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삼성전자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 울트라'를 보고 있으니, 생각나는 시 구절이다. 그렇다. 약 일주일간 갤럭시노트20 울트라를 사용해 본 결과,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자세히 봐야' 예쁜, '오래 보아야' 갖고 싶은 스마트폰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갤럭시노트20' 시리즈가 전작과 사뭇 다른 외형으로 돌아왔다. 외형은 많이 달라졌지만, 내부 기능은 갤럭시 노트의 정체성에 더욱 집중했다. 다만 외형이 노트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래 보고 자세히 뜯어보니' 이 모든 요소에서 갤럭시노트를 향한 삼성전자의 욕심이 느껴졌다. 과연 소비자들에게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예쁘고 사랑스럽게 느껴질 수 있을까.
■ 고급스런 '무광 브론즈', '카툭튀'는 역대급…"폰 내려놓고 필기 어려워"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 제품의 시그니처 색상으로 '미스틱 브론즈' 색상을 택했다. 갤럭시노트20 시리즈의 상위 모델인 갤럭시노트20 울트라와 갤럭시노트20 일반 모델 모두 '미스틱 브론즈' 색상을 공통으로 적용했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의 경우, 미스틱 브론즈, 미스틱 블랙, 미스틱 화이트 등 총 3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이 중 미스틱 브론즈 색상만 무광이 적용됐다. 무광의 미스틱 브론즈 모델은 고급스럽고 차분한 느낌을 주며, 무광인 만큼 지문이 스마트폰에 묻어나지 않는다.
색상 다음으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직사각형 모양의 툭 튀어나온 후면 카메라다.
후면 카메라 모듈 너비는 스마트폰 너비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크며, 1억800만 화소 카메라를 넣은 탓인지 카메라 모듈이 본체로부터 많이 튀어나왔다. 화면이 보이게 스마트폰을 내려놓으면 튀어나온 카메라로 인해 상단 부분이 바닥에서 들리는 것을 볼 수 있다.
기자의 경우 갤럭시노트에 필기할 때 주로 책상에 내려놓고 쓰는데,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튀어나온 카메라 모듈로 인해 필기할 때 달그락거려 쓰기가 불편했다.
전작 갤럭시노트10플러스(6.8인치) 보다 조금 커진 6.9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더 빨라진 S펜을 적용해 필기 사용성을 향상시키고자 했으면서도, 많이 튀어나온 카메라를 탑재해 두꺼운 커버를 씌우지 않고는 바닥에 내려놓고 필기가 어렵게 만든 것은 크게 아쉬운 부분이다.
이러한 필기 사용성에 관한 모순점은 갤럭시노트20 시리즈에 강화된 '노트' 기능과 '카메라' 기능을 모두 넣고 싶었던 삼성전자의 욕심에서 비롯된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외관에서 전작과 또 하나 달라진 점은 S펜과 전원·음량 버튼의 위치다. 오른쪽 하단에 위치하던 S펜은 왼쪽 하단으로 옮겨갔으며, 왼쪽에 위치하던 전원 및 음량 버튼은 오른쪽으로 옮겨갔다.
■ 향상된 '삼성 노트', 동시 녹음·PDF 파일 메모 가능…빨라진 'S펜'
갤럭시노트20 울트라의 가장 큰 장점은 '삼성 노트'의 기능이 전작보다 대폭 향상됐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고자 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삼성 노트에는 필기와 동시에 음성 녹음이 가능해졌다. 필기할 때 음성 녹음을 동시에 해놓고 이후 특정 필기된 부분을 선택하면 당시 녹음됐던 음성을 재생할 수 있다. 강의를 듣거나, 회의를 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능이다.
또 삼성 노트에서 PDF 파일도 새롭게 불러올 수 있다. PDF 파일을 삼성 노트로 불러와 S펜으로 해당 파일 위에 메모를 할 수 있다. 삼성 노트에서 작성한 노트는 기존 PDF파일, 워드파일뿐 아니라 파워포인트(PPT) 파일로도 내보낼 수 있게 됐다. S펜으로 쓴 필기가 기울어졌을 때 자동으로 수평을 맞춰주는 기능도 새로 탑재됐다.
삼성 노트는 동일한 삼성 계정으로 등록된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모든 기기에 자동으로 저장되고 동기화돼, 스마트폰에서 작성한 삼성 노트를 태블릿과 PC에서 그대로 이어서 작업할 수도 있다. 삼성 노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원노트'·'아웃룩'과도 연동된다.
