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주식, 올해 3.6兆 늘어…카카오 김범수는 2배↑

국내 50대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분석…"내년 주식 1위는 이재용"

디지털경제입력 :2020/12/08 12:28    수정: 2020/12/08 12:29

국내 50대 그룹 총수 중 올 1월 초 대비 12월 초 기준 주식재산 상승률이 가장 컸던 주인공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 의장의 주식평가액은 올 연초 때보다 배(倍) 이상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3조6천억원 이상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50大 그룹 총수의 2020년 1월 초 대비 12월 초 주식재산 증감 현황 분석’ 결과에서 도출됐다고 8일 밝혔다. 조사 대상에는 총수는 아니지만 이건희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2명도 포함해 총 52명이다. 

52명의 그룹 총수 중 39명이 상장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9명의 총수의 올 1월 2일 기준 전체 주식평가액은 57조6천150억원이었는데, 12월 2일에는 67조1천913억원으로 9조5천695억원(16.6%) 증가했다. 그룹 총수 20명은 1년 새 주식재산을 더 불렸다.

연초 대비 12월 초에 지분가치가 가장 크게 증가한 인물은 이건희 전 회장이었다. 이 회장은 올 초 주식재산이 17조3천800억원이었는데 12월 초에는 21조397억원으로, 3조6천597억원(21.1%) 높아졌다.

김범수 의장 주식평가액은 1조9천68억원에서 4조6천627억원으로 2조7천560억원이 상승했다. 1월 초 대비 12월 초 주식평가액 상승률로만 놓고 보면 김 의장이 144.5%로 50대 그룹 총수 중 1위를 차지했다.

정의선 회장 주식재산은 올해 들어 1조원 이상 늘었다. 2조2천268억원에서 3조2천920억원으로 1조651억천원(47.8%) 증가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상황에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꾸준히 매입한 데 따른 효과로 분석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9천351억원(1월 초 7조2천760억원→12월 초 8조2천111억원),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 8천507억원(3조8천630억원→4조7천137억원)이 늘어나며 그룹 총수 중 주식평가액 증가 상위 5위권에 포함됐다.

반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주식재산이 1조3천억원 이상 줄었다. 서 회장의 주식가치는 1월 초 4조9천976억원에서 12월 초 3조6천352억원으로 1조3천624억원(27.3%↓) 하락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주식가치는 2천716억원(3조3천483억원→3조767억원) 이상 감소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은 올해 주식을 자녀에게 상속하면서 규모가 40% 이상 축소됐다. 이명희 회장은 1조1천624억원에서 6천745억원으로 4천879억원(42%↓)이나 내려앉았다. 조 회장도 5천353억원이던 주식가치가 2천485억원으로 2천868억원(53.6%↓)으로 줄었다.

올 12월 초 기준으로 주식재산 1조원 이상인 총수는 13명으로 조사됐다. 이건희 전 회장이 21조원 이상으로 국내 1위를 차지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8조2천억원 이상으로 2위였다. 이어 3위 정몽구 명예회장, 4위 김범수 의장, 5위 서경배 회장 순으로 나타났다.

 6~10위에는 각각 정의선 회장, 최태원 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2조6천15억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구광모 LG 회장(2조180억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1조7천378억원), 정몽준 현대중공업 아산재단 이사장(1조1천808억원), 이재현 CJ 회장(1조695억원)도 뒤를 이었다. 

이중 김범수 의장은 비상장 회사 지분 가치까지 합산할 경우 비공식적으로 주식부자  2위에 올랐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 주식을 1천250만주 이상 갖고 있는데 약 4조6천억원 규모다. 비상장사인 케이큐브홀딩스도 카카오 지분을 3조7천억원 상당 수준으로 보유 중이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 의장이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회사다. 두 지분을 합치면 8조3천701억원 수준이다.

아울러 조사 대상 39명이 보유한 주식종목은 112곳으로 집계됐다. 두산퓨얼셀은 올 1월 2일 기준 보통주 1주당 종가 8천800원에서 12월 2일 4만6천400원으로 427.3% 상승했다. 두산중공업도 162.7%(5730원→1만 5050원) 올랐다. 이어 SK디스커버리(152.7%), 셀트리온헬스케어(147.9%), 카카오(144.6%), 두산솔루스(139.7%), 효성중공업(133.1%), 코오롱글로벌(110.8%), 키다리스튜디오(103.7%) 등의 주가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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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중에서는 카카오 주식종목 보유자가 웃었다. 그룹 총수가 보유한 100개가 넘는 주식종목을 100주씩 모두 동일하게 보유했을 경우, 카카오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는 올 1월 2일 종가 기준 1천525만원이던 것이 12월 초에는 3천730만원으로 1년 새 2천200만원 이상 차익을 올린 것으로 계산됐다. 이어 CJ제일제당(1천145만원)와 네이버(1천만원)도 1천만원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일선 소장은 “올해는 1년 내내 코로나19 속에 국내 그룹 총수 중 김범수 의장과 서정진 회장의 주식가치가 빛을 발휘했다”며 “내년에는 이건희 회장이 지켜오던 주식부자 1위 자리를 이재용 부회장이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