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에 대한 입법 논의가 사실상 중단됐다. 구글이 예고한 앱마켓 내 디지털콘텐츠 결제수단 정책 변경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우려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8일로 예정됐던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지 못했다. 소위 전날 허위조작정보 관련 법안의 상정을 두고 국민의힘 측이 반대 뜻을 내며 회의를 취소했다.
과방위 내 법안심사소위는 과학기술원자력법안을 다루는 1소위와 정보통신방송법안을 다루는 2소위로 나뉜다.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이나 허위조작정보 관련 법안은 법안심사2소위 소관 사항이다. 법안심사2소위 위원장은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이 맡고 있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이날 법안심사소위를 취소한 것이 아니라 연기한 것이란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향후 회의 일정을 예정하지는 않았다.
직접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을 발의한 박성중 의원이 소위를 비롯한 입법 논의에 소극적일 뿐만 아니라 법안 즉시 통과에 대한 반대 의견으로 돌아서면서 관련 논의가 쉽지 않다. 아울러 다른 법안까지 문제를 삼으면서 인앱결제 관련 법안 논의는 사실상 뒤로 미뤄진 상황이다.
정기국회 법안심사는 이달 내에 각 상임위에서 마치고, 12월 초 본회의에서 일괄 처리하는 일정이 예상된다. 하지만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은 소위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본회의 일정을 못 맞추고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과방위는 오는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소위 논의를 마친 법안의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즉, 일주일 동안 소위를 열어 상임위 차원의 결론을 지어야 하는데 짧은 시간 내에 여야 합의안이 나와야만 연내 법안 처리가 가능하다.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을 두고 시급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소급 적용 문제 때문이다.
구글은 내년 1월 결제수단 정책 변경을 예고했고, 이보다 늦게 법안이 시행될 경우 국내 법제도로 문제 삼을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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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측에서 기존 앱은 내년 9월부터 정책 변경 대상이라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지만, 이번 정기국회를 건너뛰고 내년 9월 이전에 법안 통과라는 야당 주장에 업계의 불신만 키우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 시장의 앱마켓은 대체 유통 경로가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 무게를 두는 개발사는 국회의 방관으로 구글에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으로 수익을 줄이게 될 처지에 놓였다”면서 “기존 앱은 아직 시간 여유가 있다는 주장은 내년 상반기 이후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에 대한 피해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