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부장 2.0전략’ 발표…2022년까지 5조+α 투자

글로벌 소부장 강국·첨단산업 세계공장화 추진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07/09 11:55    수정: 2020/09/09 13:33

정부가 미래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100대 핵심전략과 시스템반도체·미래자동차·바이오 등 차세대 전략기술에 2022년까지 5조원 이상 투입한다. 또 성장단계별로 스타트업·강소기업·소부장 으뜸기업을 100개씩 선정해 지원한다. 해외 첨단기업을 유치하고 유턴 활성화로 세계적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정부는 안정적인 첨단산업 글로벌 공급망(GVC)을 구축하고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소재·부품·장비 2.0 전략’을 9일 발표했다.

소부장 2.0 전략의 핵심은 글로벌 소부장 강국 도약과 첨단산업의 세계공장화다. 특히, 소부장 2.0 전략을 차질없이 전개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기획재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중소벤처기업부·환경부·고용노동부·금융위원회·특허청 등 유관 부처가 유기적으로 협력한다.

정부는 글로벌 소부장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일본 수출규제 대응 차원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대응과 미래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공급망 관리 정책대상을 기존 대일 100대 품목에서 글로벌 차원의 338개+α 품목으로 확장하고 차세대 전략기술에 2022년까지 5조원 이상 집중 투자한다. 특히 미래차·시스템반도체·바이오 등 빅3 산업에는 내년에 2조원 규모를 투자하고 추가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이 8일 정부서울청사 본관 합동브리핑실에서 방기선 기재부 차관보, 오규택 과기부 과학기술혁신조정관, 변태섭 중기부 중소기업정책실장, 박광석 환경부 기획조정실장, 박화진 고용부 노동정책실장이 참석한 가운데 ‘소재·부품·장비 2.0 전략’을 사전브리핑하고 있다.

또 첨단산업 세계공장화를 위해 빅3와 첨단 소부장 분야를 중심으로 유치전략을 설계하고 기업 유턴을 포함, 100여 개 핵심기업 유치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투자세액 공제와 현금지원 확대, 유턴기업 시설투자 지원확대, 구매수요 창출 등 맞춤형 인센티브를 강화한다.

정부는 소부장 2.0 전략 비전을 ‘첨단산업의 세계적 클러스터화를 통한 소부장 강국도약’으로 세웠다. 3대 핵심전략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소부장 강국 도약 ▲첨단산업 유치 및 유턴을 통한 세계적 클러스터화 ▲범부처 민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한 강력한 추진으로 잡았다.

■ 글로벌 소재·부품·장비 강국 도약

정부는 미래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100대 핵심전략기술과 빅3 등 차세대 전략기술에 2022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특히 연구개발(R&D) 전략과 투자 방향을 구체화해 8월 중 관계부처 합동으로 ‘소부장 R&D 고도화 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특허장벽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위해 지식재산(IP) R&D를 의무화하고 투자연계형 R&D 등 민간 기술투자 확대도 지원한다.

첨단제조를 뒷받침할 소프트파워도 강화한다. 신소재개발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소재개발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70% 이상 단축할 계획이다.

올해 안에 40개 첨단소재 세계 표준을 만들고 10대 수출국, 10대 유망품목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술장벽도 돌파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32개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인프라를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지원하기 위한 소부장 융합혁신지원단이 7일 출범했다. 강건용 기계연구원 원장(직무대행), 이규복 전자부품연구원 부원장, 석영철 산업기술진흥원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성윤모 산업부 장관, 오원석 코리아에프티 대표, 허남용 자동차연구원장, 이미혜 화학연구원장, 이정환 재료연구소장(왼쪽부터)이 자동차 분야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한 후 양해각서(MOU)를 들어보이고 있다.

정부는 그간 기술개발이 생산으로 연결되지 못한 문제도 다양한 정책수단을 활용해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건강한 협력 생태계를 상징하는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모델을 5년간 100개 이상 확대한다. 중소기업 개발제품 실증 양산 테스트 지원을 위해 작년에 이어 올해 말까지 1천500억원을 투입하는 등 공공연구소 테스트 장비를 확충한다.

중소기업 연구인력 지원과 함께 소부장 핵심전략기술을 채택한 제품을 공공기관이 우선 구매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글로벌 공급망에 우리 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한다.

성장단계별로 100개 기업을 선정해 지원하는 스타트업 100, 강소기업 100 지원 사업에 이어 올해에는 소부장 으뜸 기업 100 사업에 나선다.

소부장 으뜸 기업 사업은 핵심전략기술 분야에 특화해 세계 최고 기술 역량과 잠재력을 가진 기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올해 20개를 시작으로 앞으로 5년간 100개를 선정한다. R&D, 사업화, 투자 등 100여 개 정책수단을 연계해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소부장 으뜸 기업을 글로벌 수준에서 해외 첨단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선두주자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30일 당정 협의를 통해 소부장 예산 중 70% 이상을 올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 (사진=뉴스1)

해외기업이 국내 R&D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힌다. 소부장 선진국에 4개 글로벌 기술협력거점을 신설하는 등 글로벌 기술협력도 확대한다.

신남방·신북방 지역으로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추진하고 베트남·필리핀 등에 진출거점을 신설할 예정이다.

