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생보업계, 코로나19에도 상반기 실적 '好好'

환경 악화에도 손해율 개선 등 호재 이어져

금융입력 :2020/08/14 17:38

국내 보험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롯된 열악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모처럼 웃었다. 야외 감소에 '반사이익'을 누린 손해보험사는 물론, 고전이 점쳐졌던 생명보험사까지도 만족스런 성적표를 받아들며 앞으로의 전망을 밝혔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한화생명을 비롯한 주요 상장 보험사 대부분은 올 상반기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는 양호한 성과를 냈다.

대면 영업이 어려워진 가운데도 신규 계약을 늘리는 데 힘썼고,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출 비중) 개선과 주식시장 회복 등 호재가 뒤따르면서 수익성을 지켜낼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손보업계, 車보험 손해율 개선에 '활짝'


상반기 실적 개선이 두드러진 쪽은 손보업계다. DB손해보험은 전년 동기 대비 69.4% 늘어난 3천4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고, 현대해상은 1천838억원으로 12.1%, 메리츠화재는 2천134억원으로 56.8% 성장했다. 한화손해보험 역시 397.9% 증가한 702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손보사의 호실적을 이끈 것은 적자 사업인 자동차보험이었다.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개선된 손해율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전언이다. 앞서 보험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장거리 차량 운행과 의료기관 이용 감소로 사고가 줄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업체별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삼성화재 84.2% ▲현대해상 84.1% ▲DB손해보험 83.2% ▲한화손해보험 87.5% ▲메리츠화재 80.7% 등 작년보다 2~4%p 내려갔다. 물론 적정 손해율(78~80%)과 거리가 있지만 일시적으로나마 적자폭을 줄였다는 데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손의료보험 청구가 줄어든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삼성화재는 4~5월 실손보험 청구건수가 작년보다 11.1%와 5.3% 감소했고, 현대해상도 26.9%와 18.7%씩 줄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급한 치료가 아니면 병원 방문을 미루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해상의 경우 보험금 청구 빈도가 감소함에 따라 상반기 장기위험손해율이 0.4%p 떨어지기도 했다.


생보업계, 증시 회복에 '기사회생'


생보업계는 증권시장 덕을 톡톡히 봤다. 당초 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로 자산운용에 난항을 빚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코로나19로 악화된 증시가 2분기 접어들어 빠르게 안정되면서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뒀다.

이에 한화생명은 전년 동기 대비 88.2% 늘어난 1천75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미래에셋생명은 708억원, 동양생명은 854억원으로 각각 8.52%와 15.1% 성장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순이익이 6천785억원으로 10.3% 줄어들긴 했으나, 2분기엔 작년보다 45% 늘어난 4천486억원을 남겨 앞으로의 기대감을 높였다.

무엇보다 주가지수가 반등한 게 주효했다. 각 보험사가 쌓아둔 변액보증준비금이 대거 환입됐기 때문이다. 변액보증준비금은 증권시장 약세로 변액보험 펀드가 손실을 낼 때 가입자에게 보장한 최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돈을 뜻한다. 통상 증시가 악화되면 보험사의 준비금이 늘어 순이익은 줄어든다.

실제 삼성생명 측은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1분기 주가하락으로 발생했던 3천555억원의 변액보증준비금 중 1천450억원이 환입됐다고 언급했다. 또 한화생명엔 1천600억원, 미래에셋생명엔 249억원이 돌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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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각 보험사가 보장성 상품 중심의 영업 전략을 펼친 것도 실적 개선을 도왔다. 동양생명은 상반기 보장성 상품의 수입보험료가 1조1천529억원으로 작년보다 7.7% 늘었으며, 미래에셋생명은 보장성APE(연납화보험료)가 약 48.5% 증가했다. 한화생명도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에 수입보험료가 5조460억원으로 6.8%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속에도 업계가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앞으로가 관건"이라며 "대내외 변동성 확대와 저금리 기조 등으로 한동안 우호적이지 않은 경영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 보험사 차원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과 자산 관리 등으로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