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넷플릭스 인사이트] AI를 기업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 지 보여주는 책

또 넷플릭스 책을? 처음엔 의아했다. '천하의 이호수'가 쓴 책이 또 넷플릭스 책이라니. 넷플릭스. 너무 유명한 기업이다. 미국계 세계 IT시장을 주무르는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일원이고, DVD를 온라인으로 배달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내놔 기존 비디오업계를 폭망케했다. 현재는 동영상 실시간 전달(스트리밍)이라는 비즈니스 모델로 세계 OTT(Over The Top, 인터넷TV) 시장을 장악했다.

매출과 순익 같은 숫자적 성취도 눈부시다. 2020년 1분기에만 넷플릭스의 유료회원 수는 1600만 명, 2분기에도 1천만 명 이상 증가했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 상승하며 61억 4828만 달러(약 7조 4,093억 원)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160% 급등하며 7억 2019만 달러(약 8,679억 원)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런 수치적 성과를 넘어 이제 넷플릭스는 하나의 기업을 넘어 지구촌 사람들의 일상이 됐다. 신문과 웹사이트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넷플릭스와 넷플릭스 최신 콘텐츠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넷플릭스 성공을 분석한 책도 많이 나왔다. 그런데 또 넷플릭스에 대한 책이라니...

책 머리말을 읽은 후에야 그가 왜 이 책을 썼는지 이해가 갔다. "넷플릭스를 흔히 기술과 미디어를 기반으로 성공한 기업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넷플릭스가 어떤 기술로 어떤 목적을 이뤘고, 어떻게 미디어를 활용해 성공했는지에 대한 만족할 만한 한권의 책을 만나기 어려웠다."

이호수는 우리시대 최고 'IT 기술장이' 중 한명이다. 미국 IBM서 20년, 삼성전자서 10년, SK그룹서 6년 등 지난 40년을 기술과 비즈니스를 시너지로해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내는 일을 해왔다. 기술이 기술로 끝나면 곤란하다. 결국, 기술은 비즈니스를,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켜야 의미가 있다. 그는 지난 40년을 이 일을 해왔다.

이 박사는 서울 공대와 KAIST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했다. 이어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인공지능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뉴욕 소재 IBM 왓슨 연구소에서 지식기반 시스템, 최적화, 비즈니스 프로세스 모델링, 스케줄링, 모바일 컴퓨팅 분야를 20년간 연구했다. 미국IBM서 한국IBM 파견으로 2002년 한국에 온 그는 2006년 삼성전자에 들어가 소프트웨어센터와 미디어솔루션 센터장을 지냈다. 갤럭시폰 과 태블릿을 비롯한 다수의 디바이스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서비스 사업을 총괄했다.

삼성에 이어 들어간 SK그룹에서는 SK C&C와 SK텔레콤에서 일하며 각각 IT서비스 와 ICT 분야 사업을 총괄했다. 음악 및 영화 감상과 함께 신기술 서핑이 취미일 정도로 여전히 신기술에 '애정'을 갖고 있다. 몇년전 만났을때, 그는 자신이 직접 짰다며 어떤 프로그램을 보여주기도 했다.

요즘 대한민국은 인공지능(AI)에 푹 빠져 있다. 작년 11월 대통령이 AI강국을 선언 한 이후 여기저기서 AI로 난리다. AI관련 사업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AI 전문가인 이호수 박사는 넷플릭스가 "AI활용의 교과서"라고 말한다. 넷플릭스 경쟁력은 추천시스템인데, 이 시스템이 '소리소문없이' AI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AI가 "기존 시스템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약이다. 약은 잘 써야 효과가 있지 오용하면 효과가 없고 부작용만 생긴다"며 "지난날을 돌아보면 AI효과가 마케팅 부서가 내놓은 홍보성 멘트가 대부분"이라며 AI의 '마케팅화'를 우려한다.

"AI기술을 적용해 회사가 안고 있는 난제를 해결했다든지,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했다든지, 경영에 도움이 됐다든지 하는 따끈따끈한 스토리가 들리지 않는다."며 우리가 지향해야 할 AI도 제시한다. AI가 고사양 하드웨어, 클라우드, 알고리즘, 고스펙 인력을 갖춘다고 되는게 아니라는 이 박사는 "고가의 AI 솔루션을 섣불리 적용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실망스러운 결과와 책임만 커질 뿐이다. 성공적 AI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이며 목적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직원 7명의 DVD 대여 업체로 출발한 넷플릭스 성공은 단순한 행운이 아니다. 수차례의 파격적 혁신과 기술(AI)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이 박사는 진단했다. AI에 매진하고 있는 우리 기업이 참고할 부분이다.

