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수기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전해수기는 수돗물을 전기분해해 차아염소산수를 제조하는 기기다. 차아염소산은 락스와 같은 살균제에 포함된 성분이다. 대부분 10만원이 넘는 가격에 일각에서는 제값을 하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22일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 달(5/22~6/21) 전해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9% 증가했다. 세제 없이 집에서 간편하게 살균수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판매 성장 요소로 분석된다. 이와 같은 인기에 신생업체부터 중견가전기업까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 전해수기 출시 러시
바우젠은 국내 전해수기 시장을 개척한 브랜드다. 라인업도 다양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적정 농도(200ppm) 준수를 위해 최대 ppm을 180ppm으로 한다. 제조 과정에서 전해질의 농도가 일정 범위 이상으로 도달하면 전원을 차단해준다. 가격은 10~20만원대다.
리큅도 올 초 전해수기 ‘HC5300’을 내놓았다. 이 전해수기는 버튼식 전원, 반자동 스프레이 방식, 미세 및 장거리 분사, 휴대 가능한 케이블 충전방식, 300ml 및 500ml 두 가지 물통 구성 등을 특장점으로 내세운다. 10만원대다.
루헨스는 지난 3월 '전해수기 WCE-200'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마이크로 버블 살균 기술을 탑재했다. 식약처 기준 적정 농도의 살균수(200ppm) 준수를 위해 농도 200ppm 도달 시 자동으로 전원이 차단되는 스마트 전류 제어 기술을 적용했다. 20만원 초반대다.
청호나이스는 지난 4월 ‘살균 전해수기 세니타’를 출시했다. 이 전해수기는 물에 대한 전기 반응이 우수한 고품질 티타늄 전극을 적용해 3분이면 손쉽게 전해수 제조가 가능하다. 반자동 스프레이 방식으로 소비자가격은 17만 9천원이다.
■ 아직 정확한 안전 기준 없어…제품 사용 시 마스크 껴야
살균과 위생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며 전해수기 인기도 덩달아 뛰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구매 전 전해수기 제품에 대해 더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안전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아직 정확한 안전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전해수기 제조업체들은 전해수기로 제조되는 전해수의 pH는 7.0~9.0 정도의 중성과 약알카리 정도이며 산화제 농도는 식약처에서 고시한 살균수 기준인 200ppm보다 낮다는 점을 들며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시중에 나온 전해수기 살균수 농도는 식약처가 고지한 안전 농도인 200ppm 미만을 지키고 있지만 환경부는 전해수기 대부분이 분무 형태로 사용하는 데 있다고 지적한다. 분무 방식으로 소독제를 분사하는 방법은 흡입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지난 3월 전해수기 안전성 검증을 위해 연구 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올해 말 안전성 검증 결과가 나온다. 전해수기의 유해성이 입증될 경우 정부는 유통·사용과 관련한 추가 조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가전유통업계 관계자는 “전해수기는 아직 정확한 안정성 테스트를 거치지 않았다”며 “과거 가습기 살균제처럼 안전사고가 날까 싶어 고객들께 사용할 때는 마스크를 끼고 헝겊이나 천을 이용해 닦으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전해수기, 코로나19 예방할까
전해수기 성장세는 코로나19와 맞물린다. 코로나19로 인해 생활 방역이 중요해진 환경에서 판매가 급증했다. 이에 안전성과 별도로 전해수기로 제조된 살균수가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일지도 논란이다.
국내에서 전해수기로 제조한 전해수에 대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살균 테스트를 진행한 곳은 없다. 아울러 현재로선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연구 성적서 발급 또는 상업적 목적의 테스트 진행이 가능한 연구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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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살균제의 경우 1000ppm의 차아염소산을 함유하고 있어야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본다. 1000ppm(0.1%)은 빈 통에 락스 원액 10mL를 붓고 찬물을 500mL까지 채우고 섞으면 만들 수 있는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전해수기를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만능 제품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며 “다만 대장균, 살모넬라균, 폐렴균 등에 대해서는 살균력을 검증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소독제든 사용방법과 주의사항을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