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뜨거운 외계행성…36시간이면 공전 '끝'

지구에서 620광년 떨어져 있는 KELT-9 b

과학입력 :2020/07/06 10:55

태양처럼 뜨겁고 36시간 마다 두 번의 여름과 두 번의 겨울을 겪는 특이한 외계행성 ‘KELT-9b’에 대한 연구결과가 공개됐다고 미국 IT매체 디지털트렌드가 최근 보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문학 분야 학술지 ‘천문학 저널’(The Astronomical Journal) 최신호에 공개됐다.

외계행성KELT-9b와 그의 주인 KELT-9의 모습 [사진=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크리스 스미스]

지구에서 약 620광년 떨어져 있는 KELT-9 b는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행성 중 가장 뜨거운 행성으로 알려져 있다. KELT-9 b의 표면 온도는 섭씨 4,300도로, 너무 뜨거워 대기 중 분자들이 모두 기화돼 대기는 투명하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행성탐사 망원경 테스(TESS)는 외계행성 KELT-9b를 발견하는 데 사용됐다.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천문학자 존 알러스(John Ahlers)는 "KELT-9 b는 이상한 점이 많다”며, "이 행성은 빠르게 회전하는 항성을 중심으로 매우 가깝게 빠른 속도로 공전하는 거대 행성이다"고 밝혔다.

이 행성이 이런 특이한 점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행성이 항성의 한쪽만을 보며 공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항성과 먼 쪽은 상대적으로 차가워지는 반면, 가까운 쪽은 엄청 뜨거워지면서 특이한 상호 작용을 유발한다.

KELT-9b가 항성 KELT-9를 공전하는 모습 [사진=NASA제트추진연구소]

또 다른 이유는 KELT-9 행성 주인인 항성 KELT-9도 특이하기 때문이다. 이 항성은 우리 태양보다 38배 빠르게 회전하여 16시간 만에 자전을 할 수 있다. 이런 빠른 회전 속도는 항성 모양에 영향을 미쳐 KELT-9의 극 지역은 좀 더 평평하고 구의 둘레는 두껍게 만들어지게 된다. 이 모양 때문에 더더욱 극이 뜨거워지고 적도쪽은 차가워지면서 항성의 온도 분포를 바꾸게 된다.

이 행성은 항성의 극 지방을 지날 때 일종의 ‘여름’을 경험하게 되며, 더 차가운 적도를 지날 때는 ‘겨울’을 겪는다. NASA는 “KELT-9 b는 매년 여름과 겨울이 2회, 계절마다 약 9시간을 경험한다”고 밝혔다. 다시 말하면 태양을 1회 공전하는 데에는 36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 셈이다.

KELT-9는 극단적인 행성과 항성 시스템을 갖춰 연구진들이 다른 외계 행성을 탐지하는 방법을 배우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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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이다호 대학 물리학과 교수 제이슨 반즈(Jason Barnes)는 “우리가 중력감광(gravity darkening)에 대해 연구한 행성계 중에서 KELT-9 b의 중력감광 영향이 가장 극적이다”고 밝혔다. 중력감광이란 빠르게 자전하는 항성에서 적도 표면이 부풀어 오름에 따라 중력이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극 지방에서는 중력이 증대되어 극 지방의 온도와 밝기가 증대되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는 질량이 큰 별 주위의 행성 형성과정과 진화 역사에 대한 비밀을 밝혀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