책은 ▲넷플릭스, 새로운 미디어의 탄생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파괴적 혁신 전략 ▲넷플릭스 최고의 경쟁력, 추천 시스템과 웹사이트 ▲고품질 스트리밍을 가능하게 한 독보적 기술력의 핵심 ▲넥플릭스, 인공지능과 파괴적 혁신으로 날개를 달다 ▲넷플릭스 한국에 상륙하다 등 6개 부문(파트)으로 구성돼 있다. 아무 부문이나 관심 있는 주제를 먼저 읽으면 된다.

추천사를 쓴 최양희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서울대 교수)은 "평생을 혁신기업에서 변화를 목격하고 개혁을 주도해온 인공지능의 산 증인인 저자가 뽑은 성공의 롤 모델, 넷플릭스의 비밀을 흥미진진하게 공개한 역작"이라고 했고, 박일평 LG전자 사장(CTO)은 "넷플릭스는 기술과 산업의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나는 시점에 틀을 깨는 혁신으로 엄청난 성장을 한 기업이다. 이 책은 마치 한편의 영화와 같은 넷플릭스의 성공 스토리와 성장 비결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디지털 혁신 시대에 모든 기업인들이 꼭 읽어야 하는 필수 참고서"라고 평했다. 21세기북스 출간. 정가 2만8000원.

아래는 책 주요 목차.

■파트 1 넷플릭스, 새로운 미디어의 탄생

-넷플릭스, 새로운 도전의 역사가 시작되다/넷플릭스를 만든 두 리더, 헤이스팅스와 랜돌프 ¦ 미디어 산업의 역사가 된 두 거인의 만남

-진화하는 인터넷, 미디어 시장의 판도를 바꾸다/열악한 환경에서 시작된 사업ㅣ비디오 대여 업계의 거인, 블록버스터의 침몰 l 회원들을 사로잡은 신속한 배송 전략 l 최초의 DVD 판매 및 대여 사업 시작l 월정구독제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다 l 고객 중심 웹사이트와 고성능 검색 시스템 l 열악한 환경이 변화하기 시작하다

-피할 수 없는 거대 기업과의 정면승부 l 월마트, 경쟁자에서 동반자로 l 생사를 건 블록버스터와의 한판 승부 l 독이 된 가격 경쟁 l 카피캣에서 원조로 거듭나다

-스트리밍 서비스, 미디어 업계의 지각 변동이 시작되다l 정체된 DVD 대여 사업을 타개하라l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가 출시되다l 선형 TV의 한계l OTT 스트리밍 서비스가 선형 TV를 대체하다 l VOD 서비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지각 변동을 가져오다l OTT 서비스 플랫폼의 유형l OTT 등장으로 인한 코드 커팅 확산l 스트리밍 콘텐츠,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l 본격적인 스트리밍의 시대를 열다l DVD 사업을 접지 않는 이유

■PART 2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파괴적 혁신 전략

-OTT 서비스의 무서운 경쟁자들l 콘텐츠 경쟁력을 무기로 삼은 HBO 맥스 ¦ 화려하고 다양한 콘텐츠의 ‘디즈니 ’ ¦ 미국 최대 케이블 사업자 컴캐스트를 등에 업은 피콕 ¦ 모든 애플 디바이스에서 접근 가능한 애플TV ¦ 훌루를 보면 미디어 기업의 전략을 알 수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다/스트리밍 사업으로 시작된 새로운 콘텐츠 전략 ¦ 치열해진 비디오 스트리밍 사업 경쟁 ¦ 왜 오리지널 콘텐츠에 집중하는가? ¦ 콘텐츠 시청의 패러다임을 바꾼 일괄 출시 ¦ 윈윈을 위한 제작 지원 시스템 ¦ 할리우드의 심장을 겨누다 ¦ 고객의 취향을 넘어 작품성을 인정받다

-영화계의 공공의 적이 되다/넷플릭스와 영화계의 계속되는 갈등 ¦ 넷플릭스와 칸 영화제와의 마찰 ¦ 국내에서도 이어진 멀티플렉스사와의 갈등 ¦ 극장 사업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다

