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분산원장기술을 활용해 달러를 디지털화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이미 다년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협력해 디지털 화폐를 구현하고 테스트해 왔다. 디지털 달러가 정부의 탄력적인 통화정책 운영을 가능케 하고 세계경제에서 달러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 가치가 있다고 봤다.
라엘 브레나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샌프란시스코 이노베이션 오피스 아워' 행사에서 "FRB는 분산원장기술과 디지털 화폐의 잠재적 활용 사례에 대해 연구 및 실험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노베이션 오피스 아워는 FRB가 각 지역을 돌며 기업들과 만나 금융 혁신에 대해 토론하는 행사다. 이번 행사는 FRB 샌프란시스코 지점이 호스트를 맡았고,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브레나드 이사의 발언은 그간 디지털 화폐에 대한 FRB의 입장과 다소 상반된다. 그동안 FRB는 디지털 화폐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선을 그어왔다.
지난해 11월 제롬 파월 FRB 의장은 디지털 화폐의 잠재적 이점을 묻는 하원 의원들의 서면질의에 "잠재적인 이점과 비용을 모두 신중하게 분석하고 있다"면서 "FRB는 디지털 달러를 적극적으로 개발하지 않고 있고 프라이버시나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의문이 남아 있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브레나드 이사의 발언에 비춰보면 FRB는 밖으로 알린 것보다 디지털 화폐에 대해 적극적으로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해 온 것으로 보인다.
브레나드 이사는 이날 "디지털 화폐에 대한 FRB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보스톤 FRB는 다년간 MIT 연구원들과 협력해 중앙은행 사용에 초점을 맞춘 디지털 화폐를 가상으로 구현하고 테스트해 왔다"고 소개했다. 또 "연구에 쓰인 코드는 오픈소스 라이선스로 배포해 일반 대중들이 실험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브레나드 이사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지급결제 인프라 확보'와 '달러 패권 유지'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디지털 화폐에 대한 FRB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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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나드 이사는 "코로나19 위기로 모든 미국인이 접근할 수 있는 탄력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지급결제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점이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또, "CBDC를 포함해 디지털 화폐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만 프라이버시나 불법적인 활동, 금융안정성과 관련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국가 지급결제의 핵심인 주권통화를 유지하기 위해 CBDC 필요성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CBDC를 빠르게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며 "세계에서 달러의 역할을 감안할 때 FRB는 (CBDC에 대한) 연구 및 정책 개발에 앞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