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문막 지역 문제로 얼룩진 ‘원주 수소충전소 설명회’

충전소 설치 반대 주민, 설명회 도중 퇴장하기도

카테크입력 :2020/07/16 16:39    수정: 2020/07/16 17:05

(원주=조재환 기자) 16일 강원도 원주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원주 수소충전소 구축사업 주민설명회’가 문막 지역 충전소 설치 관련 갈등으로 얼룩졌다.

충전소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설명회 도중 박수를 치며 퇴장하는 소동을 일으켰고, 충전소 설치를 찬성하는 주민들은 강원도의 유연한 대처를 주문했다.

이날 다목적홀에서 열린 설명회는 약 50여명의 주민들이 참석했다. 원주시청은 한 테이블 당 하나의 좌석만 배치해 코로나19 방역대책을 지키며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는 윤인재 강원도 에너지과장, 조형환 강원테크노파크 센터장, 하태영 한국가스안전공사 차장,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원주시 관계자 등도 참석했다.

조형환 센터장은 강원도내 수소충전소 구축계획을 설명했고, 하태영 차장은 수소충전소 구동 원리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수소충전소 설립을 반대하는 원주시 문막 지역 주민 일부가 ”문막충전소 설립하지 않는다”는 강원도 에너지과장 발언 이후 설명회 도중 퇴장하고 있다.

하지만 설명회가 끝난 후, 원주시 문막 지역 내 수소충전소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설명회가 일방적이었다”고 항의하며 지역 내 수소충전소 설치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윤인재 강원도 에너지과장이 “문막 지역 내 수소충전소 건설은 철회하기로 했다”고 답하자, 충전소 설립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이 박수를 치며 “더는 들을 필요가 없다”며 퇴장했다.

충전소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퇴장하자, 문막 지역에 거주하는 원주시 주민들은 “지역 내 수소충전소 설립을 찬성하는 입장인데, 왜 일방적으로 수소충전소 설립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윤인재 에너지과장은 “개인 전화를 통해 수소충전소 설립을 반대하는 문막 지역 번영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문막 지역 내 수소충전소 설립 취소 배경을 전했다. 하지만 찬성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강원도가 충분히 듣지 못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16일 강원도 원주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원주 수소충전소 설립 공청회 현장

공청회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윤인재 과장은 찬성하는 주민들의 입장을 모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로 인해 원주시내 문막 지역 수소충전소 건설은 원점에서 다시 검토될 것으로 전해졌다.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관계자는 “그동안 강원도 등이 여러 차례 문막 지역 내에서 수소충전소 설립을 위한 공청회를 별도로 진행했지만, 그 때는 반대 목소리가 워낙 높았다”며 “하지만 오늘 공청회에서 문막 지역 내 수소충전소 건설을 찬성하는 분들의 목소리도 꽤 힘 있게 나와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원주시 문막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지정면과 신림면 주민들도 참석해 지역 내 수소충전소 설립을 강하게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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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정면은 원주시내 충전소 설립 예정지 세 곳 중 100% 주민 동의를 받은 곳이다. 지정면 보통리 마을협의체를 이끌고 있는 책임자도 최근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를 구매한 만큼 수소전기차에 대한 애정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와 원주시 등은 이날 열린 공청회 목소리를 종합해 빠른 시일 내 최종 후보지 선정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부지가 최종적으로 선정되면 약 3개월 내에 충전소 건설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아직 부지 선정 단계에도 진입하지 못한 만큼, 강원도의 빠른 결단이 없으면 원주 지역 내 충전소 건설이 연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