-마침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다/글로벌 기업으로의 첫발을 내딛다 ¦ 글로벌 확장을 위한 치밀한 전략들 ¦ 세계는 넓고 해결해야 할 문제는 많다 ¦ 글로벌 확장을 위한 견인차, 다국어 자막과 더빙 ¦ <킹덤> 시즌 2의 글로벌 흥행 성공 비결 ¦ 글로벌 기업, 넷플릭스의 역사

■PART 3 넷플릭스 최고의 경쟁력, 추천 시스템과 웹사이트

-AI와 인간의 협업으로 최고의 추천 시스템을 만들다/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추천 시스템 ¦ 기내식과 비디오 추천 시스템의 공통점 ¦ 시네매치, 넷플릭스 최고의 경쟁력 ¦ 넷플릭스 양자이론 ¦ AI가 잘하는 일과 인간이 잘하는 일

-넷플릭스 최고의 경쟁력, 추천 시스템의 비밀/어떻게 영화를 추천할 것인가? ¦ 유유상종을 바탕으로 한 메모리 기반 협업 필터링 ¦ 고객 평가를 기반으로 한 모델 기반 협업 필터링 ¦ 콘텐츠 기반 필터링 ¦ 여러 가지 기술을 종합한 하이브리드 기반 필터링

-추천 시스템의 개혁을 위해 콘테스트를 열다/넷플릭스, 방대한 데이터를 공개하다 ¦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에 무너진 넷플릭스 프라이즈 시즌2 ¦ 한 단계 도약한 넷플릭스의 평점 시스템

-사용자 중심의 웹사이트를 위한 끝없는 개혁/웹사이트 개선을 위한 A/B 테스팅 ¦ 매력적인 타이틀로 사용자들을 사로잡아라 ¦ 더 나은 아트워크를 위한 또 한 번의 개혁 ¦ 넷플릭스가 섬네일과 이미지를 이용하는 방법 ¦ 넷플릭스 웹사이트의 변천사

■PART 4 고품질 스트리밍을 가능하게 한 독보적 기술력의 핵심

-콘텐츠를 전송하는 넷플릭스만의 노하우/데이터를 아마존 AWS 클라우드로 이전하다 ¦ 고품질 영상을 끊김 없이 전송하라 ¦ 진화하는 콘텐츠 전송 시스템 ¦ 넷플릭스만의 전송 시스템을 완성하다 ¦ 넷플릭스 콘텐츠의 재생 과정

-고품질 스트리밍을 위한 인코딩과 재생/넷플릭스의 고성능·고품질을 위한 스트리밍 전략 ¦ 중단 없는 스트리밍을 위한 ABR 스트리밍 기술 ¦ ABR 스트리밍에 기반한 비디오 재생

■PART 5 넷플릭스, 인공지능과 파괴적 혁신으로 날개를 달다

-넷플릭스 최고의 전략, AI/넷플릭스는 AI를 어떻게 활용하는가? ¦ 인간의 역할과 AI의 역할을 적절히 배분하라 ¦ AI 활용을 위한 4단계 프로세스 ¦ AI 및 데이터 기반 실험 활동이 넘치는 넷플릭스 ¦ 오바마의 대선 캠프에서도 사용한 A/B 테스팅 ¦ 넷플릭스의 A/B 테스팅 사용법 ¦ 기계학습을 통한 넷플릭스만의 마케팅 전략

-넷플릭스, AI 활용의 교과서가 되다/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영화를 추천하다 ¦ 콘텐츠 기획과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다 ¦ AI와 데이터 분석으로 <하우스 오브 카드> 제작을 결정하다 ¦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신작 영화 흥행 예측 ¦ 스트리밍 품질을 향상시키다

-멈추지 않는 넷플릭스의 파괴적 혁신/파괴적 혁신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다 ¦ 블록버스터의 허점을 노린 넷플릭스의 혁신 전략 ¦ 넷플릭스의 1차 파괴적 혁신, DVD 채택과 물류 시스템 구축 ¦ 넷플릭스의 2차 파괴적 혁신, 온라인 및 구독 기반 대여 모델 ¦ 넷플릭스의 3차 파괴적 혁신, 스트리밍으로의 전환 ¦ 넷플릭스의 4차 파괴적 혁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PART 6 넷플릭스, 한국에 상륙하다

-넷플릭스, 한국의 소비자를 사로잡다/넷플릭스의 등장으로 변화에 직면한 한국의 OTT 환경 ¦ 한국 콘텐츠 확보를 위한 노력 ¦ 한국 미디어 업체와의 제휴 ¦ 넷플릭스는 어떻게 200만 명을 사로잡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