된 임존종보 (Rim John Chongbo) 삼성바이로직스 대표이사 사장도 1961년생 소띠에 해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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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생 중에서는 네오위즈 문지수 대표이사, 동남합성 박미령 대표이사, 조광피혁 이연석 대표이사, 위스콤 구영일 대표이사 등이 소띠에 해당하는 CEO급 경영자로 조사됐다. 1985년생 중에서는 신영와코루 이성원 사장도 청년 소띠에 해당됐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경영학 관점에서 소(牛)의 특성을 지닌 인재는 평소에 근면함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자신의 일을 묵묵히 수행해나가고 조화롭게 잘 지내면서도 위기를 극복하려는 끈질긴 투지력을 강하게 보인다”며 “2021년에는 소띠 기업가들이 예측 불가능한 변화의 흐름에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돌파해 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