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속도낸다…재생에너지·수소·에너지IT 집중 육성

4대 정책방향·10대 추진과제…'新경제·사회구조' 구축에 방점

디지털경제입력 :2020/12/07 13:19    수정: 2020/12/07 16:28

정부가 '2050 탄소중립(Net Zero·넷제로)' 달성을 위해 경제구조 모든 영역에서 저탄소화를 추진한다. 재생에너지·수소·에너지정보기술(IT) 등 3대 에너지신산업을 육성하고, 탄소중립 생태계로의 전환 지원을 위한 통합기금도 새로 조성한다.

정부는 7일 개최한 제22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확정된 탄소중립 추진전략은 4대 정책방향과 10대 추진과제로 구성됐다.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삶의 질 향상이 가능한 신(新)경제·사회구조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4대 정책방향은 경제구조의 저탄소화, 신유망 저탄소 산업생태계 조성, 탄소중립 사회로의 공정전환,  탄소중립 제도적 기반 강화다. 추진과제는 ▲에너지전환 ▲고탄소산업 ▲미래 모빌리티 ▲도시·국토 ▲신유망산업 ▲혁신생태계 ▲순환경제 ▲신산업 체계로의 편입 ▲지역중심 ▲국민인식 ▲배출권거래제 ▲녹색금융 ▲연구·개발(R&D) ▲국제협력 등에 초점을 맞췄다.

사진=Pixabay
탄소중립 추진전략의 정책방향과 과제. 자료=산업부

신재생에너지 비중 늘리고 온실가스 감축 가속화

우선, 탄소중립실현의 핵심인 에너지 전환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에 따른

전력수요 전망을 기반으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고 온실가스 감축을 가속화한다. 특히, 태양전지, 건물일체형태양광, 초대형 터빈, 부유식 풍력, 가상발전소 등 재생에너지·수소·에너지IT 분야를 3대 신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탄소 다(多)배출 업종인 철강·석유화학 산업의 저탄소 전환도 촉진한다. 수송분야에선 친환경차의 가격·충전·수요 등 3대 혁신을 통해 전기·수소전기차 생산과 보급을 빠르게 확대할 계획이다. 건물분야에선 신규 건축물의 제로에너지건축(ZEB) 의무화를 비롯,  국토계획 수립 시에도 탄소중립을 우선 고려할 방침이다.

반대로, 이차전지·저전력반도체·바이오 등 저탄소산업은 적극 지원해 글로벌 시장 선점에 나선다. 탄소 무배출 자원인 '그린수소'는 탄소중립의 핵심연료로 활용키 위해 오는 2050년까지 80% 이상 국내·외 도입을 목표로 했다.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기술도 조기 상용화를 추진한다.

탄소중립 추진전략 주요 과제. 자료=산업부

'그린 예비유니콘' 육성…재활용 체계도 손본다

친환경·저탄소·에너지신산업 분야의 유망기업도 집중 발굴, 지원해 '그린 예비유니콘'으로 키운다. 울산·광주·강원 등 11개 지역의 탄소중립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비롯해 충남·전남·대구 등은 친환경·저탄소 중심으로 지역주력산업을 전면 개편한다.

생태계 보전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재활용 체계도 뜯어고친다. 산업별 재생자원 이용 목표율을 설정·강화하여 원자재 절감을 유도하고,재생원료 사용의 극대화를 위한 주요 원료의 순환 로드맵도 마련키로 했다. 또 폐자원 수거·선별 인프라 개선, 도시 광산 활성화, 전기차 폐배터리, 태양광 폐패널 등 미래 폐자원 재활용체계 구축에도 나선다.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는 산업과 지역, 노동자 구제 방안도 확립했다. 일례로, 산업부에 따르면 에너지 전환 추진 시 내연기관차 부품업체 2천800개 업체, 25만명의 근로자가 피해를 입을 전망이다. 이는 전체 자동차 부품업계의 약 31%에 달하는 수치다. 사업재편과 재취업 지원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정세균 국무총리(사진=뉴스1)

기후대응기금 조성…탄소세 도입 가능성도

수입·지출 전반의 재정운영 과정에서 탄소배출 억제 메커니즘이 구축될 수 있도록 탄소중립 친화적 재정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기후대응기금(가칭)'을 조성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세제·부담금·배출권거래제 등 탄소가격 부과 수단도 재검토한다. 정부는 '탄소인지예산제' 등 탄소의 환경·경제적 가치를 고려한 재정제도 도입도 고려 중이다. 내년도 에너지 전환지원과 탄소저감기술 개발 등 관련 예산은 3천억원 규모 증액됐다.

일각에선 탄소세 도입이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현 단계에서 탄소세 도입 여부와 경유세 인상 여부에 대해 말하기는 적절하지 않다"며 "탄소세는 환경에 대한 기후변화 대응, 소득분배, 물가, 산업 경쟁력 등 미치는 영향이 다각적으로 있어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녹색분야 자금지원 비중은 현행 6.5%에서 2030년까지 약 13% 수준으로 높인다.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활용하는 'RE100' 지원 프로그램도 지속하는 한편,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기술 R&D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동시에 주요국과의 녹색 연대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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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도 2050 탄소중립 실현이 매우 도전적인 과제임을 잘 알고 있다"며 "후발주자인 만큼, 온실가스 정점 이후 탄소중립까지의 기간이 상대적으로 촉박하고 이행과정에서 산업경쟁력 약화와 일자리 감소 등 부담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이러한 어려움에도, 우리 경제·사회의 생존을 위해 2050 탄소중립은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라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공감과 지지다. 탄소중립으로 향한 길에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지지와 동참을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