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종합검사 결과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첫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가 결론 없이 종료됐다.
26일 금감원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제28차 제재심을 열어 삼성생명 징계안을 심의했지만 시간관계상 회의를 멈췄고, 심도 있는 심의를 위해 12월3일 회의를 속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재심의위가 삼성생명 관계자와 검사국의 진술·설명을 청취하며 늦게까지 심의를 진행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게 금감원 측 설명이다.
금감원은 앞서 삼성생명에 사전통지문을 통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기관경고'를 예고한 상태다.
비공개로 이뤄지는 제재심 특성상 안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암 보험금 미지급과 대주주 거래제한 위반 건 등을 이번 심의의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먼저 암 입원비 미지급 건은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보암모)'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암 보험금 청구 소송과 관련된 내용이다.
금감원은 2018년 ▲말기암 환자가 입원한 경우 ▲항암치료 중 입원한 경우 ▲악성종양 절제 후 입원한 경우 등 세 가지 유형에 대해선 보험사가 입원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요양병원 입원이 직접적 치료와 거리가 있다는 논리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게 금감원 측 진단이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공개한 자료에서도 삼성생명은 금감원이 지급을 권고한 551건 중 39.4%인 217건 만을 받아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63건(47.7%)은 일부만 수용했고, 71건(12.9%)은 지급을 거절했다.
또 금감원은 삼성생명이 전산시스템 구축 기한을 어긴 삼성SDS로부터 약속된 배상금을 받지 않은 것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가 대주주에게 유·무형 자산을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도록 한 보험업법을 어겼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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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에 대한 제재는 ▲등록·인가 취소 ▲영업정지 ▲시정명령 ▲기관경고 ▲기관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그 중 기관경고를 받으면 대주주 적격성에 결격사유가 발생해 자회사 인수가 어려워지고 1년간 신사업 진출도 금지된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삼성생명이 금감원의 징계를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삼성카드가 신청한 마이데이터 사업 심사를 중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