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제조 분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38-1부-Epilog : 우리의 제조분야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우리 문제에서 출발해야..

김은입력 :2020/06/08 09:55    수정: 2020/06/10 08:07

김은 (사)한국ICT융합네트워크 상근부회장
김은 (사)한국ICT융합네트워크 상근부회장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해 약 9개월에 걸쳐 진행된 이번 연재는 독일 제조분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의 3개 전략 프로젝트인 인더스트리 4.0, 스마트 서비스 벨트, 자율시스템을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 이유는 독일에서 추진되고 있는 내용은 우리가 벤치마킹할 가치가 있는데, 그 내용이 국내에서 부분적으로 왜곡되어 소개되고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16명의 국내 전문가와 7명의 독일 전문가가 참여한 이번 연재를 통해 상당부분 해소되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재를 마무리하는 여기에서는 41회에 걸쳐 소개된 제조분야 DX의 기본 구조를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우리의 과제를 논하는 것으로 마치고자 한다.

Part 1

독일 제조분야 DX 관련 요인들 간의 상관관계

독일의 제조분야 DX에 속하는 요인들 간의 관계는 인더스트리 4.0의 Dual Strategy(양면전략) 중심으로 주요 내용만 간단하게 요약하면[그림 1]과 같이 표현 가능하며, 이를 통해 독일 제조분야 DX 주요 요인들 간의 상관관계를 비교적 명확하게 볼 수 있다.

[그림 1] 독일 제조분야 DX 관련 요인들 간의 상관관계 (인더스트리 4.0의 양면전략 중심).

우리나라에서는 스마트 공장이 단순 자동화로 이해되고 있는 경우가 많으나, 독일 제조업에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인더스트리 4.0 및 스마트 팩토리의 의미는 독일연방정부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본 연재에서 다룬 독일에서 먼저 진행된 제조분야 DX를 기반으로 그 핵심 내용들 간의 상관관계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면 제조 분야 DX의 작동 원리에 대한 구조적 설명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는 관련 업무 분석을 위한 인식의 틀로 활용 가능하며, 제조 분야 DX 구조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향후 우리의 DX 추진에도 활용 가능하다.

제조분야 DX Framework(프레임워크)

[그림 2] 인더스트리 4.0 양면전략의 의미.

우리나라에서는 제조분야 DX와 관련하여 자주 제품의 변화에 대한 고려 없이 제조 프로세스의 자동화를 통한 효율성 향상에만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독일에서 추진되고 있는 인더스트리 4.0은 무엇을 어떻게 팔 것인지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 변화가 핵심이다. 즉, 인더스트리 4.0의 양면전략은 개인 맞춤형 제품과 그러한 제품을 효율적으로 제조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유형의 기계설비(소위 스마트 팩토리) 판매가 핵심인 것이다.([그림 2]의 오른쪽 참조)

여기서 새로운 유형의 기계설비인 스마트 팩토리는 개인 맞춤형 제품의 효율적인 제조에 기여하는 것이 목적으로 표방한다([그림 2]의 왼쪽 아래에서 위로 향한 화살표 참조). 그러나 독일의 전략은 그러한 기계설비를 전 세계에 수출하는 것에도 집중한다. 아니 필자 개인적인 시각에서는 인더스트리 4.0이 오히려 후자에 보다 더 집중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독일의 강점은 개인 맞춤형 제품 보다는 기계설비에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DX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고객 맞춤형 제품과 제조기업의 인프라인 기계설비 제공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제조 기반 서비스의 DX도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먼저 제조분야에서 새로운 유형의 스마트 서비스는 제품을 기반으로 제공된다([그림 3]의 상단 오른쪽 참조). 예를 들어 기계설비의 Predictive Maintenance(예지정비) 서비스는 Siemens의 Mindsphere (마인드스피어) 같은 인프라를 통해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여 제공 가능하다([그림 3]의 하단 오른쪽 참조). 마인드스피어도 스마트 팩토리와 유사하게 스마트 서비스와 연계하여 새로운 수익 창출을 가능하게 하며, 수집한 데이터는 기존 기계설비의 개선 혹은 새로운 기계설비 제조에도 활용 가능하다.

