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사라진 커다란 별…어떤 일이 있었나

과학입력 :2020/07/01 14:01

“거대한 별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아일랜드 트리니티대학 연구진이 지구와 멀리 떨어져 있는 왜소은하인 킨먼(Kinman) 은하에서 밝게 빛나던 거대한 별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고 포브스 등 주요 외신들이 최근 보도했다.

지구와 멀리 떨어져 있는 킨먼 왜소은하에서 밝게 빛나던 항성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사진=ESO)

2001년 천문학자들은 지구에서 약 75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킨먼 은하에서 큰 폭의 밝기 변화를 보이는 초거성을 하나 발견했다. 이 별은 밝은 청색변광성(Luminous blue variable, LBV)이라고 불리는데, 이는 큰 폭의 밝기 변화를 보이는 초거성(Supergiant) 또는 극대거성(Hypergiant)을 뜻한다.

킨먼 은하는 지구와 너무 멀리 떨어져 관측이 힘들지만, 이 별은 지구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밝게 빛났다. 연구진들은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연구를 통해 이 별이 항성 진화단계의 후반기에 있으며, 이후 초신성으로 폭발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한 바있다. (▶영상 보기)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킨먼 은하의 모습 (사진=NASA/ESA/허블우주망원경)

이후 2019년 연구진은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에스프레소(ESPRESSO) 분광기와 X-슈터라는 장비를 통해 이 별을 다시 관측했고, 이후 이 별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아일랜드 트리니티대학의 박사과정 대학원생 앤드루 앨런은 “이처럼 거대한 별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지 않고 사라지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이 별은 어떻게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됐을까? 연구진들은 별이 사라진 데 대해 몇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이 별을 관측했을 당시가 초신성 폭발 단계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후 별은 질량이 줄어들면서 아주 작아졌거나 먼지 속에 가려졌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두 번째 가능성은 이 별이 초신성 폭발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블랙홀이 되었다는 가설이다. 대개 대형 항성은 생을 마감하기 전 초신성 폭발을 거친 후 붕괴되며 이 중 일부는 블랙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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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청색변광성(LBV)과 같은 거대 항성이 갑자기 사라지는 현상은 지금까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는 일로 매우 희귀한 케이스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왕립 천문학회 월보'(MNRAS)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이 별의 운명을 보다 자세히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2025년 ESO의 극대망원경(ELT)이 가동되면 이 별에 대한 비밀을 풀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