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웹툰2] 상실과 상처로 마음 아플 때…‘상상당 한의원’

서영애 작가 "미래 불안하거나 일상 버거울 때 도움 됐으면”

인터넷입력 :2020/10/11 09:51    수정: 2020/10/11 15:08

대중문화는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웹툰은 요즘 사람들에게 익숙한 디지털 디바이스인 스마트폰을 통해 주로 전달되면서도, 드라마나 예능 등 쉴 틈 없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콘텐츠와 다르다. 감상할 때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거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백의 미학을 갖고 있다. 이런 공감과 반추의 매력 때문에, 정서적 위안과 위로를 원하는 이들이 웹툰을 많이 찾고 있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레진엔터테인먼트의 레진과 함께 지친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다양한 웹툰 속 이야기를 전한 쇼미더웹툰 시즌1에 이어, 쇼미더웹툰 작가에게 직접 듣는 시즌2를 마련했다.

서른 세 번째 인터뷰는 한의원을 배경으로 개성 가득한 의료진들의 환자 치료기를 담은 ‘상상당 한의원’의 서영애 작가다. 마음의 병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은 요즘, 각기 다른 상실과 상처를 지닌 환자를 치료해 가는 판타지 메디컬 드라마 '상상당 한의원'은 더욱 특별한 재미를 준다. 제4회 레진코믹스 세계만화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한 상상당 한의원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참고기사: 쇼미더웹툰 ‘상상당 한의원’]

다음은 서영애 작가와의 일문일답

서영애 보내온 인터뷰 관련 이미지

Q. 작품 제목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이 작품을 구상하시게 된 배경은 어떻게 되나요?

어느 특별한 한의원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라 한의원 이름 그대로 제목으로 하게 됐습니다. 이 작품을 처음 구상한 건 2007년경으로, 당시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살 때였는데요. 건강 때문에 근처 한의원에서 한약을 지어 복용 중이었습니다. 밤에 한강 변을 종종 산책하였는데 그때 산책 중에 특이한 약을 짓고 치료를 하는 한의원을 재미있게 그려낼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우연히 떠올라 그 후 그려보고 이야기를 다듬게 됐습니다. 그 한의원 이름이 상상당 한의원과 비슷한데 이름마저 영감을 얻은 것 같네요.

Q. 작가님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웹툰 작가가 된 배경과 계기 등이 궁금합니다.

만화가의 꿈을 품고 미대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는데 졸업 무렵 게임 그래픽에 빠져들게 되면서 플래시 애니메이션, 게임 회사에서 일러스트레이터, 캐릭터 디자이너 등으로 생업을 유지하다가 어느 순간 장기간의 경력 단절에 빠져들게 됐어요. 가진 아이디어가 있고 손이 녹슬지 않은 김에 다시 상상당 한의원에 눈을 돌리게 됐고 작업물을 구체화하기에 적합한 수단이 웹툰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레진코믹스 제4회 세계만화공모전에 낸 것이 우수상을 받으며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작가님이 평소 작품 활동에 영감을 받게 되는 영화나 드라마, 웹툰 등을 그 이유와 함께 소개해주세요.

만화책을 아직 사보는 편이고 어린 시절부터 원수연, 이은혜 선생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엔 ‘네무 요코’ 등의 작품을 작화 면에서 좋아하고 영화는 SF도 좋아하는데 타이트한 전개의 '라이프(2017)'를 재밌게 봤고 '셰이프 오브 워터(2017)', '경계선(2018)'이라는 현실과 절묘하게 결합된 판타지 영화의 느낌이 좋았습니다. 러닝타임이 짧은 편이라 일본드라마도 즐겨 보는 편인데 여성향 드라마가 시각이 신선하고 과감해서 흥미롭습니다.

레진 웹툰 '상상당 한의원'(작가 서영애), 자료제공: 레진엔터테인먼트

Q. 작품의 연재 과정에서 어떤 점이 제일 힘들었나요. 그 시간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아무래도 매 회 스토리의 구체화, 콘티가 가장 힘든 점이겠습니다. 콘티를 짤 때면 이때까지 이야기 전체와 전 회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가 몰입해야 이야기가 좀 그려지는데요. 저 같은 경우 이 작업에 돌입하는 집중력이 떨어져 오랜 시간이 걸려서 힘들었고 그럴 때면 아예 이야기에서 떨어져 나와 이럴 경우 만약 대가라면... 대가들은 어떻게 풀어나갔을까, 동경하는 작가의 시선을 막연히 떠올려볼 때가 있어요. 그럼 신기하게도 그려질 때가 있었어요. (물론 제 이야기는 대가의 수준에 미치지 못합니다만) 그러고 나서 마감 후엔 역시 맥주죠.

Q. 작가가 꼽은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각각 어떤 장면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하이라이트는 다음 화에...! 라고 농담을 해봅니다. 지금까지는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나오지 않은 것 같고 상상당 한의원 식구들의 이야기가 좀 더 무르익으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제가 그리면서 흐뭇했던 부분은 늘 머리를 땋고 다니는 '치우'가 머리를 풀고 있는, 그 치우를 마주치게 되는 다락방을 오르는 '연진'을 그렸을 때예요.

Q.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나 공개한 적 없었던 에피소드 있을까요?

공개한 적 없는 에피소드는 계속 미공개로 남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또 농담을 해봅니다. 치우가 한복 안에 받쳐입는 반팔 면티는 옷장에 몇 장 있을까 그런 것을 그려볼까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레진 웹툰 '상상당 한의원'(작가 서영애), 자료제공: 레진엔터테인먼트

Q. 작품을 꼭 읽었으면 하는 독자는 누구인가요. 독자들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한의학, 한의를 하시는 분들이 이 만화를 보시면 어떤 반응일까 궁금합니다. 연령 상관없이 미래에 대해 불안을 느끼거나 일상이 버거울 때 이 만화가 휴식이 되거나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옴니버스식이라 때론 의도가 충분히 전달되기 부족할 때도 있겠지만 그만큼 이야기마다 여운도 있고 뭔가 아기자기하면서 두근거리는 마음이 느껴지는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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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또 어떤 차기작을 구상 중이신가요?

지금은 연재중이라 연재에 집중하고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려 하고 차기작을 구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예전엔 성인 여성만화를 그려보고 싶은 바람도 있었는데요. 막연히 생각만 할 뿐 구상한 것이 없는 상태입니다.

Q.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상상당 한의원에 관심을 주시는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저는 아직도 제 만화에 이렇게 시간과 때론 금전을 투자해서 봐주시는 여러분이 계시다는 게 신기하고 무척 기쁩니다. 그리고 제가 그리지만 완성은 여러분이 하는 것 같아요. 여러분의 경험, 가치관 그런 것들이 마음을 이루고 제 만화와 교감하고 결국 완성을 함께 한다고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