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화웨이 추가 제재가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상무부가 최근 특별 허가 없이 미국 소프트웨어나 기술로 개발한 반도체 칩셋을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추가조치를 취한 것과 관련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수요 강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렌드포스는 "화웨이에 공급되는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샤오미, 오포, 비보의 수요와 유사하고, 앞으로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을 이들 기업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화웨이에 공급되는 대부분의 D램, 낸드플래시는 다른 제조업체에 공급할 수 있는 상품으로, 미국의 추가 제재로 인한 재고 정체는 메모리 공급업체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트렌드포스는 화웨이 제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트렌드포스는 "화웨이의 패널 수요 감소를 감안할 때 패널 공급업체 간의 경쟁이 심화돼 OLED 가격 하락이 가속화될 수 있다"며 "화웨이는 애플에 이어 스마트폰 제조업체 중 저온폴리실리콘(LTPS) 패널을 두 번째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다른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수요 격차를 완전히 메울 수 없는 만큼 화웨이의 수요 감소는 LTPS 패널 공급업체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시스템 반도체(이미지센서, 파운드리)와 스마트폰, 5G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크게 나타날 것으로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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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포스는 "당초 올해 이미지센서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인한 스마트폰 및 완성차 시장 침체로 예년대비 1.3%가량 매출이 감소할 것 예측했지만, 미국의 추가제재로 소니가 화웨이향 이미지센서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올해 매출 감소치는 1.5%로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파운드리는 TSMC와 SMIC, Win Semi 등이 화웨이로의 선적을 중단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올해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기존 재고를 감안해 1억9천만대를 전망, 내년에는 미국의 제재 여파로 샤오미와 오포, 비보가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2021년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5G의 경우, 화웨이가 보유한 5G 기지국 칩셋 재고는 내년까지 충분할 것으로 추정되나 화웨이의 Tiangang 칩셋은 TSMC에서 제조되는 만큼 앞으로 5G 기지국 출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중국 이통사의 5G 네트워크 구축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