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을 흡수 중인 금융가와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핀테크가 때 아닌 부가통신사업 미신고 영업 논란에 휘말렸다.
일부 매체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대형 핀테크 서비스 업체 등이 부가통신사업자 신고를 하지 않고 영업을 했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정리한 지난 9월 신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적받은 업체들은 영업 개시 시점부터 부가통신사업자 신고를 하지 않았다. 이를 근거로 이들이 '무면허'나 '미허가' 업체인 양 보도됐다.
하지만 이들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인터넷전문은행과 전자금융업자 라이선스를 받았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무면허나 미허가가 아닌 '미신고' 업자에 해당된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등 미신고 지적을 받은 업체들은 "부수 신고 의무에서 부가통신사업자 신고를 빠뜨렸다"면서 "신고를 했고 등록을 마쳤다"고 해명했다.
고객에게 잘 알려진 핀테크 서비스뿐만 아니라 롯데카드와 지방은행·저축은행 등도 부가통신사업자로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9월 기준으로 등록한 지방은행은 부산은행 한 곳 뿐이다.
부가통신사업자 신고는 인터넷을 통해 사업을 하는 자본금 1억원 이상 사업체는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서비스하는 업체도 신고 대상이다.
부가통신사업자 미신고에 대해 업체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시대가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컨택트 영업으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부가통신사업자 신고가 기업에게 해묵은 규제로 작용될 여지는 있다.
그러나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부가통신사업자는 두 가지 중요한 의무를 이행해야한다는 점에서 신고는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고 보인다. 하나는 불법촬영물의 유통을 막을 수 있도록 법 조항이 개정됐다는 점, 또 다른 하나는 서비스의 안정적인 이용을 위해 업체들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이다. 부가통신사업자에게 잘 사용하던 인터넷 서비스가 갑자기 불안정해져 고객이 손실을 봤다면 업체가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과 불법촬영물이 게시됐거나 유통의 통로가 됐을 때 죄를 물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결해야 하는 당면 과제는 주관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부가통신사업자의 미신고 현황을 어떻게 파악하고, 신고를 요구할 것이냐는 것이다.
9월 기준으로 전국 전파관리소에 등록된 부가통신사업자는 1만5천여 곳인데, 인터넷 기반 서비스가 대다수인 현재 적지 않은 업체들이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부가통신사업자 신고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미온적인 홍보가 이 같은 결과를 만든 것이라 반추된다. 또 심사를 받아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인·허가가 아니라는 점도 미신고 업체를 늘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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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업계 전체 파악이 쉽지 않고, 신고제다 보니 규제의 한계성은 알고 있다. 그래도 부가통신사업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 규제를 없앨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유통이나 금융 등 협회를 통해 부가통신사업 신고를 적극 홍보하겠다는 계획도 수립 중이다.
카카오톡이 1분만 오류로 멈춰도 대다수 대한민국 거주자는 불편함을 느낀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오프라인의 모든 영역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시점이다. 부가통신사업 신고에 관한 또 그것이 필요한 이유를 설득하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