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집중호우 이은 태풍 상륙에 '노심초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우려…농업재해보험도 비상

금융입력 :2020/08/26 16:31

최근 집중호우나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가 이어지면서 손해보험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차량 침수 등 소비자의 재산 피해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각종 보험의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출 비중)이 상승하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8호 태풍 '바비'가 한반도로 북상하자 각 손보사는 태풍의 경로와 지역별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태풍 '바비'는 최대풍속 초속 45m, 강풍 반경 320km의 강한 중형 태풍으로 관측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기상청은 역대 태풍 중 가장 바람이 셌던 2003년 '매미'(초속 51m)를 넘어설 수 있다고 예보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에 손보업계는 잠시 개선되는 듯 했던 손해율이 태풍 바비의 북상에 다시 악화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당초 손보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상반기 15.5% 성장(순이익 1조7천156억원)한 데는 자동차보험 손해율(84.3%)이 작년보다 3.2%p 내려간 영향이 컸다. 코로나19로 장거리 차랑 운행이 줄면서 사고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한 차례 태풍이 휩쓸고 지나가면 그 수치가 다시 오를 수밖에 없다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미 업계는 50일 이상 지속된 집중호우로 상당한 부담을 떠안았다. 손해보험협회 집계 결과 지난달 9일부터 이달 19일까지 각 보험사에 침수 피해로 접수된 차가 총 9천123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액은 약 865억원으로 추정된다. 태풍 매미로 피해를 입었던 2003년 당시의 911억원에 근접한 수치다. 일각에선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월 들어 다시 90%를 넘어설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흘러나온다.

자동차보험뿐 아니라 농협을 중심으로 판매되는 농업재해보험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연이은 기상악화에 농가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어서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전국에서 2만7천932ha 규모의 농경지가 침수·유실 또는 매몰 피해를 입었고, 19일까진 한우 1천200마리와 돼지 6천900마리 등이 폐사됐다. 이로 인해 재해보험과 관련해서도 3만5천건(11일 기준) 이상의 사고가 접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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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보니 금융감독원은 손보업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집중호우에 의한 자동차·가옥·농경지 침수피해에 자동차·일반보험을 중심으로 손해율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상시감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 여름 집중호우와 태풍 등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보험 손해율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면서도 "추후 소비자의 피해 규모가 파악되는 대로 신속히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