[그림 3] 제조분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

기존의 전통적인 정보화는 기존에 제공하던 제품 및 서비스 자체의 변화([그림 4]의 위 참조)는 논의 대상이 아니고, 기존 제품 및 서비스의 창출에 필요한 업무처리절차 개선을 지원하는 프로세스 혁신(혹은 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 BPR)가 중심이 된다([그림 4]의 하단 참조). 이러한 프로세스 혁신은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논의되고 있던 사항이다. 다만 최근에 추진되는 정보화가 기존의 전통적인 정보화와 다른 점은 센서, Internet of Things(IoT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Artificial Intelligence(AI, 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의 활용이 추가된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의 전통적인 정보화에서보다 한 단계 수준 높은 프로세스 혁신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프로세스 혁신은 여전히 본연의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것에 그친다. 반면 인더스트리 4.0에서는 새롭게 제공하고자 하는 개인 맞춤형 제품 및 스마트 팩토리와 같은 제품 자체의 변화를 포함해 디지털 와해(Digital Disruption)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가 일차적인 논의의 대상이다([그림 3]의 왼쪽 및 [그림 4]의 상단 왼쪽 참조).

[그림 4] 제조분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레임워크.

제조에서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개인 맞춤형 제품을 효율적으로 제조 가능한 것([그림 4]의 하단 왼쪽에서 위로 참조)과 마찬가지로 제조 기반 서비스에서는 마인드스피어 같은 플랫폼을 통해 고객(의 제품에)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그림 4]의 상단 오른쪽 참조).

제조 기반 스마트 서비스는 앞에서 언급한 예지정비와 같은 프로세스 혁신 기반의 서비스뿐만이 아니라 한 단계 더 나아가 공기압축기에서 이용 공기량에 따라 과금하는 것([그림 4]의 상단 오른쪽 참조)과 같이 단순히 제품 판매가 아니라 제품의 이용량만큼 만 대가를 지불하는 제품의 서비스화가 진행되고 있다([그림 4]의 맨 위 제품에서 서비스 방향으로의 화살표 참조). 또한 반대로(다른 분야에서는 예를 들어 청소로봇 등의 서비스 로봇과 같이) 제조 분야에서 사람의 작업을 도와주는 COBOT과 같이 서비스의 제품화가 진행되고 있다([그림 4]의 맨 위 서비스에서 제품 방향으로의 화살표 참조).

[그림 4]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기업은 DX를 통해 고객의 요구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움직인다. 이와 함께 고객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제공되는 것이 제품이든, 서비스이든 무관하게 그리고 이면의 프로세스에 대해 신경 쓸 필요 없이 자신에게 필요한 고객 맞춤형 최종 솔루션만을 요구하고 제공받을 수 있다([그림 4]의 가운데 솔루션 참조).

이러한 상황에서 가치창출 활동은 개별 기업이 단독으로 수행하기 보다는 파트너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보다 더 효율적으로 수행 가능하므로, 이미 개별 기업 간의 경쟁이 아니라 같은 가치창출네트워크 안에서 협력하는 파트너들과 함께 생태계 간의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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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소개한 모든 현상들은 결국 가치창출네트워크의 구조를 바꾸고, 게임의 룰(즉, 경쟁규칙)을 바꾸며, 비즈니스 모델과 산업구조를 바꾸는데 영향을 미친다. 즉, 새로운 산업이 나타나며, 축소 및 소멸되는 산업이 나타나고 있다.([그림 4]의 상단 왼쪽 및 [그림 5] 참조)

[그림 5] 제조분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파급효과.

우리는 독일의 제조분야 DX에서 나타난 현상을 기반으로 정리된 [그림 2] ~ [그림 5]와 같은 프레임워크를 이용하면 DX 관련 요인들 및 DX의 파급효과를 비교적 용이하게 확인할 수 있다. 즉, 제조분야의 DX를 통해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 상호배제와 전체포괄) 관점에서 무엇이 가능한지, 어떤 파급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우리가 그동안 추진한 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ICT, 정보통신기술) 융합 정책에서 무엇을 간과했는지도 명확하게 확인이 가능하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은 (사)한국ICT융합네트워크 상근부회장

(현) 스마트제조혁신포럼(SMIF) 사무총장, 울산과기원(UNIST) 겸임교수. SAP 코리아 상무, 독일 프라운호퍼 포커스 연구소Fraunhofer FOKUS 한국 대표, 삼일회계법인/PWC 상무, 카이스트 소프트웨어대학원 초빙교수, 독일 뮌스터대학교 객원연구원, 한국정보사회진흥원 IT성과관리단장,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초빙연구원을 역임했다. 독일 쾰른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주요 저서로는 'Enterprise Solution', '이제 SAP ERP로 성공을 열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