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6개국 통화 가치 대비 미국 달러 가치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통령 선거가 일단락됐지만 재정 부양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대확산 우려로 달러화 가치가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 지수는 92.274를 기록, 지난 9월 2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주 달러 지수는 1.6% 떨어져, 4개월 만에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코로나19 감염증이 퍼지기 시작했던 3월 중 달러화 가치는 고점을 기록했으나 그 흐름이 둔화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 3월 23일 달러화 지수는 126.472로 사상 최고치였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3월과 10월의 달러화 지수를 비교하면 8.8% 떨어졌다며 양적완화 조치가 단행됐던 2009년 이후 최대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12만6천명을 기록하는 등 대유행이 점쳐지면서 상대적으로 더 안전한 자산에 대한 일본 엔화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 지난 5일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가치는 103.23엔으로 8개월만에 최저치에 근접했고, 지난 8일에도 103.21엔으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일 1120.4원으로 마감, 종가 기준으로 2019년 2월 27일 1119.1원 이후 1년 9개월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CNBC는 달러화 가치 하락에 대해 장기 국채 수익률의 하락, 제로금리로 인한 유동성이 주식으로 쏠리면서 달러화 가치가 매도 압력을 받고 있다고 봤다. 미국 대선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지만 정치적 '잡음'이 불거질 가능성이 달러화 가치를 올리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2~3분기까지 경기부양책 마련 지연이 미국 경기 둔화 우려에 근거한 약세 요인이었다"며 "대선 불확실성과 더불어, 4분기 더블딥(경기 침체가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다 다시 침체되는 이중 침체 현상) 우려로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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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ING 애널리스트들은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과 10월 근로자의 임금 보고서 등을 토대로 달러화 가치는 다소 잦아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기 부양 차원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도 "미국 달러화가 약세 기조라고 하더라도 코로나19라는 불확실성이 동반하고 있는 만큼 단기 반등을 보이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상원 ¦ 부전문위원은 "달러화의 기축 통화 위상 약화에도 불구 아직 비견될 만한 대안이 없으므로, 3월 위기에 준하는 긴급 상황 발생 시에는 최후의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수요가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