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안 할겁니다. 벽돌 되는 걸로 이미 증명됐습니다.”
한 현대차 코나 전기차 오너가 네이버 ‘전기차 동호회’에 올린 글 일부다. 16건 넘는 코나 전기차 화재 사례 이후, 끊이지 않는 리콜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벽돌’은 리콜 받은 차량이 시간이 지나 ‘전기차 시스템을 점검하십시오’ 메시지와 함께 차량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것을 뜻한다. 차량 자체가 배터리의 화재 가능성을 감지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시동을 걸리지 못하게 막은 것이다.
현대차는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을 사전에 언급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이번 코나 전기차 리콜에는 차량 80% 충전 시 배터리를 화재 가능성 등을 점검하는 절차가 추가됐다. 총 10분간 배터리를 검사하고, 이상이 없으면 곧바로 정상 충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배터리를 검사하는 시간에 돌입하면, 충전속도가 1kw 미만으로 느려진다.
만약에 배터리 검사 결과 이상이 생기면 경고등이 나오고, 아예 시동을 걸 수 없는 조치가 내려진다. 이 때 오너들이 말하는 ‘벽돌’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16일부터 코나 전기차 리콜을 시작했다. 화재의 원인을 배터리셀 분리막 손상으로 보고,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무상 업데이트 해주기로 결정했다.
현대차는 국토부에 보낸 리콜 계획에 “리콜 시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업데이트 한 후 점검결과, 과도한 셀간 전압편차, 급격한 온도 변화 등 배터리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배터리를 즉시 교체한다”며 “이상이 없더라도 업데이트된 배터리 관리시스템(BMS)의 상시 모니터링 과정에서 추가 이상 변화가 감지되면 충전중지와 함께 시동이 걸리지 않게 제한하며 경고 메세지를 소비자 및 긴급출동서비스 콜센터(현대차)에 자동 전달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대다수 오너들은 현대차가 서비스센터 리콜 진행과정에서 배터리 문제점을 파악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너무 현대차가 급한 마음에 코나 전기차 리콜을 결정해 일부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리콜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사전에 시뮬레이션 하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동호회 등 일부 전기차 동호회에서는 충전 후 ‘벽돌’ 현상을 경험해 렉카까지 동원된 사례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리콜 후 일주일 동안 아무 문제 없다가 ‘전기차 시스템을 점검하십시오’라는 메시지를 경험한 경우도 있었다. 결국 코나 전기차 리콜은 안전성 확보보다 오너들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주는 사례로 이어지게 됐다.
현대차는 30일까지 코나 전기차 특별 점검기간을 가진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코나 전기차 리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자, 코나 전기차 특별 점검기간을 1주 더 연장해 다음달 6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당분간 코나 전기차 화재와 리콜 방식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공개된 코나 전기차 리콜 보고서에 따르면, 배터리관리시스템의 오류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국토부 리콜 자료에서 언급된 배터리셀 분리막 손상과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국토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아직까지 코나 전기차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인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현대차와 LG화학 등과 TF를 구성해 화재 원인을 규명하겠다는 것이 국토부의 기본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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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현대차에 과징금을 부과할 생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현재까지 리콜은 50% 정도 진행됐는데, 사고조사 철저히 해서 문제가 발견되면 (현대차가) 그에 맞는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