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도 넷플릭스와 제휴...올레tv로 서비스 제공

다음달 3일 개시...최신 셋톱박스부터 단계적으로 확대

방송/통신입력 :2020/07/31 11:13    수정: 2020/08/01 22:42

국내 1위 유료방송 사업자인 KT가 글로벌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 올레tv 이용자는 다음 달 3일부터 TV 화면으로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넷플릭스와 콘텐츠 제공 및 망 이용대가 협상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서비스는 다음 달 3일부터 개시된다. KT의 최신 셋톱박스를 통해 IPTV를 시청하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우선 서비스가 제공되고, 단계적으로 모든 셋톱박스 이용자로 확대될 예정이다.

넷플릭스 이용을 위해서는 셋톱박스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이용자는 셋톱박스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한 뒤 올레tv 시작화면에 나타난 ‘넷플릭스’ 아이콘을 선택해 로그인 후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현재 넷플릭스를 서비스하는 유료방송 사업자는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 딜라이브 등 3사다. 이번 추가 제휴로 넷플릭스는 KT가 보유한 737만7천514명의 IPTV 가입자를 잠재적 이용자로 확보하게 됐다.

KT는 넷플릭스를 활용해 유료방송 1등 사업자라는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V 화면으로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시청하고자 하는 타사 이용자를 KT로 유치하거나, 기존 가입자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시청에 따른 콘텐츠 시청 습관이 추가 VOD나 상품 결제로 이어지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앞서 양사는 콘텐츠 제공 및 망 이용 대가를 두고 상당 기간 협상을 벌였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협상에 속도가 붙으면서, 계약 체결 및 서비스 출시 일정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픽사베이)

양사 간 제휴에서 가장 큰 고민은 ‘망 이용료’다. 넷플릭스가 망 이용료를 부담하지 않고 콘텐츠만 제공해 수익을 거둘 경우, 무임승차를 방조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망 이용료와 관련해 양사가 어떤 수준으로 계약을 체결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전에 넷플릭스와 제휴를 체결한 LG유플러스 등 사업자와 비교해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알 수는 없지만, 망 이용료를 받지 못하고 콘텐츠 수익만 일부 배분받았던 사업자에 비해서는 유리한 조건에서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KT는 넷플릭스와의 본격적인 제휴에 앞서 콘텐츠 품질을 담보하기 위한 트래픽 관리 등 사전 조치에 열중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고화질 콘텐츠가 전송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부하로 서비스 품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를 없애기 위한 움직임이다.

KT는 “넷플릭스와 손을 잡기 이전부터 동영상 콘텐츠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전담팀을 꾸려 트래픽을 관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트래픽 증가에 따라 망 증설 계획을 수립하는 등 원활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유플러스에 이어 KT까지 넷플릭스와 손을 잡으면서 이들과 경쟁 해야 하는 IPTV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SK브로드밴드는 현재 지상파 3사와 함께 만든 국내 OTT 서비스인 ‘웨이브’를 서비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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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의 넷플릭스 제휴에 대항하기 위해 ‘디즈니 플러스’ 등 글로벌 OTT와 제휴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결과를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는 이미 지상파 3사와 OTT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넷플릭스를 비롯한 해외 OTT 사업자와 제휴를 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경쟁사와 보폭을 맞춰야 한다는 점에서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