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수사기관이 보안 메신저 앱을 해킹해 마약 거래, 자금 강탈 및 세탁, 살인 등을 저지른 범죄자 수 백명을 체포했다.
영국 국가범죄청(NCA)은 동부특수작전부(ERSOU), 유럽연합(EU)경찰기구 유로폴과 공동 수사를 통해 범죄 용의자 74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3월 범죄조직 수사 과정에서 보안 메신저 앱 '엔크로챗(EncroChat)'의 암호화 코드를 복호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앱은 사용자가 전체 데이터를 원격 삭제할 수 있는 기능 '킬 코드'를 지원했다. 보안 차원에서 단말의 GPS, 카메라, 마이크 사용도 제한돼 있었다. 이용료는 6개월 기준 약 1천500 파운드(약 224만원)였다. 전체 사용자 수는 6만여명이고, 이 중 영국 사용자는 1만여명으로 조사됐다.
해킹에 성공한 뒤 경찰은 지난 4월부터 데이터를 수집, 휴대폰 수천여개와 메시지 수백만개를 분석해 용의자들을 검거했다. 이를 통해 A, B등급 마약 2톤, 의료 마약 '에티졸람' 2천800만개, 화기 77개, 고액 차량 55대, 명품 시계 73개 5천400만 파운드(약 805억원) 등을 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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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사 과정에는 NCA 직원 500명 이상이 투입됐다. 유로폴을 통해 프랑스, 네덜란드도 공동 수사에 참여했다. 유로폴은 노르웨이, 스웨덴 등 공동 조사팀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에서도 범죄에 가담한 다수의 용의자들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엔크로챗은 사법기관이 자사 서버에 침투한 것을 인지한 뒤, 사용자들에게 휴대폰을 폐기하라고 지난달 13일 알렸다. 현재 엔크로챗 서버는 운영이 종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