공급망이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도록 공급망 다변화 품목 데이터베이스(DB) 구축, 2천600억원 규모 무역보증 운영, 디지털 기술 접목 등 새로운 정책도 도입한다.

핵심품목의 공급안정을 위해 공동물류 시스템인 ‘밀크런’을 시범 추진하고 희소금속 비축도 확대할 계획이다.

■ 세계적 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

정부는 해외 첨단기업을 유치하고 우리 기업의 유턴을 활성화해 세계적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 있는 글로벌 수요기업과 대표 클러스터를 활용해 유치전략을 수립하고 명확한 타깃을 설정해 맞춤형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우선 첨단분야 국내외 기업 유치를 위해 첨단투자지구 제도를 신설한다. 첨단형 158개 품목 투자수요를 토대로 기존 계획입지 일부에 첨단투자지구를 지정한다. 기존 계획입지 상 인센티브 외에 추가 인센티브, 규제 특례, 인프라 등 기업 맞춤형 혜택 부여를 위한 핀포인트 모델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 소부장 관련 국내외 기업을 밸류체인 완결형으로 집적화하는 소부장 특화단지를 올해 안에 지정하고 R&D, 규제 특례, 공동 인프라 구축 등 맞춤형 지원과 함께 산업단지 대개조 사업, 글로벌 캠퍼스 조성 등 사업과도 연계한다.

나승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오른쪽)이 28일 서울 염곡동 KOTRA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민관합동 유턴지원반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첨단 생산시설 유치 뿐 아니라 R&D, 설계, 디자인센터 등 산업생산과 밀접한 지식기능 유치도 추진한다.

해외 첨단기업 R&D 센터를 국내 대학에 유치하고 공동 R&D, 기술전략 공유 등 지식과 정보가 국내에 확산하는 거점으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첨단분야 기술인력도 매년 8천명 이상 증원하는 한편, 해외 핵심기술 인수를 위한 금융지원도 강화한다.

유치대상 기업이 느끼는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맞춤형 인센티브도 확충한다.

신성장·원천기술에 해당하는 첨단분야에 투자하면 세액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첨단산업 유치와 유턴에 소요되는 보조금, 인프라 등에 5년간 약 1조5천억원을 지원한다.

첨단분야 현금지원 한도도 10%p 상향한다. 특히, 유턴기업에는 특화된 지원책을 강화한다. 유턴기업은 해외진출 비중이 높고 필수적인 분야를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타깃팅해 집중적으로 유치한다.

유턴 보조금을 신설해 유턴기업 지원을 확대한다. 특히 비수도권 유턴기업 지원비율을 높일 계획이다.

유턴기업 비용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스마트화와 자동화 로봇 패키지 지원에 7억원 α를 지원하고 국내외 시장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구매 조건부 R&D, 수출바우처 등 국내외 시장 창출을 지원한다.

유턴지원제도 활성화를 위해 신청요건이나 기한 등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지방 단지형 외투 지역에도 유턴기업 입주를 허용한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첨단기업유치와 유턴정책 성공을 위해 수요기업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며 “수요기업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협의해 나가는 한편,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건강한 협력 생태계가 만들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범부처·민관 공조체계 가동

정부는 소부장 2.0 전략을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해 경쟁력강화위원회를 중심으로 범부처와 민관의 긴밀한 공조체계를 가동한다.

GVC 재편대응 특별위원회를 신설하고 수급대응지원센터의 기능을 강화해 공급망 안정과 기술력 강화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성 장관은 “소부장 2.0 전략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과 연구소, 유관기관 간에 기술개발, 투자유치 등 연대와 협력을 위한 협약이 체결될 것”이라며 “수요-공급기업 등 산업 밸류체인의 핵심적인 경제주체가 참여해 첨단산업 유치와 국내투자를 위해 협력하고 공급망 안정화, 기술협력, 수요연계 등 산업생태계의 완결성과 건전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이 28일 시흥시 뿌리기술지원센터 대회의실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맨 왼쪽), 이낙규 생산기술연구원장과 ‘뿌리산업 발전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협약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전자산업계의 유턴 ▲해외첨단기업의 R&D센터 유치 ▲해외 첨단기업과 국내 기업 간 기술협력 등이 예정됐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 SK하이닉스와 입주 후보기업인 솔브레인 등이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한다.

또 삼성·LG 등 전자업계 수요 대기업과 협력기업, KOTRA 등 지원기관 간 ‘전자업계 국내복귀 활성화를 위한 협약’도 추진된다.

이차전지 양극재 생산 업체인 유미코아는 아시아 최대 R&D 센터를 충남 천안에 구축하기 위해 충남테크노파크 등과 ‘첨단R&D센터 투자 및 기술협력 협약’을 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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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장비 제조기업인 램리서치와 텍슨 등 국내 6개 협력 소부장 기업 간에도 협력 협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성 장관은 “정부는 지난해 8월 소부장 경쟁력강화 대책(소부장 1.0 전략)을 발표하면서 ‘가마우지 경제’를 ‘펠리컨 경제’로 바꾸겠다고 했는데, 짧은 기간이었지만 지난 1년간 우리는 소부장 산업이 펠리컨 경제로 충분히 갈 수 있다는 가능성과 잠재력을 확인했다”며 “소부장 2.0 전략이 소부장 강국, 첨단산업의 세계공장으로 우뚝 서는 출발점이 되도록 강력한 실천 의지를 바탕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