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지불결제 업체 비자의 암호화폐 사업 총괄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향후 10년 간 가장 중요한 결제 트렌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이 셰필드 비자 암호화폐 프로젝트 총괄은 지난 4일 트위터를 통해 "CBDC에 대한 개개인들의 평가가 어떻든 간에 실제로는 세계적 관심이 끊이질 않고 있다"며 이 같이 내다봤다.
셰필드 총괄은 CBDC의 파급력에 대해 "정부에서 CBDC를 살펴보고 있는 만큼 그 결정에 따라 프라이버시, 통화주권, 포용적 금융, 비트코인이나 디지털 달러의 글로벌 확산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영역에 관심이 있다면 CBDC를 만든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계하고 구현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들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셰필드 총괄의 이번 발언은 비자가 CBDC 솔루션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특허청에 지폐나 동전으로 발행된 법정화폐를 CBDC로 전환하는 시스템에 대한 특허 출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특허 출원서는 지난달 14일 미국 특허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특허 출원서에 따르면 실물로 발행된 지폐나 동전이 이 시스템을 거치면 액면가와 일련번호가 그대로 적용된 디지털 법정화폐, 즉 CBDC로 재탄생하게 된다. CBDC로 등록된 지폐와 동전은 더 이상 유통될 수 없게 폐기되고, 이런 사실이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미국 달러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현금을 CBDC로 전환할 수 있는 범용성을 갖췄다.
이에 비자가 CBDC 솔루션을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비자 측은 "매년 수백 개의 새로운 특허 출원을 신청하고 있고 모든 특허가 새로운 상품이나 기능 출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비자의 공식적인 입장과 별개로 셰필드 총괄은 지속적으로 CBDC 관련 사업 추진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트위터를 통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CBDC 서비스는 중앙은행보다 민간 핀테크 사업자의 영역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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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중앙은행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 디지털월렛을 제공한다면 기본적으로 CBDC와 디지털은행이 누구나 아는 브랜드가 돼야 하는데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이 이런 접근 방식을 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앙은행이 소비자에 CBDC를 직접 서비스할 경우 은행 계좌와 연동된 각종 핀테크 앱과 디지털 형태의 예치금이 CBDC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는 것도 상당한 어려움으로 남을 것"이라며 "소비자는 돈이 어떤 책임 구조에 따라 발행되는지 이해할 필요 없이 단지 핀테크 월렛과 그것을 서비스하는 브랜드, 기능에만 관심을 두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