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해외 시장에서 고초를 겪는 동안 화웨이를 제외한 상위권 스마트폰 브랜드 기업의 해외 진출이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유럽에서 화웨이의 빈자리를 차지하는 샤오미와 오포, 또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삼성전자를 누른 비보의 상승세도 주목된다.
캐널리스에 따르면 샤오미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올해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9% 늘어난 출하량을, 비보(vivo)는 3% 늘어난 출하량을 기록했다. 상위 5개 기업(삼성전자, 화웨이, 애플, 샤오미, 비보) 중 두 기업만 출하량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실제 중국 스마트폰 4대 브랜드로 꼽히는 화웨이, 오포(OPPO), 비보(vivo), 샤오미 중 화웨이를 제외한 세 기업의 해외 시장은 더욱 탄력받는 모양새다.
특히 서유럽에서 올해 1분기 샤오미의 출하량은 79% 증가, 같은 기간 40% 줄어든 화웨이의 빈 자리를 채우고 있다. 샤오미는 1분기 중국 시장에서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지만 서유럽 시장에서 고속 성장해 10%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4위를 차지했다. 스페인에서는 46% 성장하면서 같은 기간 14% 줄어든 화웨이를 누르고 1위로 올라섰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1위를 지키면서도 출하량이 서유럽 시장에서 21%, 유럽 시장에서 23% 각각 감소해 우려를 높였다.
주목할 점은 중국 내에서 화웨이에 눌려 만년 2위를 기록 중인 오포의 유럽 시장 성장세다. 오포는 올해 1분기 이탈리아에서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502% 성장하면서 시장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같은 기간 306% 성장해 3위를 기록한 화웨이와, 5위를 기록한 오포가 나란히 5위권 내에서 성장한 두 기업이다.
미국 정부의 제재로 고초를 겪고 있는 화웨이의 빈자리를 중국 2~4위 기업이 무서운 성장세로 메우는 추이다. 오포의 영국 지사 대표 케빈조는 이에 대해 "오포가 경쟁사인 TCL을 넘어 유럽 5위 공급업체가 됐다"고 전했다.
오포는 지난 18일 보다폰(Vodafone)과의 파트너십을 밝히고 지난 달 독일,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루마니아, 터키, 네덜란드 등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입지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달 29일엔 독일에 서유럽 본부를 세우고 현지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와 동남아 시장에서 샤오미, 오포, 비보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샤오미, 비보, 삼성전자, 리얼미, 오포가 각각 1~5위를 차지한 가운데 샤오미가 11분기 연속 인도 시장 1위를 이어갔지만 비보와 리얼미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CMR에 따르면 실제 비보는 인도에서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5% 성장하면서 샤오미에 이어 삼성전자를 누르고 2위를 꿰찼다. 오포의 서브 브랜드 리얼미는 이 기간 149% 성장하면서 급상승세를 보였다. 별도 브랜드로 영업하는 오포 역시 82% 성장하면서 매서운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 기간 샤오미, 비보, 삼성전자, 리얼미, 오포로 구성된 탑 5위 기업 중 출하량이 하락한 기업은 삼성전자밖에 없으며 중국 4개 기업은 모두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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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가 인도네시아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 1위를 기록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네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비보가 27.4%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한 반면 지난해 1분기 1위였던 삼성전자는 3위로 뒤처졌다. 2위는 오포 였다. 비보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