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부당 충당‘ MBN 임원에 집행유예

매일경제 부회장에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종합편성채널 설립 과정에서 매일방송(MBN)의 자본금을 부당하게 충당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이유상 매일경제 부회장과 류호길 MBN 대표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MBN 법인에는 벌금 2억원, 장승준 대표에게는 벌금 1천500만원이 각각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김세현 판사는 24일 자본시장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부회장과 류 대표에게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들에게 각각 200시간과 160시간의 사회봉사도 함께 명령했다.

이 부회장과 류 대표는 2011년 종편 출범을 위해 최소 자본금인 3천억원을 충당하고자 유상증자를 하는 과정에서 2012년 3분기 및 2012~2018년 기말 재무제표를 허위 작성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MBN이 임직원 명의로 은행에서 600억여원을 차명으로 대출받아 자사 주식을 매입한 뒤, 이를 숨기고 증자에 투입한 돈을 정기 예금인 것처럼 회계 장부를 꾸며 기록했다고 판단했다.

김세현 판사는 "피고인들은 종편 승인을 위한 납입자본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은행에 거액을 차입한 후 회사자금을 보태 매일경제 임직원들을 차용해 자기주식을 취득했다"며 "그 과정에서 거짓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고 사업보고서의 중요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하는 등 자본시장의 신뢰를 저해했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이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과 개인적 이득을 취득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양형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김 판사는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매일방송 종편 예비승인 이후 예상 못 한 문제가 발생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범행에 이른 측면이 있다"며 "피고인들이 범행으로 개인적 이득을 취득하지 않았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협의해 기소된 MBN 법인과 장대환 회장의 아들인 장승준 대표에게는 벌금형이 선고됐다. 

자본시장법 위반 및 외부감사법 위반이 적용된 MBN 법인에는 벌금 2억원이, 상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장 대표에게는 벌금 1천500만원이 각각 선고됐다.

김 판사는 "장 대표가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대표가 된 지 6개월이 안 지난 시점에서 유상증자 참여 주주들로부터 주식 재구매해달라는 요구가 있어 이 사건 범행에 이른 측면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