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버스·트럭 등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추진한다. 연내 사업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내년 2월까지 설립할 계획이다.
최연우 산업통상자원부 신에너지산업과장은 15일 오전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1회 수소경제와 한국의 수소기술 심포지엄'에서 "수소상용차 충전소 사업 전개를 위한 SPC 추진을 검토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번에 신설되는 SPC는 가칭 '코하이젠(KoHygen, Korea Hydrogen Energy Network)'으로 명명됐다. 이달부터 다음달 내로 관련사들이 SPC 설립 업무협약(MOU)을 맺고, 12월까지 사업타당성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후 내년 2월까지 회사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코하이젠은 '수소에너지네트워크(하이넷, HyNet)'와는 별도로 수소전기상용차용 충전소 보급에 집중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3월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13개 참여사들이 출자해 출범한 하이넷은 현재 수소전기승용차용 충전소 사업을 전개 중이다.
새로운 SPC 설립에 참여할 기업들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았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정유4사(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등이 현재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6월 전북 완주군에 상용차용 수소충전소를 건립한 바 있다.
정부는 수소에너지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우선, 이달과 다음달 사이에 현대제철 부생수소 출하시설 착공식이 예정돼있다.
최 과장은 "현대제철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석유화학·철강 공정을 통해 부수적으로 나오는 수소)를 최대한 싼 가격으로 충전소에 운송 가능한 방법을 발굴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충전소의 운영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민간 주도의 충전소를 확대 중이다.
수소 기술 연구·개발(R&D) 투자비도 지난 5년간 꾸준히 증가해 4천150억원에 이르렀다. 올해 투자액만 1천240억원으로, 지난 2018년 544억원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최 과장은 "지난해 국내 수소전기차 보급과 수출 실적은 세계 1위"라며 "올해 (보급량은) 미국과 일본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수소충전소 20곳에 이어 올해는 지난 8월까지 총 17곳의 충전소를 구축했는데, 이는 전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른 속도"라면서도 "(수소충전소) 인허가상 어려움이 아직 있어 정부가 나서 해결하려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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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직 한계점도 공존한다. R&D 투자가 그동안 활용 분야 연구에 집중되다 보니 수소 생산·저장 등 다른 분야와의 기술 성숙도 차이가 큰 상황이다. 연구 사업화 실적도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우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후환경대응팀장은 "선진국 대비 기술 수준 성숙도가 미흡한 수소공급망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수소 공급 인프라 구축을 위한 핵심기술 개발·실증 사업 등 장기적인 통합 실증 연구를 통해 수소에너지 상용화를 촉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