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는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웹툰은 요즘 사람들에게 익숙한 디지털 디바이스인 스마트폰을 통해 주로 전달되면서도, 드라마나 예능 등 쉴 틈 없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콘텐츠와 다르다. 감상할 때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거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백의 미학을 갖고 있다. 이런 공감과 반추의 매력 때문에, 정서적 위안과 위로를 원하는 이들이 웹툰을 많이 찾고 있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레진엔터테인먼트의 레진과 함께 지친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다양한 웹툰 속 이야기를 전한 쇼미더웹툰 시즌1에 이어, 쇼미더웹툰 작가에게 직접 듣는 시즌2를 마련했다.
서른 번째 인터뷰는 용사와 마왕이 힘을 합쳐 마계의 음모에 맞서는 코믹 판타지액션물 ‘파워오브 러브’의 요스 작가다. 매회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전투 장면과 코믹요소를 더한 '파워 오브 러브'로 제3회 레진코믹스 세계만화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한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참고기사: 쇼미더웹툰 ‘파워 오브 러브']
다음은 요스 작가와의 일문일답.
Q. 작품 제목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이 작품을 구상하시게 된 배경은 어떻게 되나요?
작품의 제목은 영화 백투더퓨처 OST중 ‘Power of Love’를 좋아해서 착안했습니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조금 더 사랑의 힘에 대해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한 것 같습니다. 작품을 시작한 계기는 '레진코믹스 공모전에 맞춰보자'라는 목표를 가져 보게 되면서였습니다.
기간에 맞추기 원래 목표로 하던 작품을 포기하고 의식의 흐름대로 구상해 봤습니다. 톰과 제리, 용사와 마왕이라는 공식을 대입해보는 형태로 에피소드를 만들면 참 재밌겠다 싶었습니다. 결국엔 서사가 있는 소년물 형태로 가게 됐지만 처음엔 그저 가볍게 마음 가는 대로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Q. 작가님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웹툰 작가가 된 배경과 계기 등이 궁금합니다.
전 만화를 늦게 시작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막연하게 그림이 그리고 싶어 회사를 떠나 그림에 매진했습니다. 그러다 어릴 적 목표로 삼았던 만화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환경적인 요인도 많이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현재는 다시 회사를 다니고 있으며 웹툰 관련일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Q. 작가님이 평소 작품 활동에 영감을 받게 되는 영화나 드라마, 웹툰 등을 그 이유와 함께 소개해주세요.
많은 작품을 보고 있습니다. 만화 쪽은 많은 작가님들이 그렇듯이 ‘드래곤볼’을 꼽을 수가 있겠고요, 요새는 원펀맨, 히로아카, 귀멸의 칼날, 나혼자레벨업 등을 재밌게 봤습니다. 소년만화에 좀 치중돼 있고 이런 작품들이 저에게 항상 목표를 갖게 해준 것 같습니다. 드라마는 주로 미드, 최애 작품을 꼽자면 ‘브레이킹 배드’ ‘왕좌의 게임’입니다. 영화는 최근에 ‘조커’를 인상깊게 봤고, 마블 디시 쪽은 모든 작품을 꼭 보고 있습니다. 취향이 대중적이고 단순한 편입니다.
Q. 작품의 연재 과정에서 어떤 점이 제일 힘들었나요. 그 시간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나이가 나이다 보니 성인병이 찾아왔습니다. 식이조절과 금욕을 병행하며 만화를 그리는게 쉽지가 않았습니다. 또한 젊고 신선한 작품들의 등장에 나 자신이 뒤쳐지는 게 아닌가라는 조바심을 애써 무시하며 그리는게 어려웠습니다. 작가는 천부적인 면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홀로 싸워야 하는 외로움'이라는 부분은 작가님들마다 극복할 수 있는 능력치가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그 능력치가 좋은 사람은 아니어서 그 부분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냥 참고 견뎌야 하는 것 같습니다.
Q. 작가가 꼽은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각각 어떤 장면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장면보단 상황과 연출이 머리속에 맴돕니다. 아비가일과 헬조와의 결투, 트레버와 윌의 결투가 인상에 남습니다. 헬조는 이 시대의 흙수저를 표현했고 사실 그에겐 상당한 자질이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그걸 알지 못하고 진작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 또한 보여주는 게 나름 연출하는데 즐거웠습니다. 트레버와 윌은 현시대의 젊은이와 기성세대를 풍자해보고 싶었습니다. 윌의 정당성은 어느정도 있지만 공감하기 힘든 것들이었고, 트레버의 이상은 밝았지만 현실성이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두 에피소드의 공통점은 대비를 통한 메시지인 거 같습니다. 메시지라고 칭하기에도 거창한 액션 개그 만화지만 아무래도 제가 갖고 있었던 어떤 불만과 생각이 표출된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이 자연스럽게 만화에 표출된 것이 아무래도 기억에 남습니다.
Q.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나 공개한 적 없었던 에피소드 있을까요?
무네메와 난차르타의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두 캐릭터 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지만 결말로 향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간추려 시나리오상의 역할만 부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무네메는 최강의 용사라는 타이틀이 거머쥔 능력자의 뒷면을 보여주고 싶었고, 난차르타는 용사와 마족의 결합으로 태어난 과거가 복잡한 중2병 캐릭터를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일반적이지 않게 저는 저대로 그들의 가치관을 꼬아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이 만화의 대주제인 '사랑'의 힘이라는 부분에서의 강력함을 표현해보고 싶었지만 단순히 한정적인 맥락에서 밖에 보여주지 못해 그 부분도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Q. 작품을 꼭 읽었으면 하는 독자는 누구인가요. 독자들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저는 거창하게 어떠한 독자가 제 작품을 억지로 읽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작품성도 없고 그렇다고 대중적으로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작품이라 좋아하면 읽고 싫어하면 중도하차 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저와 생각이 비슷하고 제가 표현하는 게 재밌다면 끝까지 읽어 주시는 독자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또 어떤 차기작을 구상 중이신가요?
차기작이라기보다 원래 하고 싶었던 작품이 있었는데, 구상이 어려워 ‘파워 오브 러브’를 먼저 시작했습니다. 게임 판타지 속 짐꾼들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습니다만... 이미 비슷한 소재의 소설이 나온 것 같아 보류하기로 했고, 대한민국 아이돌 여자레슬링 만화, 신들이 창조하는 아카데미 만화, 학원폭력 삼국지 만화 등도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다만, 만화를 그리려면 현재 하는 일을 그만둬야 하거나 직종을 바꿔야 하기에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아직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Q.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조금 단순하고 다가가기 쉬운 만화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겪어온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나와 그러한 만화가 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꿈과 희망 노력이 이전 시대 같지 못합니다. 조금이나마 다가가려고 작금의 세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오히려 억지로 탈피하고 싶었던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제 만화를 좋아해 주셨던 분들은 어떠한 생각을 갖고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봐주기만 하셔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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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계속 하고 싶습니다. 언제까지 할 수 있는지가, 작가를 해도 계속 먹고 살 수가 있는지도 관건입니다. 그 말씀은 드리고 싶습니다. 저보다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작가들이 많습니다. 응원해주시고 힘을 주세요. 그러면 그 만큼 독자님들께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작품을 재미있게 봐주신 독자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