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모바일에 특화된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보다 앞서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 '플라툰'(Flatun)'을 개발하고 토큰이코노미를 적용한 다양한 내부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초 신설한 블록체인개발그룹을 통해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블록체인개발그룹은 무선사업부 내 소프트웨어 관련 업무를 한 데 묶은 '차세대플랫폼센터'에 속해 있다. 지난해 1월 신설된 후 블록체인 메인넷 등 핵심 기술기반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블록체인개발그룹은 '플라툰'이라는 이름의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과 플라툰 위에서 작동하는 다양한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디앱)을 개발했다.
플라툰 위에서 개발된 첫 디앱은 토큰이코노미가 적용된 HR서비스 '모바일웨이 월렛'이다. 모바일웨이 월렛을 통해 타 부서 동료에게 업무협조를 요청할 때 일명 '삼성코인'을 보내도록 했고, 삼성코인을 많이 보유한 직원일수록 인사고과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했다. 타 부서 업무에 협조하는 데 투입된 노력을 코인으로 정량화해 인사평가에 반영한다는 아이디어다.
올해 초 블록체인 메인넷 위에서 디앱을 개발하는 실험을 활발히 했다면, 최근에는 모바일에 특화된 새로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게 복수의 취재원들의 전언이다.
삼성전자 블록체인 사업 현황을 잘 알고 있는 복수의 관계자들은 "삼성전자 블록체인개발그룹은 모바일용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지난 4월 블록체인 어드밴스드 랩을 꾸렸다"고 말했다.
이번 모바일 특화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은 강점이 있는 모바일 디바이스 영역과 블록체인 플랫폼을 보다 긴밀하게 결합할 방안을 찾기 위한 연구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모바일용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한 후 실제 사업화할 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사업의 범위에 제한을 받지 않으려면, 메인넷을 포함한 블록체인 플랫폼이 확보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연구개발에 먼저 집중하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삼성블록체인월렛에 탑재할 디앱의 소싱 업무를 외부 업체에 맡기기는 등 역량 집중이 필요한 업무를 선별해 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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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블록체인개발그룹을 책임지고 있는 윤웅아 상무가 엔지니어 출신인 만큼 사업보다 기술 개발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윤웅아 상무는 올해 1월 삼성전자 블록체인개발그룹장으로 영입되기 전 글로벌IT 기업 IBM에서 헬스케어용 블록체인 솔루션 총괄 아키텍트를 역임했다. 코넬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이후 계속 SW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