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약 5천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사들인 미국 IT업체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최고경영자(CEO)가 과거 비트코인을 맹비난한 것이 알려지면서 민망한 상황에 놓였다.
20일(현지시간) 디크립트 등 암호화폐 전문 외신은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레티지 대표가 '비트코인 비판자에서 구매자로 바뀌었다'며 그의 과거 트위터 글을 소개했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솔루션 업체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올해 들어 비트코인 3만8천250개를 매입했다. 이는 현재 시세로 환산하면 4억2천500만 달러에 이르는 가치로, 회사의 유휴 자산 대부분을 비트코인으로 전환한 것이다. 회사는 올 여름 처음 비트코인 2만1천454개를 매입했고, 최근 1만6천796개를 추가 매입했다.
세일러 CEO는 지난 8월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비트코인 대량 매입 소식을 알리며 "이번 투자는 비트코인을 신뢰할 수 있는 가치 저장소이자, 장기적으로 현금 보유 보다 가치 상승 잠재력이 있는 매력적인 투자 자산이라고 보는 우리의 믿음이 반영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비트코인 대량 매입으로 세일러 CEO는 미국 IT업계의 대표적인 비트코인 옹호론자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한 트위터 이용자가 최근 세일러 CEO의 과거 트위터를 찾아내면서 약간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여전히 남아있는 세일러 CEO 트위터 글에 따르면, 2013년 12월 그는 비트코인에 대해 "끝장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온라인 도박과 같은 운명을 겪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2013년 10월까지 10만원 정도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이 12월 두달만에 100만원으로 900% 폭등하자, '온라인 도박'이라는 과격한 표현을 쓰며 비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1 비트코인의 가치는 1천270만원 수준으로, 그가 2013년 12월과 비교하면 1170%나 가치가 뛰었다.
과거 발언이 재조명 받자 세일러 CEO는 최근 한 팟캐스트 방송에 나와 "내가 그런 말을 했었다는 걸 완전 잊고 있었다"며 멋쩍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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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비트코인 매입에 대해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을 헤지하기 위함"이라며 "그런 역할에 있어서 비트코인이 금보다 1천 배 더 낫다"고 주장했다.
지난 19일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비트코인은 지혜의 여신을 섬기며 진리의 불을 먹는 사이버 말벌 군단으로, 암호화된 에너지 벽 뒤에서 더 똑똑하고 빠르고 강하게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칭송하며, 위트있게 과거 발언을 번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