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의 모든 것, ‘스터닝’ 하나면 돼”

김승환 스터닝 대표 "국내 창작 업계에 기여하고파”

중기/벤처입력 :2020/10/19 16:06    수정: 2020/10/19 16:06

창의력 넘치는 젊은 디자이너들이 많지만 이들이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은 아직 부족하다. 대학에서 디자인 관련 전공을 마치고 사회에 나오면 비좁은 기업에 취업하거나, 디자인 에이전시에 들어가 정해진 틀 안에 맞춰 경험을 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이런 경험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실력을 밖으로 드러낼 기회는 적을 수밖에 없다.

기업의 경우 회사 로고나 포스터를 제작하고 싶을 때 내부 디자이너를 통해 디자인하거나, 관련 에이전시에 의뢰하는 게 대부분이다. 보는 이들에게 자사의 제품이나 브랜드, 캠페인에 대한 확실한 눈도장을 찍고 싶은데, 욕심만큼 결과물이 안 나올 때도 많고 비용 부담도 따른다.

이런 양쪽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디자인 플랫폼이 바로 ‘라우드소싱’이다. 기업이 상금을 걸고 콘테스트를 개최하면 라우드소싱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이 저마다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뽐내며 작품을 응모한다. 기업은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을 최종 선택해 상금을 지불하면 된다.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콘테스트에 참여하고 합당한 수익을 가져가면 된다. 라우드소싱은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감각을 가진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이름과 실력을 외부에 알릴 수 있는 등용문인 셈이다.

김승환 스터닝 대표

라우드소싱 운영사인 라우더스는 얼마 전 디자인 창작자들의 놀이터라고 할 수 있는 노트폴리오와 합병, 사명을 스터닝으로 바꿨다. 지난 8~9년간 기업과 디자이너들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해 왔지만, 창작자들이 재미있게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되지 못해 한계를 느끼던 차에 퍼즐 조각처럼 이를 보완해줄 노트폴리오를 만난 것이다. 김승환 스터닝 대표는 라우드소싱과 노트폴리오라는 두 개의 브랜드와 사이트를 기존대로 유지하면서, 두 사이트의 강점을 하나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스터닝은 현재 17만 창작자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디자이너 수가 약 33만 명인데, 이 중 거의 절반이 라우드소싱과 노트폴리오 회원인 셈이다. 회사는 2022년까지 회원 수 30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

“라우드소싱, 노트폴리오 모두 다 디자인 기반 플랫폼이에요. 라우드소싱은 디자이너와 기업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주로 했고, 노트폴리오는 디자이너들끼리 작품을 올리고 서로 볼 수 있는 커뮤니티 성격이 강하죠. 각자 한계 같은 걸 느끼고 목말라하던 차에, 디자이너들이 하나의 브랜드처럼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합병을 하게 됐습니다.”

콘테스트에 최종 선정된 스터닝 로고.

그 동안 회사 매출 상승에 집중했던 김승환 대표는 노트폴리오와의 합병을 기점으로, 더 많은 디자이너들이 찾아올 수 있는 플랫폼이 되는 것으로 목표 설정을 바꿨다. 창작자들이 편하게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생태계가 마련되면 이들을 찾기 위한 기업 의뢰도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익을 굳이 쫓지 않아도 된다는 계산이다. 나아가 회사는 디자이너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제공하는 ‘스터닝 크리에이터 센터’를 만들고 있다. 또 실력 있는 디자이너들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스터닝 클래스’도 개설할 예정이다.

“합병하고 나서 제일 중점을 두는 부분은 디자이너들에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예요. 그 동안 포괄적으로 제공하지 못했던 교육, 법률적 도움, 폰트나 일할 수 있는 공간 등을 저희가 제공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기업들은 디자이너 채용을 점점 줄이고, 에이전시는 자신의 성과를 인정받는 분위기가 아니다 보니 어려움이 있는데, 자기만의 능력으로 승부를 보고 싶은 디자이너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저희가 도울 계획입니다.”

라우드소싱 서울창업허브 당선작

그동안 라우드소싱을 통해 다양하고 독창적인 디자인들이 사랑을 받았다. 김승환 대표는 사울창업허브 로고와, 웹툰 원작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로고 등을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았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들과 방송사의 디자인 의뢰가 늘었고, 대중들에게 라우드소싱을 알리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유튜버들도 자신의 채널 로고와 타이틀 등을 의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라우드소싱과 노트폴리오 합병으로 탄생한 스터닝 역시 총 1천만원 상당의 상금이 수여되는 브랜드 로고 디자인 콘테스트를 개최, 최종 우승작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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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김승환 대표는 국내에 있는 창작자들과 이들의 재능을 필요로 하는 기업과 개인들을 연결시켜주는 플랫폼 회사로 스터닝을 키워가겠다는 포부다.

“국내에 있는 창작자, 디자이너들을 위한 모든 것을 제공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이분들이 모여 있으면 굉장한 힘과 가치를 지닐 거라 믿기 때문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이 힘과 가치를 알고 찾아올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 동안 굳어져 있던 기업과 디자이너 간의 갑을 관계가 바뀌어서 기업들이 뛰어난 디자이너들에게 부탁을 할 수 있는 발전된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모든 임직원들이 진심으로 국내 창작 업계에 기여하고 싶은 생각으로 일하고 있고, 이 마음이 창작자들한테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