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지주(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의 2020년 3분기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시장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에 따른 우려에 비해 좋은 실적을 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호실적이 유지될 수 있느냐와, 코로나19로 인한 '후폭풍'으로 꼽히는 한계기업에 따른 리스크 관리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코로나19에 대비해 추가 충당금 적립을 주문한 가운데 추후 충당금 규모, 은행 주가 상승 견인을 위한 배당정책도 금융투자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분기당 경상익 1조 기록한 신한금융...사실상 KB제쳐
'리딩 뱅크' 지위를 두고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엎치락 뒤치락 경쟁하고 있는 상황서 올해 3분기 선두업체는 신한금융지주로 분석된다. KB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1조1천666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지만 2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 약 1천490억원과 푸르덴셜생명 매수 차익 1천450억원이 반영된 금액이다. 일회성 요인을 제거하면 8천726억원의 성과를 냈다.
반면 신한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익은 1조1천447억원으로 집계돼, 2001년 신한금융지주 설립 이후 처음으로 분기별 1조 경상수익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지주도 이번 당기순익에 일회성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제외하고 가장 큰 일회성 수익은 신한생명이 보유한 건물에 대한 수익증권 매각익 490억원이다.
이번 신한지주의 순이익에 대해 회사는 분기별 경상이익 1조원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노용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분기당 경상 기초 체력이 1조 넘는 수준이고 4분기와 내년에 증가시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지속 가능성은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오렌지라이프가 완전자회사가 되면서 연간 2천500억원의 수익을 기록했을때 연간 1천억원의 (지주 수익이) 자연 상승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하나금융지주의 당기순익은 전 분기대비 10.3% 증가한 7천601억원, 우리금융지주는 238% 증가한 4천787억원으로 계산됐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우리은행의 부실 채권에 대비해 쌓는 제충당금순전입액이 줄면서 실적이 반등했다. 2분기 기준 제충당금순전입액은 2천771억원이었으나 3분기는 957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 6월 금융감독원의 내부등급법 승인과 바젤III 최종안 도입으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올해 3분기 14.2%로 지난해 3분기 11.4%에 비해 2.8%p 상승했다.
저금리 기조에 순이자마진은 하락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연 0.50%로 운용됨에 따라 4대 금융지주의 수익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모두 하락세로 나타났다. 다만, 코로나19 대출 이자 상환 유예와 상관없이 이자이익은 모두 증가했다.
KB금융지주의 3분기 이자익은 2조4천602억원으로 2분기(2조3천340억원) 대비 5.4% 증가했고, 비이자이익은 7천715억원으로 2분기(9천389억원) 대비 17.8% 줄었다. NIM은 1.73%로 2분기 1.74%에 비해 0.01%p 하락했다. KB금융지주 김기환 CFO는 "기준금리 인화 효과 감안하면 NIM 하락 압력 다소 지속될 것"이라면서 "시장 금리 상승과 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통해 최대한 NIM 하락을 방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의 3분기 이자이익은 2조220억원으로 2분기(2조189억원) 대비 0.2% 늘었고, 3분기 비이자익은 9천309억원으로 2분기 1조469억원과 비교해 11.1% 감소했다. 올해 3분기 NIM은 1.82%로 지난해 3분기 2.03%에 비해 0.21%p 떨어졌다.
하나금융지주의 3분기 이자익은 1조4천700억원으로 2분기 1조433억원 대비 2.6% 증가, 비이자익은 같은 기간 6천70억원으로 5천540억원 대비 9.6% 증가했다. NIM은 1.58%로 2분기 1.62%에서 0.04%p 하락했다.
우리금융지주의 3분기 이자이익은 2분기(1조4천780억원)대비 0.6% 증가한 1조4천870억원, 비이자이익은 2분기 1천540억원 대비 47.4% 증가한 2천270억원이다. NIM은 1.58%에서 0.01%p 떨어진 1.57%다.
현재 수준 충당금 적립 유지...한계기업 관리 "선제적 관리 중"
코로나19라는 돌발 변수가 있고 이에 따른 경제적 충격도 예상되는 만큼 은행들은 충당금 적립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한계기업의 부실화가 은행 수익성과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4대 금융지주 모두 경계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KB금융지주 김기환 CFO는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내년 3월까지로 연장됐고 코로나19로 피해 입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지원 대상이다 보니 한계기업에 관한 건전성이 이연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차주에 관한 세부 풀(Pool)을 구성해 단계적으로 관리 중이지만 상당부분 지원 프로그램이 보증 기반에서 이뤄져 취급액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민감 차주에 대한 체계적 모니터링을 강화해 워크아웃, 리밸런싱 대상 기업을 지정해 관리하거나 상환 방식을 조정해 연착륙을 유도 중"이라고 덧붙였다.
신한금융지주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신규대출은 10조원 만기연장과 원금 상환이 유예된 규모는 16조2천억원, 이자 유예는 61억원 수준"이라면서 "이자 상환을 유예한 본 대출의 금액은 3천억원 수준이라 건전성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한계기업에 관해서는 "한계기업 증가에 대해 자회사에서 선제적으로 대응 중"이라며 "내년에 한계기업 증가 등을 고려해 취약 영역을 찾아서 선별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3분기 중 작년 시나리오를 가정해 5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는데 전망을 미리 반영한 것이라 4분기 추가 적립은 없다"면서 "올해보다는 내년 경제성장률이 좋아질 것으로 봐 금년 수준으로 충당금 적립 수준을 관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힘 못쓰는 은행 주가, 배당 분기별로?
은행주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배당정책에 대한한 관심도 큰 상황이다. KB금융지주 김기환 CFO는 "정관에 분기 배당이 가능하다고 적시됐으며 충분히 고려할 수 도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면서도 "올해는 어렵다고 본다. 30%로 배당성향 수준을 단계적으로 올리겠다"고 발언했다.
하나금융지주 측은 "기말 외 중간 배당 지속적으로 하면서 주주 환원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며 "대외 경제 환경이 다양한 변수가 아직도 남아있어 빠른 시일 내 분기 배당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 측은 "타사처럼 정관을 변경해 분기 배당을 논의해보고 결과를 알릴 것이며 주가 회복을 위해 분기 배당 등 탄력적인 정책은 가치가 있다는 견해"라고 부연했다.
관련기사
- 신한금융지주 3분기 당기순익 1조1447억...31.1% 증가2020.10.27
- KB금융, 3분기 당기순익 1조1666억원...18.8% 증가2020.10.22
- 하나금융지주, 3분기 당기순익 7601억원...10.3% 증가2020.10.23
- 우리금융, 3분기 당기순익 전분기比 238% 오른 4798억원2020.10.26
한편, 라임CI펀드와 라임무역펀드 등과 연루된 신한금융지주는 외부 회계감사법인과 사모펀드를 실사 중이며 실사 결과는 4분기 중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결과와 금감원의 분쟁조정위원회 결정, 사모펀드에 관한 보험 지급 가능성을 고려해 재무제표에 어떻게 반영할지는 회계법인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한금융지주 박승연 상무는 "사모펀드에 대해서 가지급 처리한 충당금, 라임무역펀드의 선지급 등이 있었다"며 "(경제 상황 악화 시) 사모펀드 사태가 종식된다고 볼 순 없겠지만 사태가 터진다고 해서 은행과 금융투자의 경상이익수준서 보면 지극히 일부라 은행 손익이 흔들린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