노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S펜 반응 속도도 더욱 빨라졌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노트20 울트라의 S펜 반응 지연 시간은 9ms로, 전작인 갤럭시노트10(S펜 지연시간 42ms)보다 훨씬 빨라졌다. 실제 사용해본 결과, 마치 실제 펜과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빨랐으며 전작의 S펜보다 부드러운 필기감을 느낄 수 있었다.
S펜으로 스마트폰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에어 액션 기능은 이번 갤럭시노트20 울트라에서 더욱 확대됐다. S펜의 버튼을 누른 채 왼쪽 방향으로 꺾쇠를 그리면 뒤로 가기가 실행되고, 지그재그를 그리면 캡처 후 쓰기가 가능한 기능들이 새로 추가됐다. 새로 추가된 기능은 한 번 사용해 봤을 땐 재밌긴 했지만, 실제로 사용성이 크진 않았다.
■ 1억 화소 카메라, 50배 줌까지 가능…'오디오 특화' 동영상 강점
갤럭시노트20 울트라 후면 카메라에는 갤럭시S20 울트라에서 채용했던 ▲1억800만 화소 광각 카메라와 함께 ▲1천200만 화소 망원 카메라 ▲1천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가 탑재됐으며, 레이저 자동초점 센서가 추가됐다. 5배 광학 줌을 지원하며, 갤럭시S20울트라에서 지원됐던 100배 줌은 빠지고 최대 50배 줌까지만 가능하다. 1억800만 화소 카메라를 적용했을 때는 최대 6배 줌까지만 가능하다. 카메라 사용 시에는 약간의 발열이 생기기도 했다.
접사를 찍을 수 있는 아주 짧은 거리에서는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다. 그럴 땐 화면에 초점을 맞추려면 대상과의 거리를 살짝 벌려 달라는 메시지가 떴고, 2배 확대되는 버튼을 클릭하게 유도했다. 접사는 2배 줌을 하고 최소 거리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찍도록 진행됐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동영상 기능도 강화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유튜브나 틱톡 등 비디오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초보자도 쉽게 전문적인 영상을 촬영할 수 있도록 비디오 기능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오디오 특화 기능이다. 영상을 촬영하면서 후면 방향의 소리, 전면 방향의 소리 등을 선택해 담을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촬영 중 소리를 키우고 내릴 수 있다. 또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블루투스로 연결된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원거리에서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깨끗하게 담을 수 있는 블루투스 MIC 기능도 추가돼 영상을 찍기 한층 편리했다.
■ 아쉬운 120Hz 주사율…WQHD 해상도에서는 불가능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3088x1440 픽셀의 WQHD 해상도에 120Hz 주사율을 지원한다. 주사율은 1초에 얼마나 많은 장면을 보여주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주사율이 높을 수록 화면 전환이 매끄럽다. 120Hz 주사율은 경험해본 사용자들이 매우 만족하는 성능 중 하나다.
갤럭시노트20 시리즈에서는 갤럭시노트20 울트라에서만 120Hz 주사율이 지원된다. 하지만 아쉬웠던 점은 120Hz 주사율을 WQHD 해상도에서는 쓰지 못한다는 점이다. 화면 해상도를 FHD 로 바꿔줘야 120Hz 주사율을 쓸 수 있었다. 고해상도와 고주사율을 함께 이용하지 못하는 것은 배터리 전력 소모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콘텐츠에 따라 주사율이 자동으로 바뀐다. 모바일 게임에서는 120Hz 주사율로 구동되며, 영화는 60Hz, 이메일 등 일반적인 텍스트 확인 및 입력은 30Hz, 사진과 SNS 등 정지 이미지는 10Hz로 주사율이 자동 변경돼 소비전력을 최소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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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20 시리즈는 오는 21일 공식 출시된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4천500mAh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25W 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12GB 램에 256GB 내장 메모리를 장착했으며, 마이크로SD 슬롯을 통해 최대 1TB를 지원한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는 미스틱 브론즈, 미스틱블랙, 미스틱 화이트 총 3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145만2천원이다. 갤럭시노트20는 미스틱 브론즈, 미스틱 그레이, 미스틱 블루(SKT), 미스틱 레드(KT), 미스틱 핑크(LG유플러스) 총 5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119만9천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